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사랑하는 이에게

그대 내 좋은이여...2

자오나눔 2007. 1. 11. 00:43
며칠전부터 고운 망울을 준비하고 있던 화초에서 하얀 꽃이 피어 났습니다. 새벽에 집을 나서는데 어디선가 너무나 좋은 향기가 나를 기분 좋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향기나 나는 곳을 찾아 보니 주인집 우물가 화단 담 아래서 함초롬하게 피어 있는 옥잠화였습니다. 작년엔가 의정부에 사시는 목사님 댁에 일을 보러 갔다가 너무나 좋은 향기를 맡았는데 그때 주인공도 옥잠화였습니다. 옥잠화에는 아름다운 전설이 있다고 합니다.

<옛날 중국 석주라는 고장에 장이라는 젊은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 젊은이는 피리의 명수였습니다. 그가 어느 여름날 달이 휘엉청 밝은 밤에 혼자 피리를 불고 있으려니, 문득 보라색 구름이 갈라지면서 영롱한 빛이 감돌더니 그곳에서 천녀가 내려오는 것이었습니다. 그 선녀는 아름다운 피리소리를 다시 한 번 듣고 싶다는, 월궁의 공주의 소원을 전달하기 위해 내려온 사자였습니다. 선녀는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신의 피리소리는 참으로 아름답소. 월궁의 우리 공주님께서는 당신이 아까 부른 피리소리를 다시금 들으시기를 원하고 있어요. 그러니 힘이 드시겠지만 다시 한 번 그 아름다운 소리를 들려주사이다." 장은 그녀의 말대로 자기의 역량을 최대로 발휘하여 갖가지 비곡을 연주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자기 자신 음의 도취경에 빠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천녀는 귀를 귀울이고 듣고 있더니,피리소리가 끊기자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하늘로 날아 올라가려고 했습니다. 젊은이는 선녀와의 작별이 안타까운 생각이 들어 오늘밤의 추억을 되새길 만한 정표를 줄 수 없겠느냐고 부탁했습니다. 그러자 선녀는 자기의 머리에 꽂고 있던 옥비녀를 뽑아 그에게 던져 주었습니다.젊은이는 매우 기뻐하며 그것을 받으려다가 잘못하여 놓치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옥비녀는 사라지고, 옥비녀가 떨어진 자리에 대신 한 떨기의 꽃이 피어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꽃을 옥잠화라고 이름붙인 것입니다.>

꽃은 어떤 꽃이든지 모두 예쁩니다. 각자 나름대로 아름다움을 풍기고 있습니다. 꽃은 예뻐야 더 보기 좋지만 꽃에는 향기가 있어야 합니다. 향기가 없는 꽃에는 삭막함이 보입니다. 억지로 아름답게 보이려는 부조화의 멋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대 내 좋은이여, 우리들도 향기나는 꽃처럼 살았으면 좋겟습니다. 비록 화려한 장미같은 아름다움은 아니어도, 달밤의 이화처럼 신비로움은 없어도, 곁에만 있어도 향기나 나는, 생각만 해도 향기가 나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른 손바닥보다 더 큰 파란 잎이 보호를 하고 있고, 하얀 대롱꽃 속에 노란 꽃수술이 아름다움을 더해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화려함보다는 수수함이 더 느껴집니다. 수더분한 맛, 시골 장독대 뒤에 살짝 숨어 향기를 피우는 옥잠화의 향기를 그대 내 좋은이와 함께 맡고 싶습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합시다.

나눔

200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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