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지 명절이 찾아오면 마음이 설렌다. 그러나 명절이 있다는 것이 싫은 사람들도 있다. 힘들고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겠지만, 명절이라고 해도 보고 싶은 사람을 볼 수도 없고,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 중에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재소자들은 명절이 되면 마음이 더 허전해 진다고 한다. 물론 죄를 지었기에 죗값을 받으며 살아가는 영어의 몸이다. 그러나 마음은 고향과 그리운 가족들에게 있기에 밤하늘의 달을 쳐다보며 한숨을 쉬기도 한다.
추석을 앞두고 있기에 햇과일과 송편을 넉넉하게 준비하도록 한다. 기계로 만든 송편도 좋지만 그래도 고향의 어머님이 만드셨던 것처럼 손으로 직접 만들어 가겠다며 송편을 준비했다. 여러 가지 물품들도 준비를 하여 안양교도소 장애인 재소자들을 찾아 간다. 매월 한 번씩 있는 교화행사, 그 시간이 헛되이 보내는 시간이 안 되기를 기도하며 항상 준비를 한다. 악대를 포함하여 120여명 정도 참석을 할 예정이라는 연락을 받았었다. 방문자까지 합하면 140여명이 될 것 같았다.
비오는 금요일 한낮에 교도소 주차장에서 만나 교도소 정문을 통과한다. 차를 세우고 검문을 하는 경비대의 모습은 언제나 듬직하다. 군대 제대한지 20년이 넘었는데 갑자기 군대 생활이 생각나기도 한다. 정해진 교도소의 방침에 따라 검문검색을 마친 다음에 김진환 주임(교도관)님의 안내를 받아 재소자들이 모여 있는 예배당으로 이동을 한다. 언제나 푸른 죄수복은 춥게 느껴진다. 교화행사, 재소자들을 교화하기 위하여 교도소를 방문하여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접목시켜가며 진행을 하고, 그 행사를 주어진 시간 안에 마치도록 하지만 언제나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한사람이라도 더 재범자를 막을 수 있다면 감사할 뿐이다. 내 가족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은 범죄가 없는 세상이 될 수도 있다. 범죄를 줄이는 것, 교도소 안에 있는 재소자들도 중요하지만 주어진 형을 마치고 출소한 분들이 사회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교도소를 동경한다면 이건 무언가 잘못되어가고 있지 않는지……. 출소를 해도 취직이 안 되고 먹고 살 길이 없어 의식주가 해결되는 교도소를 동경한다면 이것도 문제가 되지 않겠는가. 교도소 한 개 더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출소한 사람들이 무언가 할 수 있는 공장을 한 개라도 더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자주한다. 어떤 공장을 만들고 그 제품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어떻게 생각하면 참 쉽게 풀릴 수도 있다. 전국에 군부대와 가까운 곳에 두부공장과 사원 아파트를 만들어 놓고 직장 생활을 하게 하는 것이다. 공장에서 만든 두부는 군부대와 교도소에 납품을 한다면 출소한 사람들이 직장을 구하지 못해 다시 교도소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이번 교화행사를 위해 동참해 주신 파주에 있는 통일동산교회 황상도 목사님이하 성도님들, 처음 참석하신 조국주, 유미경 집사님, 최은정 자매님, 무슨 일이 있어도 교도소 교화행사에는 당연히 참석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백승주, 박정희, 안미용, 김귀옥, 오세연 집사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2005. 9월에 ‘봉사는 중독되고 행복은 전염되는 세상을 꿈꾸며’ -나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