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詩] 어쩌다 그 섬은…

자오나눔 2008. 12. 20. 16:52

 

 

어쩌다 그 섬은 사슴을 닮았을까?

어쩌다 그 섬은…


사슴 닮은 작은 섬이라 하여 소록도.

가슴은 터질 것 같은

한 많은 사연 표현할 길이 없어 가슴 깊이 묻어야 했던 그들은.

뭉텅 떨어져 나간 손마디 가슴에 품고

애환(哀歡)의 통로를 걸어야 했던 그들은.

그렇게 가슴으로 울어야 했다.


그 누가 알아줄리 없지만

그래도 하늘만은 알아주기를 바라며

살아온 60개성상의 세월의 깊이만큼

인애(人愛)의 골(顝)은 깊어 갔다.


그러나 사랑은 어쩔 수 없는 법

앞 바다에 부딪치는 파도만큼

그들의 가슴 따뜻한 작은 사랑은 끝없이 일렁인다.


김씨 할아버지가 걸었고

최씨 할머니가 걸었던

애환(哀歡)의 길을 오늘은 젊은 이씨가 걷고 있다.


어쩌다 그 섬은 사슴을 닮았을까?

어쩌다 그 섬은….


2008. 12. 19일에 소록도를 다녀와서.

-양미동(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