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스크랩] [詩] 바위와 파도

자오나눔 2008. 10. 24. 22:03

 

 

비바람에도 끄덕 않고

말없이 그는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람들은 그를 바위라 부른다.

변하지 않아서

아니 변하지 못해서 바위라고 부를까?


파도는 지금도 바위에게 온몸을 던진다.

태초부터 시퍼런 몸뚱이로 태어난 파도는

바위에 온몸을 던질 때 작은 행복을 느낀다.

하얀 포말은

온몸을 던지는 파도만이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얀 포말은 사랑이다.


여전히 파도는 온몸을 던진다.

온몸을 던짐은 쫑알거림이다.

온몸을 던짐은 가슴앓이다.

대답 없는 메아리라 생각하는 파도는 아프다.


그러나 파도는 모른다.

태산 같은 바위도

파도가 없으면 바위가 아닌

한줌의 먼지에 불과 하다는 것을.

바위도 파도가 있기에 살아간다.

그것이 사는 이유다.


2008. 10. 24.

-양미동(나눔)-

출처 : 자오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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