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석천 삼촌은 픽션의 달인입니다.
지적장애 3급이지만 겉으로 보기에 그냥 동네 아저씨 포스가 납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하다보면 진짠가? 가짠가? 하며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픽션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석천삼촌의 장애입니다.
석천 삼촌은 내가 몸이 불편하기에 나를 도와주는 일을 좋아합니다.
석천 삼촌에게 자존감을 세워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각종 공구와 농기계가 들어 있는 창고키를 맡겼습니다.
키에 줄을 달아서 소중하게 보관을 합니다.
누군가 봉사를 와서 농기구를 찾으면 창고 앞으로 모시고 가서
직접 창고를 열어주며 농기구를 가져가도록 합니다.
연장 부러뜨리지 말라는 당부도 꼭 합니다.
창고키를 맡은 후론 어깨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석천 삼촌이 기가 죽어 있습니다.
식사도 잘 하지 않습니다.
왜 그러느냐 했더니 창고키를 잊어버렸답니다.
울먹이며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어딘가 엔 있을 테니 밥 먹고 다시 찾아보자고 했습니다.
오전 내내 집 구석구석을 돌아다닙니다.
오로지 땅만 바라보며 키를 찾고 있습니다.
갑자기 환호성이 들렸습니다.
키를 찾은 겁니다.
제일 먼저 내게 달려와 키를 보여주며 기뻐합니다.
삼촌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내 마음도 즐거웠습니다.
삼촌은 숨겨 놓았던 과자 한 봉지를 가져와 다른 장애인 삼촌들과 나눠 먹습니다.
작은 잔치가 벌어진 것입니다.
지적장애인이지만 자존감을 살려주는 무언가를 하도록 하면,
그 삶 자체가 변화된다는 것도 체험하며 살아갑니다.
잃어버린 드라크마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잃어버렸던 드라크마를 찾고 기뻐하며 잔치를 하는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나는 살아가며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것 들 중에 잃어버린 것은 없는지….
아니 잃어버린 줄도 모르고 살아가고 있지는 않는지….
분명 결산하자고 하실 때가 있을 텐데….
그날을 준비하며 살아가는 것도 아주 소중하리라 생각됩니다.
[눅 15:8-10]
어떤 여자가 열 드라크마가 있는데 하나를 잃으면 등불을 켜고 집을 쓸며 찾아내기까지 부지런히 찾지 아니하겠느냐. 또 찾아낸즉 벗과 이웃을 불러 모으고 말하되 나와 함께 즐기자 잃은 드라크마를 찾아내었노라 하리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와 같이 죄인 한 사람이 회개하면 하나님의 사자들 앞에 기쁨이 되느니라.
'나와 너, 그리고 > 나눔의 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기도하실 때 꼭 생각해 주십시오. (0) | 2015.08.13 |
---|---|
[스크랩] [나눔의 편지 695] 제비 낭패 보다 (0) | 2015.05.25 |
[스크랩] [나눔의 편지 681] 후회하지 않아도 될 것. (0) | 2014.07.04 |
[스크랩] [나눔의 편지 680] 그 한마디가 대박이었습니다. (0) | 2014.07.04 |
[스크랩] [나눔의 편지 679] 왜 그럴까요? (0) | 2014.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