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꼭 엿 먹는다.
그대 내 좋은이여, 내일이 추석입니다. 모두가 고향을 그리고 있는가 봅
니다. 이번 추석에는 3천만 명이 이동을 한다고 하지요? 고향이 멀리 떨어
져 있기에 더 가고 싶은지 모르겠지만, 이번 추석 때는 가까운 이웃을 찾아
보는 것으로 마치려고 합니다. 그대 내 좋은이는 엿을 먹어 보셨는지요. 아
니 엿을 먹어 보았을 것입니다. 오늘은 그대 내 좋은이에게 엿 이야기를 해
드리고 싶습니다.
내가 기억한 최초의 엿장수는 할머님이 살아 계실 때입니다. 할머님은
남자보다 더 억세게 살아오신 분이셨지만 남이 고난에 처하면 솔선 수범하
여 돕는 분이셨습니다. 추운 어느 겨울날입니다. 할머님은 아버님과 함께 술
취한 어느 아저씨를 부축하여 집으로 모셨습니다. 자세히 보니 아까 낮에
등에 엿상자를 메고 신나게 가위질을 하시던 분이셨습니다. 그런데 그 아저
씨가 술이 잔뜩 취하여 작은 시냇가 고랑에 엎어져 있었는가 봅니다. 그리
하여 그분은 집에서 푹 주무시고 나서야 당신이 술에 취에 얼어 죽을 뻔했
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덕분에 우린 그 아저씨가 동네에 오실 때마다 엿을
실컷 먹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생각나는 소중한 추억입니다.
저는 나눔 일 때문에 서울에 있는 인쇄소를 자주 갑니다. 가는 길은 김
포 공항 뒷길을 이용합니다. 그곳에 가면 몇 년전부터 언제나 흥겨운 음악
을 틀어 놓고 신나게 엿을 팔고 있는 부부를 만나게 됩니다. 작년부터는 부
부가 나와서 함께 계십니다. 아저씨만 가위질을 하며 차가 잠시 신호 대기
를 하는 사이를 뛰어 다니며 엿을 팔고 있습니다. 아주머니는 자리만 지키
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 쑥스러워 그러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며칠전부터는 아주머님이 가위질을 하고 있습니다. 흥겨운 음악
에 박자를 맞추며 엿을 잘라 내고 있습니다. 쿵짜라작작~ 가위 소리도 박자
에 맞춰 흥겹습니다. 집에서 가위 연습을 많이 하셨는가 봅니다. 아주머님은
부지런히 엿을 쪼개며 박자를 맞추고, 아저씨는 신이 나서 엿을 팔러 다닙
니다. 길을 갈 때마다 사 먹는 덕분에 얼굴이 익었는가 봅니다. 아저씨는 반
가운 눈인사를 합니다. 하루에 몇 개쯤 파시느냐 물었더니 120개정도 판다
고 합니다. 1,000원에 팔고 있는 엿, 그 엿을 사 먹을 때마다 어릴 때 만났
던 엿장사 아저씨가 떠오릅니다.
그곳에 가면 엿을 먹습니다. 소중한 추억을 먹습니다. 그대 내 좋은이에
게는 어떤 추억이 있는지요. 정답게 열심히 살아가는 엿장사 부부를 볼 때
마다, 행복은 서로가 노력하며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대 내 좋은이도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랬으면 참 좋겠습니다. 내
일이 추석입니다.
2001.9.30
http://jaonanum.net
나눔
그대 내 좋은이여, 내일이 추석입니다. 모두가 고향을 그리고 있는가 봅
니다. 이번 추석에는 3천만 명이 이동을 한다고 하지요? 고향이 멀리 떨어
져 있기에 더 가고 싶은지 모르겠지만, 이번 추석 때는 가까운 이웃을 찾아
보는 것으로 마치려고 합니다. 그대 내 좋은이는 엿을 먹어 보셨는지요. 아
니 엿을 먹어 보았을 것입니다. 오늘은 그대 내 좋은이에게 엿 이야기를 해
드리고 싶습니다.
내가 기억한 최초의 엿장수는 할머님이 살아 계실 때입니다. 할머님은
남자보다 더 억세게 살아오신 분이셨지만 남이 고난에 처하면 솔선 수범하
여 돕는 분이셨습니다. 추운 어느 겨울날입니다. 할머님은 아버님과 함께 술
취한 어느 아저씨를 부축하여 집으로 모셨습니다. 자세히 보니 아까 낮에
등에 엿상자를 메고 신나게 가위질을 하시던 분이셨습니다. 그런데 그 아저
씨가 술이 잔뜩 취하여 작은 시냇가 고랑에 엎어져 있었는가 봅니다. 그리
하여 그분은 집에서 푹 주무시고 나서야 당신이 술에 취에 얼어 죽을 뻔했
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덕분에 우린 그 아저씨가 동네에 오실 때마다 엿을
실컷 먹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생각나는 소중한 추억입니다.
저는 나눔 일 때문에 서울에 있는 인쇄소를 자주 갑니다. 가는 길은 김
포 공항 뒷길을 이용합니다. 그곳에 가면 몇 년전부터 언제나 흥겨운 음악
을 틀어 놓고 신나게 엿을 팔고 있는 부부를 만나게 됩니다. 작년부터는 부
부가 나와서 함께 계십니다. 아저씨만 가위질을 하며 차가 잠시 신호 대기
를 하는 사이를 뛰어 다니며 엿을 팔고 있습니다. 아주머니는 자리만 지키
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 쑥스러워 그러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며칠전부터는 아주머님이 가위질을 하고 있습니다. 흥겨운 음악
에 박자를 맞추며 엿을 잘라 내고 있습니다. 쿵짜라작작~ 가위 소리도 박자
에 맞춰 흥겹습니다. 집에서 가위 연습을 많이 하셨는가 봅니다. 아주머님은
부지런히 엿을 쪼개며 박자를 맞추고, 아저씨는 신이 나서 엿을 팔러 다닙
니다. 길을 갈 때마다 사 먹는 덕분에 얼굴이 익었는가 봅니다. 아저씨는 반
가운 눈인사를 합니다. 하루에 몇 개쯤 파시느냐 물었더니 120개정도 판다
고 합니다. 1,000원에 팔고 있는 엿, 그 엿을 사 먹을 때마다 어릴 때 만났
던 엿장사 아저씨가 떠오릅니다.
그곳에 가면 엿을 먹습니다. 소중한 추억을 먹습니다. 그대 내 좋은이에
게는 어떤 추억이 있는지요. 정답게 열심히 살아가는 엿장사 부부를 볼 때
마다, 행복은 서로가 노력하며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대 내 좋은이도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랬으면 참 좋겠습니다. 내
일이 추석입니다.
2001.9.30
http://jaonan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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