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초비상이 걸려 있는 가정이 많다.
수능생의 영향에 가려져 있기 때문에 부각되지 않고 있지만
고등학교에 들어가야 하는 중3들의 고민도 적잖은 것 같다.
지인의 딸이 오늘 예능 실기를 보았는데
바라던 고등학교에 떨어졌다고 초상집 분위기가 되어 있음을 보았다.
그러고 보니 나도 중3을 둔 학부형이다.
요즘 연합고사 준비에 정신없이 공부하는 듯하다.
학교에서 바로 학원으로 가서 밤 11시30분까지 공부하다 집에 돌아오면 자정이 넘는다.
꼭 저렇게 해야 하는가? 저렇게 하는 것이 바른 교육 방법일까? 하는 생각에
아내와의 갈등도 생기곤 한다.
공부 못해도 좋다는 내 생각과는 달리 아내는 어느 정도 수준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해도 안 오르는 성적을 가지고 모두가 스트레스 받는다는 것,
결코 장려할 일이 아니다.
잘하는 사람 있으니 못하는 사람 있고,
못하는 사람이 있으니 잘하는 사람이 인정을 받는 것이 아니던가.
그러나 솔직히 지나고 보면
학생 때 공부 잘했던 사람과 적당한 선을 유지했던 사람차이는 분명히 차이가 났다.
세상에서 출세하여 부유하게 사는 사람은 공부를 잘했던 부류보다,
중간정도 성적을 받았던 사람들이 세상적인 관점으로 성공한다는 걸,
아는 사람은 알고 있다.
그래도 공부는 해야 한다는 걸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튼,
아들의 내신 성적이 엉망으로 나왔다며 나를 원망하는 아내.
무슨 말인가 했더니 학교에 제출해야 하는 봉사 확인서를
아들에게는 끊어주지 않아서 봉사 점수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학교서 단체로 간 봉사 말고는 점수가 없단다.
장애인 시설 원장 아들이 봉사 점수가 없다니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말이 안 된다. 끙.
그래도 나는 아들이 진정으로 봉사를 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기에
봉사 확인서를 끊어 주지 않았다.
앞으로 목사가 되고 사회복지사가 되어
아빠의 사역을 이어받아 소외되고 어려운 이들을 위해 살아야 할 사람이
시킬 때만 억지로 하는 것은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아들에게도 설명을 했었고 아들도 인정하고 봉사 확인서를 받아 가지 않았다.
그런데 그 결과는 봉사 점수가 거의 없어서 내신이 엉망이란다.
이거 내가 뭔가 잘못생각하고 있는 건가?
내가 너무했나? 하는 생각도 든다.
아들에게 조금 미안한 생각도 든다. 그러나 그게 아들에겐 큰 경험이 될 거다.
장애인 시설 원장 아들이 봉사 점수가 제일 낮다며
이해를 하지 못하겠다는 선생님은 허허허 웃으셨다.
덩달아 웃었다.
그러나 그 웃음의 의미는 각자 달랐으리라.
2007. 11. 9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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