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시] 감꽃이 웃는다.

자오나눔 2007. 1. 26. 02:10

푸드덕 하늘로 솟구치는 까투리 한 마리
서슬에 놀라 후드득 떨어지는 감꽃 서너 개
언제 피었나 싶게 벌써 누렇게 색이 변했다.
근처에 꿩 둥지가 있나보다.

40년은 족히 됨직한 감나무는
황영감님 욕심대로 올해도 수백 개의 꽃을 피웠다.
올여름 태풍만 잘 견디면 좋겠다는
황영감님 바람을 아는 듯 감꽃이 웃는다.

잘 익어가던 앵두를 다 따먹은 까치 녀석
땅에 떨어진 감꽃을 먹다말고 감나무를 쳐다본다.
까치밥으로 남겨질 빨간 홍시가 보였다.
겨울 속에 들어간 까치 녀석 모가지 아프겠다.

감꽃
사계절
벌써 일 년이 다 지나간다.

2006. 6. 7
-양미동(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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