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중독 행복전염/봉사 댕겨 왔슈~

[스크랩] 77세 할아버지는….

자오나눔 2012. 9. 23. 09:32

 

매스컴에서는 올 가을 들어서 제일 추운 날씨라고 한다. 서울 기온이 영하 2.6도라고 한다. 바람까지 불어주니 체감 온도는 더 낮겠다. 차 앞 유리에 얼음이 보인다. 녹이고 닦으려는데 워셔액이 나오지 않는다. 얼마 전에 앞 범퍼 오른쪽이 깨지는 사고가 있었는데 그 때 워셔액 통이 깨졌나 보다. 카센터에 가서 확인하니 통이 깨진 것이 아니라 워셔액이 나오는 노즐 끼우는 부분이 떨어져 나가고 없었다. 결론은 통을 교체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리를 하고 안양교도소로 이동을 한다. 이번에는 은행교회에서 간식을 마련해 오기에 나눔지만 싣고 간다. 길가에 지나는 행인들의 옷이 두툼하다. 목도리와 마스크를 착용한 행인도 많이 보인다. 작년에는 영하 20도 가까이 내려가도 다들 견뎠는데 갑자기 닥친 한파라 추위를 더 느끼는 것 같다.


나눔지를 출입구 옆에 내려놓고 차를 교정위원 주차장에 주차했다. 교정위원실에 도착하니 아직 아무도 안 오셨다. 간단한 기도 후 난방기를 작동시켜 난방을 한다. 시각장애가 있는 고목사님이 사모님의 부축을 받아 들어오신다.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있는데 박목사님도 들어오시고 백집사님도 들어오신다. 교도관께 신분증 걷어서 제출하고 은행교회팀들을 기다린다. 행복한 사람들에게는 2부 행사 때 찬양집회를 20분 정도 해 달라고 부탁을 드린다. 은행교회팀이 시간이 다 되어가도 안 오신다. 차에 핸드폰이 있기에 전화를 해 보려고 이동을 하는데 은행교회 차가 보인다. 점심 식사를 하시고 이제 도착하셨단다. 준비해 온 간식을 내리고 인원파악을 마친 후 교도소 안으로 들어간다. 아…. 담장 안이 훨씬 춥다. 담장 하나 사이인데 피부로 느끼는 체감 온도는 확실하게 다르다.


교화행사장에 도착했다. 이번 달엔 재소자 형제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강제성이 없기에 참석하고 싶은 재소자만 교화행사에 참석하게 하는데 날씨가 추운 탓인지 참석 인원이 줄었다고 한다. 박목사님의 기도, 은행교회 찬양대의 찬양, 장목사님의 설교와 축도로 1부 행사가 끝났다. 다른 일정이 있어서 미리 빠져 나가야 하는 은행교회팀, 교도관의 안내를 받아 철수를 하신다.

2부는 교제를 나누는 시간이다. 마이크를 잡고 간단하게 메시지를 전한다. 변하기 힘든 세 부류의 사람이 있는데 새터민과 전과자, 그리고 노숙자다. 변하기 위해서는 계기가 있어야 함을 설명한다. 성경필사의 중요함을 말해 준다. 성경필사를 마치면 영치금을 넣어 드리고, 필사본을 법전처럼 멋지게 합본도 해 드린다고 하니 새로 참석한 몇 분은 관심을 갖는다. 교정위원으로 사역하면서 성경필사를 마친 형제들의 간증도 들려주고, 그들이 세상에 나가서 얼마나 열심히 살아가는지도 들려주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내가 전할 메시지를 마친 후 찬양 사역자 ‘행복한 사람들’을 소개했다. 시작장애인 목사님과 피아노 학원 원장이었던 사모님이 찬양사역을 하신다. 찬양이 깊어지고 흥에 겨워 어느 재소자는 앞으로 나와 춤을 추신다. 듀엣으로 찬양을 하면서 시각장애인인 남편 목사님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있는 사모님의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았다. 나름 부럽기도 했다.


간식시간이다. 준비해 간 떡과 과일과 차를 마시며 40년 동안 교도소에서 재소자로 있었다는 77세 되시는 박할아버지의 간증도 듣는다. 안양교도소 사역을 시작한지 13년, 13년 동안 박할아버지는 4번 출소하셨다가 다시 들어오시곤 했다. 그러니 40년 동안 재소자로 있었으니 얼마나 많은 별(전과)을 달았을지…. 먹고 살기위해 교도소에 들어온다는 어느 재소자의 말이 이해가 되었다. 박할아버지의 죄목은 주로 무전취식과 절도였다. 그것도 같은 범죄를 반복하면 형량이 늘어나기에 그토록 오래 재소자로 지냈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내년 1월에 출소를 하신다는데 다시는 들어오지 말았으면 좋겠는데…. 이번에 출소할 재소자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박목사님의 순서를 끝으로 교화행사 일정을 마쳤다. 추운 겨울에 출소하면 다시 갈등을 할 할아버지가 계속 마음에 걸린다.


출처 : 자오쉼터
글쓴이 : 나눔(양미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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