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를 마친 후 식탁 공동체까지 잘 마친 후
서재에서 커피 한잔 하며 아들하고 대화중인데 아내가 부른다.
“여보~ 당신은 아들하고 화목 보일러 청소 좀 해 주세요.”
“그거……. 할 줄 모르는데?”
“다하고 나무도 집어넣어 주세요.”
아내가 하라면 해야 된다.
그게 우리 집 남자들의 불문율이다.
“아들아 작업복 갈아입고 가자~”
아들하고 화목 보일러 앞으로 갔다.
보일러 뒤편에 들어가 뚜껑을 열고 그을음 덩어리들을 털어 낸다.
연통으로 연결된 부분까지 청소를 하고 앞으로 나왔다.
앞에 와서 화구 위에 있는 작은 뚜껑을 열었다.
연기가 빠져나가는 구멍에 쇠막대를 넣고 으싸~!
세 개의 구멍을 확 뚫어 놓고 뚜껑을 닫으려다 보니
뚜껑에 그을음 덩어리가 가득.
“아들아 이것도 털어 내자~”
“아빠 그건 아닌 거 같은데요?”
“아냐~ 이렇게 덕지덕지 붙어 있잖아~~”
“아닌 거 같은데…….”
“아빠가 책임 질 테니 그거 뜯어라.”
아들이 그을음 덩어리를 잡고 확 잡아챈다.
그런데 뜯다 보니 아무래도 이상하다.
연기가 새 나오지 못하도록 붙여 놓은 패킹을 뜯어 낸 것이다.
“아들아! 어?”
이미 그 패킹은 뜯겨져 나가고 말았다.
청소를 다 한 후에 나무를 집어넣고 불을 붙였다.
역시나 연기가 앞으로 무럭무럭 새 나온다.
“아빠 어떻게 해요?”
“그러게 거시기 허네?”
기술자 불러야 될 듯하다.
예배당에선 크리스마스 캐럴이 신나게 흘러나오고 있다.
아들이 따라한다.
“징글벨~ 징글벨~”
나도 따라 불러본다.
“징그러 징그러~ 정말 징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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