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중독 행복전염/봉사 댕겨 왔슈~

그대로 그렇게...

자오나눔 2008. 4. 30. 21:26
 

 

그대로 그렇게….


오후에는 근처에 있는 백합 양로원에 다녀왔습니다.

옆집 마을 가듯 그냥 그렇게 다녀왔습니다.

요즘 몸이 안 좋으신 목사님도 뵐겸, 할머님들도 뵐겸 갔습니다.

몸에 좋다는 것을 주섬주섬 챙겨서 차에 오릅니다.

아내는 바구니랑 과도를 들고 권사님과 따라나섭니다.

양로원에는 미나리 깡이 있는데 목사님께서 많다며 뜯어다 반찬 하라고 했다네요.

자오의 날에도 사용하겠다며 꿈이 야무집니다.

예배당에 들려 간단하게 기도한 후에, 목사님과 할머님들께 인사를 드립니다.

과일을 깎아 할머님들과 담소를 나누며 먹습니다.


이윽고 두 아낙들은 미나리 깡으로 들어가고 나는 사무실로 들어갑니다.

내가 할 일이 따로 있습니다.

목사님 컴퓨터를 점검해 주는 것입니다.

컴퓨터 세대가 뜯어져 있다. 얼마 전에 천둥번개 칠 때 벼락을 맞았답니다.

그래서 컴퓨터가 먹통이랍니다.

농담을 던졌습니다.

“에고 어쩌다 벼락을 다 맞았어요? 평소 잘하시지~”

푸하하, 호호호, 허허허,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점검을 해 보니 보드가 나가고 하드가 나갔네요.

하드에 자료가 들어있다며 어떻게 안 되냐고 하십니다.

하드 자료 복구하는 곳에 가면 3-40만원 할 것이니 그냥 포기하라 했습니다.

목사님은 잠시 후엔 노인요양사 교육을 받으러 가신답니다.

컴퓨터로 걱정을 하십니다.

컴퓨터들이 골동품들입니다. 마음이 거시기합니다.

뜯어져 있는 컴퓨터에서 램을 빼내어 작동되는 컴퓨터에 끼워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따 밤에 교육 마치고 오시면서 자오쉼터에 들리세요. 한 대 드릴게요. 장애인들 교육용으로 준비해 놓은 건데 이것보다는 훨씬 상태가 좋습니다.”

좋아하시는 목사님의 모습이 천진난만 그자체이십니다.

저렇게 욕심 없이 살아야하는데….


그때 아내가 밖에서 부릅니다.

“전도사님 아직 안됐어요? 우리 먼저 갈까요?”

“아니 나도 갑니다.”

 양로원 할머님들 얼굴이 많이 밝아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건축하고 새로운 방에서 살 수 있어서 그러나 봅니다.

아무튼 밝게 산다는 것은 좋은 현상입니다.

나도 하늘보고 씨익~ 하고 웃어봐야겠습니다.

하루가 다 지나갔습니다.


2008. 4. 30.

-양미동(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