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사랑하는 이에게

그대 내 좋은이여...21

자오나눔 2007. 1. 11. 01:14
    무척 오랜만에 이렇게 그대에게 편지를 써 봅니다.
    진즉 편지를 쓴다고 하면서도 이제야 이렇게 편지를 쓰는 것은 게으른 탓이려니 핑계를 대 봅니다. 요즘 찌는 듯한 날씨 덕분에 본의 아니게 짜증을 낼 때도 있었을 것입니다. 밤이 깊어 이렇게 편지를 쓰면서 생각해 보니, 저도 많은 짜증을 내면서 며칠 동안 지내온 것 같습니다. 될 수 있으면 겉으로 나타내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철없는 사람이라 나도 모르게 짜증이 표현 될 때도 있었습니다. 사람이니가 그럴 수도 있는 거라며 자위를 해 보지만 그것이 정답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압니다. 더욱 더 내 자아를 죽이며 주님 성품 닮아가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노래가 있습니다. 김종환이 부른 '존재의 이유 2' 입니다. "힘이 들 때면 너를 생각해~ / 하루종일 바쁜 시간도 널 위해 참는거야. / 정말 미안해 현실에 매달린 내가 / 오늘밤도 지친 몸으로 널 향해 걸어가는데 / 불이 켜진 너의 창문 앞 초라한 골목길에서 / 오늘과 미래의 내모습을 지금은 알 수 없지만 / 너 없이 백년을 혼자 사느니 너와 함께 하루를 살겠어 / 널 사랑해 기다려줘 네 앞에 서는 날까지..."  혼자서 흥얼거리며 가사를 적어 보았습니다. 내가 찾아가야 할 대상이 정해져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살다가 힘이 들면 나도 모르게 이 노래가 나옵니다.

    그대 내 좋은이여...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생각나는 사람이 많습니다. 좋은 일에만 생각 나는 사람이 있고, 안좋은 일에만 생각나는 사람이 있고, 힘이 들어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될것 같을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대는 내게 내가 힘들 때 생각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미안할 때가 많습니다. 가끔은 좋은 일에도 생각하여 함께 기뻐하고 싶습니다. 그럴 날이 오겠지요. 그래도 참 감사합니다. 내게도 생각하면 힘이 생기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혹여 제가 힘들다고 할 때면... '아... 이사람이 많이 힘들구나... 많이 지쳤구나... 좀처럼 자기 속을 보여주지 않는 사람인데...'라고 생각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시원한 강바람 같은 이야기도 들려 드리겠습니다. 힘든 것도 내 자신을 죽이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걸 새삼 깨달아 가기 때문입니다. 이제야 철이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좋지요? 그래도 가끔은 힘들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힘들다는 말을 하는건 그대에게 내 속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잘 지내요. 안녕히...
2002. 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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