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사랑하는 이에게

그대 내 좋은이여...20

자오나눔 2007. 1. 11. 01:14
아내가 서류를 정리하다가 무엇을 건냅니다.
읽어보니 99년에 아내에게 친필로 썼던 편지네요.
옮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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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세연.
새벽 1시를 이미 넘어버린 시간은 서서히 여명을 향해 달리고 있소.
당신의 곤히 자는 모습을 보다가 갑자기 친필로 편지를 쓰고 싶어서 이렇게 펜을 들었다오.
당신과 나, 모두가 고통의 강을 건너왔지만 또 다시 넘어야 할 강이 있을 수도 있으리라 생각되오.
언제나 당신은 내편이었고 준열이의 포근한 품이었소.
그 모습이 얼마나 좋은지...
당신에게 더 잘해줘야 하는데 항상 부족한 나는 투정만 부리는 철부지라오.
그것마저 감사로 받아 들이는 당신을 보면서 조금씩 커가는 나를 발견한다오.
나의 목발과 휠체어는 당신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던 날, 얼마나 감사하던지...
결혼식이 며칠 남지 않았는데도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니 미안하오.
그러나 내 가는 길이 하나님의 길, 십자가의 길이라는 것을 알고서 혼자 수고하는 당신께 감사하오.
우리 행복하게 삽시다.
행복을 지켜 줄께요.
사랑하오.
안녕 잘자요.
99.4.22 새벽에 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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