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중독 행복전염/봉사 댕겨 왔슈~

[스크랩] 머지않아 추석인데….

자오나눔 2012. 9. 23. 09:35

태풍 산바가 전국을 휘감아 몰아칠 때 우리는 안양교도소 장애인 재소자들을 만나고 있었다. 만남의 장소인 갈릴리성전 천장에서는 굵은 물방울이 꼬리를 물고 떨어지고 있었다. 30분 간격으로 양동이 중간크기의 플라스틱 용기에 고인 빗물을 비우고 있었다. 우리 자오쉼터도 비가 새서 수건과 양동이를 받쳐 놓고 빗물을 받고 있었는데, 안양 교도소에 있는 갈보리성전도 비가 새고 있으니 마음이 아팠다.


새로 참석한 재소자 형제들이 많았다. 이번에는 예수를 믿는다는 형제들이 50%는 되었다. 찬양을 인도하시는 백집사님은 신나셨다. 함께 찬양을 부를 수 있는 형제들이 많다는 것이 백집사님을 신나게 하고 있었다. 감동적인 멘트를 섞어 가며 인도하는 찬양에 은혜로 흠뻑 빠져들어 간다. 이번 교화행사에는 우리 자오쉼터를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는 목사님들이 참석을 하셨다. 시흥 은행동에 있는 은행교회 장성현 목사님을 비롯하여, 장목사님 동기분들이 참석해 주셨다. 1부 예배를 주관하여 인도하시도록 했다. 1부 예배만 드리고 다른 일정 때문에 미리 철수를 하신다. 남아 있는 일행들이 마음이 편하지 않는지 나에게 항의가 들어  온다. 이해는 하지만 바쁜 와중에도 참석해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자고 했다.


찬양을 부를 때와 예배를 드릴 때 적극적으로 참석한 그룹이 있었다. 그들 6명에게 영치금을 넣어 주기로 했다. 장목사님 일행이 준비해 오신 간식을 나누며 2부 행사가 진행된다. 출소하면 다시는 푸른 죄수복을 입지 않고 사회의 역군으로 근사하고 멋지게 살아보자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하나님께 사로잡혀 살아야 한다고…, 예수 믿고 믿음 생활 잘하며 살아보자고…, 성경 필사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교화 행사 때마다 강조를 하지만, 여전히 출소 후 몇 달 지나면 다시 교도소에 들어오는 형제가 있는가 하면, 마음잡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한다. 그럴 때는 참으로 감사하면서도 사역에 부족한 점은 없었는지 생각을 하기도 한다. 박목사님의 힘 있는 권면이 이어지고, 재소자 형제들의 아름다운 찬양도 이어진다. 정해진 시간을 20여분 남겨 놓았는데 전기가 나갔다. 태풍의 영향이다. 김 목사님의 마무리 기도를 끝으로 행사를 마칠 수밖에 없었다.


뭔가 아쉽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 이번 교화행사다. 정문을 나서는데 엄청난 비가 내리고 있었다. 교도소 출입문이 새롭게 단장되어 있다. 위치도 옆으로 이동되어 있다. 현대식 시스템이 구비되어 있는 듯했다. 엄청나게 내리는 비는 강한 바람을 힘입어 우산을 뒤집고 있다. 비를 맞으며 영치금을 넣어 드리러 갔다. 대기실에 기다리던 많은 사람들이 면회를 알리는 불이 들어오자 모두 일어서 밖으로 나간다. 면회실로 이동하는 그들을 본다. 저들도 참 많은 사연들이 있겠지…. 아픈 상처들이 잘 치유되었으면 좋겠다. 머지않아 추석인데….


2012. 9. 17.

나눔

출처 : 자오쉼터
글쓴이 : 나눔(양미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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