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자유 게시판

빼빼로데이라고~

자오나눔 2007. 11. 10. 19:23


주말이다.
항상 주말은 분주하다.
집에 일이 없으면 밖에서 일이 생긴다.
어떤 일이든지 모두 보람이 되는 일이라 생각하며 살아가기에
긍정적으로 일에 대처를 하는 편이다.

며칠전에 딸래미가 아내에게 전화를 해서 말하길
작년에 돌아가신 외할아버지가 꿈에 보이는데 천사의 모습으로 왔더라고...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찾아뵙지 못했기에 토요일 낮에 들려 오자고 했다.
마침 소록도 봉사를 가서 만난 커플이 오늘 결혼을 했다.
부천 목양교회에서 결혼식을 했는데 잠시 들려 축하를 해주고 축의금만 전하고 바로 나왔다.
물론 신랑과 만나 축하 농담도 하고 차도 한잔 마시는 시간은 가졌다.
토요일이라 도로가 많이 막힐 것으로 생각하고 서둘러 나왔는데 생각보다 막히지 않았다.

파주 통일동산 전망대 곁에 있는 오두산 경화공원묘지.
이북 사람들이 조성해 놓은 공원묘지다.
부지런히 달려 가는데 참 경치가 아름답다.
철새들도 따뜻한 남쪽을 그리워하는지 임진강 모래톱에 앉아서 뭔가를 하고 있다.
이동하는 중에 아들에게 내가 하는 말,
"아들아 여자 친구 있니?"
"없는데요~"
"넌 여자 친구 사귈때 꼭 예수 믿는 친구를 사겨야 한다."
"..."
그때 딸래미가 하는 말,
"그럴 땐 그렇게 말하면 무서워서 없다고 그래요. 그냥 생기면 집에 한번 데리고 오라고 해야해요~"
"그런거야?"
"그런데 딸래미 너는 엄마 아빠한테 소개해 줄 사람없냐~ 나이가 27인데~"
"아직 없어요~ 공부할 것도 많고, 해야 할 것도 많아요~"
"너도 애인은 예수 믿는 사람이어야 한다."

주절주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 꽃을 피우며 이동을 한다.
그때 문득 딸래미가 핸드빽에서 뭔가를 꺼낸다.
과자 빼빼로다.
내일이 빼빼로데이라고 나에게 선물을 한거란다.
아내가 "나는~~?" 한다.
딸래미 왈 "엄마는 아들한테 받아야지~~"
그러며 내 손에 쥐어준다.
가격으로 따지면 아무 것도 아니다.
몇천원짜리 과자 상자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 마음이 예쁘다.

산소에 들려 꽃도 새로 꼽아 놓고 기도도 하고 사진도 찍었다.
내려와 식당에 들려 식사를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에 행복하다.
딸래미가 산소에 놓을 꽃을 사왔단다.
아내가 꽃값을 준다.
작지만 섬세한 배려를 할줄 아는 딸래미가 예쁘다.
지갑을 열었다.
천원짜리 몇개만 남기고 모두 꺼내 준다.
"오랜만에 주는 용돈이다."
"고맙습니다~~"
아내가 한마디 한다.
"나는~~"
아들은 나를 쳐다 본다.
"뭘 어쩌라고~~ 내 지갑 이미 비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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