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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거룩한 부담

자오나눔 2007. 1. 26. 10:06
[안양] 거룩한 부담
거룩한 부담이라는 표현을 한 적이 있었다. 어떤 일을 할 때, 별로 내키지 않더라도 예수를 믿는 사람이기에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결국 그 일은 기도를 동반하게 만들고 결론은 감사로 마감된다.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재소자들을 방문하여 교화행사를 해 나가는 것은 거룩한 부담이 되기도 한다. 인생을 살면서 병원, 법원, 경찰서, 교도소는 가지 말아야한다는 이야기는 이미 우리들에게 자연스런 우스개가 되어있다. 물론 재소자로 교도소에 갇혀 있는 것과 방문자로 가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지만, 교도소를 방문한다는 것은 적잖은 부담이 되기도 한다. 그런 입장이지만 감사함으로 교도소 교화행사에 참석해 주는 회원들이 내게는 너무나 소중하고 감사의 조건이다.

추석 연휴가 끝난 월요일 12시 30분. 어김없이 안양교도소 정문 주차장에서 우리들은 만났다. 차에는 재소자들과 나눠먹을 푸짐한 음식이 실려 있고, 각자에게 주어진 달란트대로 교화행사를 위한 준비를 하고 교화행사에 참석한 회원들. 한 달 만에 만나지만 엊그제 만났던 사람들처럼 살갑다. 교도소 경비병들의 늠름한 모습이 우리들의 차를 잠시 멈추게 한다. 이제는 “장애인 자매 팀입니다.”라는 대답이 내 입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차에 탄 회원들의 입에서 나온다. 어느새 익숙해져있는 교도소 방문 절차다. 일사분란하게 우리들이 준비해야 할 것을 준비하여 교도관에게 제출하고 검문을 받는다.

넓은 교화행사장에 원탁이 놓여 있고 그 주위에 대여섯 명씩 파란 죄수복을 입은 재소자들이 앉아있다. 우리들이 들어서자 반가워하는 얼굴들에 눈인사가 반갑다. 기다리는 그들이 있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찾아온 우리들이 아니던가. 각자의 자리에 앉고 행사가 진행된다. 나름대로 프로그램을 준비해 보지만, 항상 교도소의 허락된 틀 안에서 허락된 프로그램으로 행사가 진행되고 행사가 끝나게 된다. 복음 들고 산을 넘는 자들처럼 재소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이 예수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 수고하는 사람들이다. 찬양과 기도, 설교, 악기 연주, 그리고 간증과 악대의 공연, 마련해간 음식을 나누며 정담을 나누는 것까지 복음을 전하기 위한 귀한 도구로 사용된다. 처음 참석한 오성규 목사님이나 두 번째 참석하는 최영철 전도사님 부부나, 9년째 매월 다니는 동료들이나 모두 예수의 사랑으로 나눔의 시간을 갖는다.

재소자들의 간증을 항상 참석한 모두의 가슴을 뜨겁게 한다. 감옥에서 만난 하나님을 간증하는 모습은 거룩하기조차 하다. 교화행사 때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처럼 출소 후에도 하나님을 찬양하며 열심히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한다. 더 섬겨야 하는데 역부족임을 느낄 때가 많다. 참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교도소이기에 그들의 마음을 모두 충족시킬 수 없다. 우리들은 작은 섬김을 보이지만 그들의 마음속에 더 큰 섬김을 행하고 계시는 성령님이 멋진 작품들을 만들어 내리라 믿는다. 바쁜 일정이지만 재소자를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서 참석해준 회원들께 감사를 드린다.

2006. 10. 9
-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