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편지

[나눔의 편지 409] 첫 발자국

자오나눔 2007. 1. 26. 00:54
첫눈이 내리던 날에 이렇게 많은 눈을 보았고
또 어제 많은 눈을 보았습니다.
어제 오후부터 내린 눈은 제법 쌓였습니다.
수많은 사람과 동물들, 산새들이 지나 갔을 길에
모든 흔적을 지우려는 듯 수북하게 쌓였습니다.


아직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하얀 눈길에
첫 발자국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누군가 이 눈길에 첫 발자국을 낸다면
그 사람은 기분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걷지 않음으로
누군가 기분 좋은 첫 시작을 할 것 같아서요.

아내가 외출을 하고 지친 몸으로 돌아오다가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을 걸었답니다.
기분이 좋답니다.
저도 덩달아 좋습니다.

나의 작은 욕심 버릴 때 누군가 큰 행복을 경험합니다.

2004. 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