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중독 행복전염/자오쉼터 이야기

[스크랩] 어떤 노부부의 나들이

자오나눔 2016. 8. 26. 09:11

옆집에 사는 권사님 부부.

권사님이 86, 안수집사님이 88세이다.

근처에 사는 따님이 가깝게 모시고 살고 싶어서

농가주택을 지어서 입주를 시켰다.

 

같은 완도 출신이라(권사님은 당인리) 나와는 살갑게 지낸다.

두 분은 따님이 다니는 큰 교회에 다니신다.

믿음이 신실하신 분들이다.

그래서 자오쉼터서 함께 예배드리자는 말은 안한다.

수평이동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상처가 되는 경우도 많다.

나도 열심히 전도하여 세례주고 서리집사까지 직분을 주었는데

어느 날 큰 교회로 간다고 할 땐 마음이 아팠었다.

그래서 수평이동은 하나님 보시기에도 좋은 모습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 집사님은 보행이 자유롭다.

아내 되신 권사님은 허리가 굽고 지팡이를 짚어야 조금씩 걸으신다.

남편 집사님은 차타고 다니는 것을 좋아하셨다.

그런데 이사를 오고 나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멀리까지 나가야 했다.

혼자 다녀오고 싶어도 아내가 걱정되어 못가신다.

평소에 남편이 밥을 차려서 아내에게 대접하신다.

아내는 자기 때문에 남편이 차타고 돌아다니는 것을 못한다며

항상 미안해 하셨다.

두 분이 알뜰살뜰 챙기며 사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았다.

 

어제 낮에 두분을 모시고 드라이브를 했다.

아들에게 삼촌들 목욕시켜 드리고 점심 식사까지 해결하라고 해 놓고,

민집사까지 차에 오르라 했다.

혹시 모를 돌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전곡항으로, 탄도항으로, 선재도로, 영흥도로,

돌아 나오다 물회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은 당신이 대접하겠다며 우기시는 집사님께 대접 받았다.

돌아오다가 제부도까지 한 바퀴 돌았다.

계속 고맙다고... 행복하다고... 하나님 감사합니다.

무사히 권사님 댁 주차장에 내려 드렸다.

아무것도 아니지만 행복해 하는 모습에 덩달아 행복했다.

감사했던 어제 하루였다.

 


 


출처 : 자오쉼터
글쓴이 : 나눔(양미동)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