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편지

[나눔의 편지 456] 기다려 주는 것도 사랑입니다.

자오나눔 2007. 1. 26. 01:20
쉼터 가족들이 새벽예배를 드릴 때면
항상 멋진 장면이 한 번씩 일어납니다.
성경 본문을 읽어야 하는데 담당자는 정해져 있습니다.
정신지체 1급이지만
쉼터에 들어와 한글도 제법 읽게된 혜진 자매가 읽습니다.

본문을 찾는데 시간이 제법 걸리고
한 글자 한 글자씩 읽어 가는데 시간이 제법 걸립니다.
그땐 쉼터 가족들 모두가 혜진 자매와 하나가 됩니다.
모두가 혜진 자매에게 마음을 모아서 기도를 해 줍니다.
읽다가 틀려도 괜찮습니다.
마침내 본문을 다 읽고 나면
어느 때보다 아멘 소리가 더 크다는 걸
우리 스스로 느끼고 있습니다.
이미 그 자리엔 주님이 함께 하고 계심을
우리 모두 체험하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급하게 사는 세상입니다.
바쁘게 살아가는 삶입니다.
그러나 기다림의 미학을 알게 되고,
기다림도 사랑임을 알게 되면,
때로는 천천히 가는 삶을 살고 싶다는 간절함도 생기게 됩니다.
기다려 주는 것도 사랑입니다.

날씨가 포근합니다.
오늘 하루도 복된 날이 됩시다.

2004. 11. 8
-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