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아가다 예고 없는 감동을 받을 때는 참 감사합니다.
특히 사람과의 관계에서 바람에 스치듯 지나간 사람이 기억해 주며
무엇인가를 내밀었을 때는 가슴이 뭉클해지는 감동을 받습니다.
자오쉼터에 창고를 한 개 만들기 위해 가까운 고물상에 들렸습니다.
그 때 어느 분이 저를 보고
“목사님 안녕하세요?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라고 인사를 합니다.
인사를 나누고 어디선 뵌 분인가를 한참 생각했습니다.
전에 살던 시설을 본의 아니게 비워줬을 때,
창고를 철거하러 왔던 고물상 사장님이셨습니다.
이사를 하며 다 못 싣고 간 살림을 주차장에 있는 창고에 잠시 보관해 놨는데
그 창고를 철거하고, 그 안에 있는 짐을 고물상 차에 싣고 있는 겁니다.
그때 화가 많이 났었지만,
‘철거하는 분들이 무슨 잘못이 있겠나? 다 내 탓이지….’라는 생각이 들어 참았지요.
자세한 이야기를 하고 창고에 있던 살림살이를 고물상 차에 싣고
새로운 터전으로 옮긴 적이 있습니다.
그때 철거하던 분 중에 한 분이셨습니다.
그분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철거할 때 목발이 두 개 나왔는데 목사님이 사용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도 새로운 장소로 이사를 했는데 새로운 사무실에 보관해 놨습니다.
언제 지나다가 들리세요.”
새로운 장소로 이사를 하면서도 제 목발을 가지고 갔답니다.
목젖이 아렸습니다.
참으로 큰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언제 음료수라도 한 박스 사들고 방문해야겠습니다.
누군가가 나를 기억해주고
나를 위해 무언가 해 주려고 하는 그 누군가가 있기에
우리들은 여전히 웃으며 살 수 있습니다.
저도 그 누군가가 되고 싶습니다.
[마5:13]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데없어 다만 밖에 버리어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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