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중독 행복전염/봉사 댕겨 왔슈~

[소록도] 바보천사들의 행진...3

자오나눔 2007. 1. 26. 10:10
바보천사들의 행진...3
3. 2005년 8월 2일.

발자국 소리가 들리며 누군가 부엌으로 걸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주방장을 맡고 있는 아내가 장모님과 함께 음식을 만들기 위해 오는 소리다. 시계를 보니 새벽 2시 30분이다. 1시간 정도 잤는데 졸리지 않다.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하늘이 시커멓다. 한바탕 비가 쏟아지려나 보다. 커피 한잔 하면서 아내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한다. 예배당엔 소록도 성도님들이 나오셔서 기도를 하고 계셨다. 함께 앉아서 기도를 드린다. 우렁차게 코를 골며 자고 있는 봉사자마저도 고맙다. 3시 20분이 되자 서로가 깨우며 새벽예배 준비를 하고 있다. 생전 처음 경험해 보는 봉사자들도 있을 텐데 대견하다. 새벽예배를 마치고 자유 시간을 준다. 그 시간에 자는 사람은 자고 빨래하는 사람은 빨래하고 각자의 시간을 갖는다.

조장들을 모이게 했다. 오늘 일정을 상의하기 위함이다. 비가 오더라도 봉사는 진행되지만 오후에 예정된 해수욕장 가는 것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의견을 물었다. 비가 오더라도 바닷물에 들어가 보고 싶단다. 비가 오면 생고기 파티와 캠프화이어만 변경되고 나머지는 예정대로 하기로 한다. 벌써 아침을 먹기 위해 상을 차리고 있다. 주방조가 제일 고생이 많다. 아침 식사 후에 오전 봉사가 시작된다. 식사 봉사와 대민 봉사가 있다. 주민 집을 방문하여 대청소를 해 주는 시간이다. 식사 봉사도 직접 끓여서 먹여주도록 했다. 직접 피부로 느끼는 체험의 시간들이다. 주어진 조건에서 감동을 받는 사람이 있고,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론은 모두가 뜨거운 성령 체험을 했다는 것이다.

점심 식사 봉사를 마치고 해수욕장으로 이동을 한다. 먼저 해수욕장 대청소부터 하라고 했다. 진행요원과 조장들께 해수욕장 진행을 맡기고 연막 소독기를 수리한다. 잘 되던 소록기가 고장이다. 원인은 연료 노즐에 이물질이 들어가 연료 공급이 안 되고 있었다. 결국 공장으로 가져가 부속을 고쳐야 한다는 결론이 났다. 걱정했던 비는 내리지 않는다. 몇몇 봉사자들에게 생고기 파티할 준비를 하도록 한다. 돌을 가져와 놓고 그 위에 석쇠를 올려놓는다. 불을 피우고 고기를 구울 무렵에 바다에서 돌아오고 있는 봉사자들. 신나는 시간이다. 석쇠가 15곳에 놓이고 고기를 굽지만 굽는 즉시 없어진다. 먹는 모습들이 모두 행복 가득이다. 생고기파티가 끝날 무렵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예배당에 모여 소록도 1세대 원생의 간증을 듣는다.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유인석 장로님이시다. 성경을 모두 암송하시는 분이시다. 소록도의 산 증인이라고 할 수 있다. 장로님의 간증에 매료된 봉사자들. 여전히 밖에는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다. 일부 봉사자는 비를 맞으며 생고기 파티를 했던 자리를 청소하고 있다. 누군가의 섬김이 있기에 또 다른 누군가는 편함을 누린다. 간증이 끝나고 다시 찬양이 이어진다. 열기는 서서히 달아오르고 신났다. 찬양과 경배의 시간이 끝나고 마이크가 내게로 왔다. 봉사 단장의 위치에서 감사를 전한 후에 나의 간증 시간이 이어진다. 웃음이 터지고 탄성이 터지고 색다른 체험을 하는 순간이다. 간식 먹고 하자며 수박과 사과가 들어온다. 간식을 먹고 나서 간증은 끝내고 홈페이지 자오나눔선교회와 다음카페 자오 쉼터에 대하여 설명을 해 주며 많은 동참을 부탁한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 소록도에서 마지막 밤이니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다 자도록 했더니 새벽예배 시작하기까지 이야기꽃을 피우는 대단한 열정을 보이는 봉사자들도 보인다. 또 하루가 가고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고 있다.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