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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가을 하늘 교도소를 품다

자오나눔 2014. 10. 19. 09:56

   

전형적인 가을을 보며 구름 한 점이 없다.”는 말을 한다. 파란 하늘에 작은 점이라도 허용하지 않는 가을 하늘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문구다. 15척 담 안으로 들어가 무심코 하늘을 봤다. 저절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모두가 하늘을 올려다본다. 이구동성으로 탄성을 자아낸다. 오늘은 어떤 은혜가 임하려고 이렇게 마음을 가을 하늘에 들어갔다 나오게 하는 것일까. 기대로 교화 행사를 시작한다.

 

매월 둘째 주일 지난 월요일. 안양교도소 교화행사를 가는 날이다. 미리부터 기도로 준비를 하고 둘째 주일 예배를 마친 후에는 교도소에 가져갈 간식거리를 구입한다. 과일과 과자 커피 등을 준비한다. 이번에도 민 집사님과 이 집사님이 떡을 준비하기로 했다. 난 나머지를 푸짐하게 준비하기로 했다. 반시가 맛있게 익었다. 2박스를 구입하고 고급 과자류와 커피, 접시, 컵 등을 구입한다. 차에 실어 놓고 나눔지까지 실어 놓도록 했다. 반시 한개 먹어 볼까? 하는 유혹도 생겼다. 그래도 함께 먹기로 한다.

 

교화행사를 가려면 누군가 장애인 삼촌들을 돌보고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을 준비해 주고 내가 남아서 삼촌들을 돌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새벽 기도 도중에 구 목사님 사모가 생각났다. 바로 문자를 했다. “자네 오면서 제수씨와 세빈이도 함께 태우고 오소. 우리 교도소 가 있는 동안 제수씨가 삼촌들 돌보며 점심 좀 차려 줬으면 좋겠네.” 바로 답장이 왔다. “알았습니다. 몇 시까지 가면 되지요?” 난 삼촌들 아침 챙겨주고 방앗간에 가서 민 집사님이 미리 주문해 놓은 절편을 찾아왔다. 교도소 들어가기 전에 먹자며 삼촌들 먹을 떡에서 좀 챙겨오라기에 준비를 했다. 구 목사님이 약속시간보다 미리 도착했다. 사모님께 이것저것 알려주고 잘 부탁한다고 미안하다고 했다.

 

백집사님이 전화를 했다. 조금 늦겠다는 전화인가? 하고 받았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목사님~ 죄송합니다. 오늘 교회 일로 인한 긴급 기도회가 생겨서 오늘 교도소 참석하기 어렵겠습니다.”

당연하지요. 선교회 일도 중요하지만 본 교회를 위한 일이 더 우선입니다. 걱정 말고 승리하세요.”

백집사님 고맙다며 전화를 끊는다. 모두 잘 되었으면 좋겠다.

 

안산으로 이동을 한다. 한참을 가다가 아차! 떡을 봉지에 담아서 내 책상 아래 놓고 그냥 왔다. 물론 재소자들 먹을 떡은 미리 실어 놨다. 그 말을 듣고 구 목사님이 사모님께 연락하여 조치를 취하라 해 놓는다. 미리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다. 참가 신청을 하지 않는 전 전도사와 백집사님이 빠졌다. 7명이 사역에 동참을 한다. 서 목사님께 설교를 준비하라고 해 놨기에 박전도사님께 찬양인도를 하도록 하고, 강 목사님께 기도를 부탁드렸다. 아차! 카메라 건전지가 다 떨어졌다. 교도관께 사회복귀과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서 보내 달라고 부탁을 드렸더니 절차를 밟아 그렇게 해 주기로 했다.

 

교도관의 안내를 받아 교화행사가 진행될 교육장으로 이동을 한다. 찬양소리가 들려온다. 미리 모여서 찬양을 부르고 있다는 증거다. 2층으로 올라가지 않으니 나에겐 부담이 안 된다. 100여명의 재소자가 모여 있다. 반가운 눈인사들이 오고간다. 그만큼 기다렸다는 증거다. 박전도사님이 마이크를 받아 찬양을 인도한다. 반주가가 없어서 재소자 중에 한 사람을 섭외해 달라고 부탁을 드렸는데 반주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박전도사님의 풍부한 성량에 방송 시스템이 따라주지 못한다. 방송 시스템이 열악하다는 말이다.

강 목사님의 간절한 기도, 구 목사님의 간단한 멘트와 함께 은혜로운 찬양, 박전도사님의 찬양이 끝나고 서 목사님의 설교가 이어진다. ‘억울하십니까?’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하신다. 간증을 준비하겠다고 하시더니 은혜로운 설교를 준비하셨다. 재소자뿐만 아니라 우리들 모두에게도 아멘으로 화답하게 하는 귀한 말씀이었다. 축도까지 하도록 했다.

 

2부 마이크를 잡았다. 며칠 전에 대구교도소까지 가게 된 계기도 성경필사로 맺어진 인연이었음을 전한다. 내가 전하는 메시지는 설교를 할 때 빼곤 항상 성경 필사다. 체험적인 신앙이 중요함을 전한다. 요즘 직원이 없어서 혼자서 장애인 삼촌들을 돌보며 살림하다가 받은 은혜도 함께 나눈다. 우리에게 주어진 2시간을 방문자들이 모두 사용하도록 하지 말고, 1시간 정도는 재소자형제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에 나와서 대중들 앞에서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것도 사회복귀 준비에 유익하다고 전했다.

박 목사님께 마이크를 넘기며 나머지 시간을 진행하도록 했다. 다과를 나누도록 했다. 제일 인기 있는 것은 반시와 절편이었다. 반시가 정말 꿀 같았다. 이번에도 성경필사를 마친 형제가 있었다. 격려를 해 주고 영치금도 15만원 오늘 영치해 주마 약속을 했다. 출소하려면 얼마나 남았느냐 물으니 3년 정도 남았다고 한다. 한 번 더 필사해 보라고 하니 그렇게 하겠단다. 성결필사를 마친 소감을 말해 보라 했더니, 자신이 많이 교만했었음을 깨달았단다. 참으로 감사했다. 재소자들의 찬양도 이어진다. 속에 담긴 화를 푸는 재소자도 있다. 나도 찬송가 410장을 한곡 불렀다. ‘내 맘에 한 노래 있어~~’ 마련해 간 다과가 많이 남았다. 그 사이에 챙겨서 가려는 재소자들과 감방에 가져가서 숨겨 놓고 먹다가 탈이라도 날까봐 모두 먹고 가라는 교도관들과의 보이지 않는 머리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박 목사님은 항상 출소한 재소자들이 열심히 살고 있다는 이야기들과 교도소 안에서도 열심히 살고 있는 재소자들의 이야기도 들려주며 용기를 주려고 많은 노력을 하신다. 박 목사님의 권면이 이어지고 마치는 시간이 5분 정도 남았을 때 통성 기도를 하자고 하신다. 기도 제목을 정해 주시며 뜨겁게 기도를 인도하신다. 2시간의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반주를 해 준 재소자와 성경필사를 마친 재소자에게 영치금을 넣어 준다.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이 정답게 흘러가고 있다. 모두가 평안했으면 좋겠다. 은혜의 한 날이었다. 가을 하늘이 교도소를 품었다. 감사하다.

출처 : 자오쉼터
글쓴이 : 나눔(양미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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