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함께 더불어 살아가던 사람이 어느 날부터 보이지 않고,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사람이 교도소에 들어가 있어서 안타까워하는 지인을 모습을 볼 때가 있었습니다. 그 때 제 생각은 누구나 범죄자가 될 수 있고, 그러한 유혹에 노출되어 있기에 언제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들키면 죄요, 들키지 않으면 죄가 아니라는 말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실수로 범죄를 했든지 어쩔 수 없이 사고를 치고 범법자가 되었든지, 교도소에서 출소를 하고 나면 더 많은 기술(?)을 배우고 나온다는 것입니다. 출소를 하고 나니 세상은 변해 있고, 적응을 제대로 하지 못해 살기 어려우니 교도소에서 동료들에게 배웠던 범죄의 기술을 사용하여 재범을 하게 된다는 안타까운 현실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교도소를 학교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래서 교도소는 재소자들에게 교정사업을 많이 벌이고 많은 분들이 교도소에 들어가서 재소자들을 만나고 옵니다. 그중에 종교 행사를 가장 선호하는 편이라고 할 수 있지요. 신앙으로 무장된 재소자들은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잘못을 잘 범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종교 행사가 가장 많기도 합니다.
안양교도소 장애인 재소자들에게 교화행사를 다녀왔습니다. 교정위원으로 봉사를 하고 있기에 제가 인솔자가 됩니다. 회원들과 통일동산교회 목사님이하 성도님들 포함하여 19명이 교화 행사에 참석을 했습니다. 떡과 과일, 과자, 음료, 생강차 등이 푸짐하게 준비되었습니다. 함께 한마음이 되게 할 찬양도 신나는 곡으로 준비를 하게 합니다. 회원들께 교도소 교화 행사에 참석한다는 단체 메일도 보내고 교화 행사 준비를 합니다. 각 지역에서 출발을 하여 안양교도소 정문 주차장에서 합류를 하여 경비병을 통과하여 들어가는데, 이번에는 미리 들어가 교정위원실에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면회자 대기실 곁에 교정 행사를 위해 방문한 분들을 배려하여 공간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교정위원실에서 행사 진행에 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교도관이 나오기를 기다립니다. 시간이 되어 마중을 나온 김진환 주임님의 안내를 받으며, 교도관들의 검문까지 잘 통과하고 예배당으로 이동을 합니다. 교도소 안은 언제나 춥습니다. 피부로 느끼는 것도 춥지만 마음이 더 추워집니다.
미리 나와서 의자에 앉아 있는 재소자들, 푸른 죄수복이 이제는 낯설지 않습니다. 그렇게 두렵게 느껴지던 재소자들이었는데 말입니다. 8년째 매월 한 번씩 만나다 보니 적응이 되었나 봅니다. 이번에 나온 재소자들은 처음 나온 분들이 많습니다. 서로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 않기에 처음 나온 재소자들의 마음을 열기는 참 어렵습니다. 성령님의 도우심을 바랄뿐입니다. 백승주 집사님의 찬양 인도는 점점 뜨거워져 갑니다. 쉽고 빠르고 신나는 곡들이니 함께 박수치며 동참하면 더 좋겠는데 구경꾼으로 있는 재소자들이 더 많습니다. 그러고 보니 재소자들은 구경꾼이요, 방문자들은 공연자들이 되어 있습니다. 제가 바라는 교화 행사는 서로가 마음을 열고 하나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황상도 목사님의 귀한 말씀이 끝나고 환상적인 워십까지 끝나자 마이크를 잡고 한마디 했습니다. “좋은 것을 보고 좋다고 말하지 못하는 사람, 열심히 수고하여 좋은 결과를 얻는 사람에게 잘했다 갈채를 보내지 못하는 사람은 자기 마음을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자신이 얼마나 이기적인 사람인가 말입니다.” 그 후부터는 박수를 치며 함께 동참하는 재소자들이 더 많아집니다. 이렇게 서로 배려하며 마음을 열어 가나 봅니다.
방학 중이라 함께 참석한 요한이와 안나는 색소폰과 플릇 연주를 감명 깊게 해 줍니다. 중학생이요 고등학생이라는 소개에 박수를 치며 고마워하는 재소자들이 보입니다. 서서히 마음을 열어갑니다. 준비한 음식을 나누며 행복해 합니다. 먼저 감사기도를 드리고 먹으면 좋겠지만 어느새 입속에는 떡과 과일이 들어가 있는 재소자도 있습니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세상 음식이라 그렇다고 합니다. 교도소 악단들이 찬양을 해 줍니다. 언제나 은혜입니다. 언젠가는 우리 자오에서 해마다 실시하는 자선음악회에 초대를 하여 연주하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재소자 한분이 찬양을 하겠다며 신청을 합니다. 그에게도 기회를 줍니다. 한절 한절을 부를 때마다 가슴으로 부르고 있음을 느낍니다.
우리 자오에서 재소자들에게 적용하고 있는 프로그램 중에 성경을 직접 쓰는 것이 있습니다. 성경 필사를 다 마치면 그것을 책으로 합본을 해서 재소자에게 선물로 드립니다. 그러면 그 성경필사 합본은 소중한 보물이 됩니다. 다시 범죄의 유혹에 갈등을 할 때 성경 필사 합본을 보라고 합니다. 교도소 안에서 그 성경을 쓰기 위하여 화장실 불을 켜 놓고 기도하며 작업을 했던 것을 기억하게 합니다. 성경을 쓰며 말씀에 은혜 받았던 일을 기억하라고 합니다. 그렇게 해온 프로그램인데 성경 필사를 마친 재소자들은 출소하여 지금까지 다시 범죄자의 길로 들어서지 않고 열심히 살고 있음을 봅니다. 감사하지요. 많은 장애인 재소자들이 성경 필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필사할 용지를 더 보내 주겠다고 약속을 합니다. 성경을 쓰고 있는 그들에게는 희망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더 해 드립니다. “실패한 자는 하나님이 사용하셔도, 포기하는 자는 하나님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평소보다 시간이 20분 정도 연장되었습니다. 그만큼 교도관들은 더 긴장하고 바쁘게 됩니다. 교도관들께 미안합니다. 마무리 기도까지 마치고 먼저 재소자들이 숙소로 내려갑니다. 잠시 후 우리들도 교도관의 안내를 받아 출구로 나옵니다. 일행들을 먼저 가도록 한 후에, 나와 아내, 안 간사와 함께 김주임님의 안내를 받아 안양교도소 부소장님을 만나러 갑니다. 부소장님이 면담을 신청해왔기 때문입니다. 평소에 교도소 측에 하고 싶었던 말을 모두 하고 나오리라 마음을 다짐하며 별관 2층에 있는 부소장실로 들어갑니다.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2006. 2. 10 ‘봉사는 중독되고 행복은 전염되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 -나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