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사랑하는 이에게

그대 내 좋은이여...19

자오나눔 2007. 1. 11. 01:13

사랑하는 당신.
새벽까지 일을 하다가 커피가 생각나 자고 있는 당신을 보았다오.
평상시 같으면 자는 당신을 깨워 커피 한잔 부탁하면,

당신은 불평 한마디 없이 커피를 타 주곤 했는데...
오늘은 자고 있는 당신을 깨울 수가 없구려.

어제 무료급식을 하다가 오한이 들어 힘들어도 무료급식을 모두 마치고 집에 들어와 누워있다고 전화를 하더니, 몸살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직도 끙끙대며 자고 있는 당신.
병원에 가보자고 해도 약국에서 사온 약만 먹고 누워있는 당신.
당신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아프구려.

커피 한잔 타서 마시며 생각하니 오늘이 바로 당신의 마흔 여섯번째 되는 생일이네...
작년에는 멋진 이미지 작업까지 해서 당신에게 선물을 했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아무것도 준비를 못했다오.
당신이 아프지 않다면 자고 있는 당신을 깨워 이세상에서 제일 먼저 당신의 생일을 축하 해 주고 싶은데
겨우 잠든 당신을 깨울 수 없구려.

부귀영화 다 버리고 무엇이 좋다고 몸도 성치않고 성질도 못된 나와 살면서 칭찬 한번 제대로 들어 보지 못하고, 내 삶의 한 부분을 채워주고 있는 당신에게 미안함 뿐이라오.
일 저지르기를 좋아하는 남편 만나서 남편이 저질러 놓은 사역들을 감당하느라 속이 다 탔을 당신을 내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당신에게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도 제대로 못한 것 같구려.

여보...
오늘 당신 생일을 축하하오.
오늘 밤 편안하게 자고 내일 아침에 일어 날 때는 깨끗이 낫기를 바라오.
내일 아침에는 내가 늦잠을 자야겠소.
당신이 일어나라고 고함치는 소리를 들어 보고 싶구려.
아무리 힘들어도 오늘 저녁에는
당신이 좋아하는 회 한접시 먹으러 갑시다.
다시 한번 생일을 축하 하오.
사랑해요.

2002. 2.20(음 1/9)
당신의 남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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