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배추 모판을 넉넉하게 만들어 놨었다.
아내는 그렇게 하늘나라로 떠났고
식당 하는 권사님께 배추 모종을 모두 드리고 밭에다 배추를 심어 먹으라 했다.
아내가 미리 준비해 놨던 무기질 비료까지 모두 사용하라고 했다.
그리고 배추가 다 자라면 한 고랑만 주시라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어느 배추를 주실지 몰라 그냥 기다렸다.
영하로 떨어진지 몇 번이 지나고…
권사님 식당 김장을 끝내고 나니 한 고랑이 남았다.
보온제로 덮어 놨지만 겉은 얼어있다.
이번 주 말엔 영하로 떨어진다고 한다.
이 선생이 소매를 걷어 붙인다.
밭에다 배추 구덩이를 파겠다고 한다.
김장은 할 수 없으니 절여서 보관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집사님이 김장을 하잖다.
오래전에 사서 보관해 둔 소금은 간수가 잘 빠져 있고,
젓갈도 맛있는 것으로 보관되어 있다.
고추도 농사지은 거 말려 놓은 게 있어서 방앗간에 맡겨 놨다.
무도 있으니 채 썰면 될 것이고…
오후에 배추 절여놨다가
내일 아침에 배추 씻어 물기 빼고
오후엔 버무리면 된단다.
배추는 120포기 정도 되지만 크기가 작다.
김장…
할 수 없는 상태였는데
이렇게 하게 된다.
내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말이다.
이것도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이리라.
2008. 12. 11
출처 : 자오쉼터
글쓴이 : 나눔(양미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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