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중독 행복전염/봉사 댕겨 왔슈~

[스크랩] 내 탓과 용서

자오나눔 2016. 5. 12. 10:02

 요즘 연일 뉴스 사회면에는 흉악범죄를 다룬 내용이 장식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의견들이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쉽지 않습니다. 더 가난하게 살아갈 때는 오히려 서로 격려하며 공동체 의식으로 살아왔었는데, 이제는 살만한 세상이 되어 여가를 즐기는 것이 화두가 되기도 하는 요즘은 공동체 의식이 많이 퇴색되었습니다. 개인주의가 팽배해 지다보니 나만 좋으면 된다는 세상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교정사역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강력사건을 다룬 사회면을 볼 때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혹시 제가 아는 출소자가 아닐까 노심초사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안양교도소 교정사역 18년을 해 오면서 제가 아는 출소자는 강력범으로 사회면을 장식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들어가면서 변화가 된 결과라는 생각도 합니다.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입니다.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재소자 형제들도 가족이 더 그립습니다. 혹시 면회라도 와 주기를 바라지만 가족들도 환경이 여의치 않아서 면회를 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럴 때는 서신으로 그리움을 달래지고 합니다. 이번 교화행사도 가족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번에는 열 명만 동참을 했습니다. 박목사님과 백집사님이 다른 일정으로 참석을 못하게 되어 제가 조금 더 분주했습니다. 기존의 제 순서에 찬양인도와 마무리 시간까지 하려니 마음이 더 바빴습니다. 황상봉 강도사님 기도, 신남교회 목요전도팀 특별찬양, 강성흔 목사님 설교와 축도, 성남반석교회 김춘조 사모님 특별찬양, 민계화 집사님 가정의 달에 대한 간증, 재소자들의 특별시간, 푸짐한 간식, 김정희 권사님과 서미경 집사님의 개인 찬양, 전여주 전도사님의 은혜로운 찬양과 반주, 마무리기도, 이렇게 순서가 짜였습니다. 가슴 뭉클한 시간도 있었고, 배꼽을 잡고 웃을 수밖에 없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귀한 말씀이 전해질 때는 어느 때보다 큰 소리의 아멘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담당 교도관이 이번달부터 바뀌면서 차질이 있을까 걱정했는데 더 배려해 주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지난 주에 가족에게 편지를 보낸 재소자 형제 열두명에게는 영치금도 입금되었습니다.

 

18년 동안 안양교도소 환자와 장애인 재소자, 그리고 마약사범에게 교화행사를 해 왔습니다. 상담 및 편지 등을 통하여 느낀 것은, ‘내 탓이로소이다.’보다는 너 때문이야.’라는 형제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내 탓이로소이다.’라는 마음이 없으면 상대방을 용서하기 힘듭니다. 어떤 상황이었든지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내 탓이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그러나 부인을 합니다. ‘내 탓용서로 권면을 해 드렸습니다. 성경필사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성경필사 권면도 빼먹지 않습니다. 많은 형제들이 성경필사에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

 

교화행사를 할 때는 언제나 주인공이 생깁니다. 이 교화행사가 누구를 위한 시간이었는지를 자연스럽게 알 수 있게 됩니다. 유달리 은혜를 받거나 그를 위한 배려로 하나가 되어가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나타납니다. 눈에 살기를 보이던 형제의 눈빛이 선하게 변해 있다는 것도 느낍니다. 어떻게 하든지 주어진 두 시간을 은혜롭게 보내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발견합니다. 서로가 은혜입니다.

아내의 배신으로 악밖에 남지 않았던 형제가 놀랍게 변해 있습니다. 온유해졌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용기가 부족합니다. 앞에 나와서 찬양 한 번 해 보라고 해도 손사래를 칩니다.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었습니다. 마음먹고 앞으로 나오라고 했습니다. 나랑 함께 찬양을 하자고 했습니다. 그 형제의 어깨에 내 팔이 올라갔습니다. 형제도 자연스럽게 내 허리를 감쌉니다. 함께 찬양을 하는데 엄청 떱니다. 찬양이 끝나갈 무렵에는 떨림이 줄어들었습니다. 그에게 자신감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언제나 두 시간은 무척 짧습니다. 교화행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두 시간을 복기해 봅니다. 부족한 점과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지, 더 장려를 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점검합니다. 그렇게하여 다음 교화행사 때 적용을 합니다. 교도소 특성상 많은 제약이 있기에 아쉬움도 있지만 그래도 감사할 것이 참으로 많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출처 : 자오쉼터
글쓴이 : 나눔(양미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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