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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담 안에도 봄은 찾아왔으리라.

자오나눔 2016. 3. 16. 21:14

꽃샘추위가 물러가고 봄이라는 단어가 피부로 와 닿기 시작한다.

각자의 처소에서 안양교도소 장애인 재소자들과 두 시간을 함께 하기 위해

서둘러 일들을 해 놓고 약속된 장소인 교정위원실로 모인 동역자들.

열다섯 척 담장 아래에는 쑥이며, 냉이며, 망초대며, 이름 모를 풀까지

스스로 봄을 맞이하고 있었다.

담 안에 있는 풀들도 담 밖을 그리며 살아갈까? 라는 생각을 잠시 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찾아오듯, 담 안에도 봄은 찾아왔으리라 생각하지만,

담 안에 갇힌 재소들에게는 아직 피부로 느끼는 봄은 오지 않았겠다.’ 는 생각도 했다.

 

 

열두 명의 동역자들은 정해진 수순에 따라 신분을 확인하고,

교도관의 안내에 따라 철창문들을 지나 교육실로 이동을 한다.

미리 교육실에 도착해 있는 재소자 형제들은 한 목소리로 찬양을 부르고 있다.

처음 참석한 서집사님과 이집사님의 표정이 굳어 있다.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되어 그러리라.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겨서 참석을 하지 못한 백집사님을 대신하여

서목사님이 찬양인도를 하시도록 했다.

우렁찬 목소리로 찬양을 인도하니 재소자 형제들도 하나가 되어 찬송을 부른다.

강목사님의 기도와 이집사님이 불렀던 특별찬양은 모두를 가슴 뭉클하게 만들었다.

교도소 안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동이다.

 

이번에는 부족한 사람이 설교를 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성경필사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 놓고 말씀을 전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시기 위하여,

홍해를 가르고 광야에까지 인도하고 계셨다.

그런데 미래를 약속해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광야생활이 힘들다고,

과거로 다시 돌아가려는 이스라엘 백성들.

어쩌면 지금 우리들의 모습일 수도 있다.

지금 교도소 생활이 광야임을 깨닫고 열심히 하나님을 바라며 이겨내자고 했다.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미래 지향적으로 살아가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축도까지 마치고 1부 예배를 마쳤다.

 

2부에는 간증들이 이어졌다.

특별 찬양들이 끝나고 이 집사님의 가슴절절한 간증도 있었고,

재소자 형제들의 감방에서 있었던 가슴 따뜻한 사연들도 이어졌다.

사순절기간에 맞는 말씀으로 판소리를 해 주는 재소자 형제는

사람 의지하던 헛된 믿음에서

오로지 하나님만 바라며 살아가는 믿음으로 변했음도 고백한다.

이번에도 푸짐하게 간식을 준비했었다.

요즘 교도소 생활에 배고픔이야 있겠냐만

시루떡부터 단감과 바나나까지 그래도 다양하게 마련해 갔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교도소 안에서 마시는 커피가 제일 맛있다.

커피를 맛있게 마시는 재소자 형제들을 보며 마시기 때문일까?

아니면 교도소 안에서 재소자 형제들과 함께 마시는 커피이기 때문일까?

 

 

천국은 침노하는 자의 것이라고 했다.

하나님의 일에도 공짜는 없다.

박목사님의 인도 하에 자신 있게 나와서

가슴 따뜻한 간증들을 해 주었던 형제들에게 영치금을 넣어 주겠다고 약속했다.

두 시간이 주어지는데 항상 시간이 짧다.

다른 교도소에서는 한 시간씩밖에 주지 않는다는데…….

내 욕심일수도 있지만 조금이라도 재소자 형제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 그러리라.

박목사님의 마무리 기도를 끝으로 두 시간이 다 지나갔다.

 

 

행사를 마치고 철창문들을 거슬러 나오는데,

전전도사님이 찬양집회를 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의견을 낸다.

다음 달에는 장애인의 날이 들어 있는데

다음 달 교화행사 때는 장애인 재소자 형제들에게

장애인 찬양 사역자들이 2/3의 시간을 은혜롭게 꾸려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시월에는 다른 찬양 집회도 해 보리라는 계획도 함께…….

 

 

18년 동안 변함없이 교정사역을 해 올 수 있도록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함께 해 준 모든 동역자들께도 고마움을 전한다.

주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항상 함께 하시기를…….

 

 


출처 : 자오쉼터
글쓴이 : 나눔(양미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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