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사랑하는 이에게

그대 내 좋은이여...25

자오나눔 2007. 1. 11. 01:19
많은 세월을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얼마를 더 살른지는 모르지만, 남아있는 사람들이 편하게
유언장 한 장 정도는 써 두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배꼽을 중심으로 엄청 아프다.
무엇을 제대로 먹지도 않았는데 배가 많이 불러있다. 마치 복수가 찬 것처럼...
우리 아버님이 간암으로 돌아가시기 전에 병원에서 보았던 아버님의 복수찬 배가 떠올랐다.
문득 나도 혹시?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늘 오후에는... 아니 늦어도 내일까지 진찰을 받아 보아야겠다.
이렇게 미루다 병을 키우는 것은 아닌지...

지금까지 살아서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생명을 연장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무엇하나 잘하는 것도 없는데, 오히려 하나님 마음만 상하게 만드는 철부지인데 지금까지 참 많은 것을 내게 주셨다.
중증 장애인이 되어서 가정도 깨지고 알거지가 되었을 때,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로 고민을 한 적이 있었다. 귀도 잘 들리지 않는 아직 어린 아들은 어떻게 해야하나... 이런 저런 생각을 참으로 많이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예수를 영접하게 하시고 나에게 '자오나눔선교회'라는 단체를 만들게 하시고 지금까지 참 많은 일을 해오게 하셨다. 이 일을 해 오면서 참 많은 시련도 있었다. 나를 참 많이 힘들게 했던 사람들, 그들로 인해 이 사역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까지 들곤 했었는데, 그럴 때마다 하나님이 지켜주셨고 인도해 주셨다. 내가 무엇이관데...
자오나눔선교회가 이렇게 큰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좋은 동역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좋을 때 함께 해주었던 사람보다, 내가 힘들 때 더 힘을 내며 나와 함께 해 주었던 소중한 사람들... 일일이 나열하기 어렵지만 참 감사하다.

만약, 내가 앞으로 얼마 살지못하고 이세상을 떠나게 된다할지라도, 자오나눔선교회는 계속 사역을 진행시켜야 한다. 하나님의 일이니까... 하나님이 적당한 동역자들을 보내 주셔서 사역을 진행시켜 나가겠지만, 총 책임자는 사랑하는 아내 오세연집사가 맡아서 해 주기를 바란다. 문서 선교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도 월간나눔을 받아 보는 낙으로 살아가는 장애인들도 있다는 것을 알고 계속 발행해 주기를 바란다. 자오쉼터는 이제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니 걱정을 하지 않는다. 아내가 책임자로서 잘 이끌어 가리라 믿는다. 준열이를 잘 키워 목사님이 되게하여 자오쉼터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준열아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있어야 함은 기본이겠지? 준열이가 하기 싫어하는데 억지로 시킬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럴때는 제대로 공부하고 체험도 많이 한 사람을 선발하여 맡기는 것도 좋겠다. 물론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사회에 환원하더라도 처음 시작한 사람의 영향력은 있으리라 믿는다. 준열이가 나하고 약속을 했는데 훌륭한 목사님이 되어서 아빠가 했던 일을 이어받겠다고 했다. 내가 아파서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고 녀석도 놀랬는가 보다. 소록도 사역은 소록도 어르신들이 한명이라도 살아 있는 그 순간까지 이어지기를 바란다. 교도소 사역은 많은 어려움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교도소 사역에 사명감이 있는 분이 나타나면 인수인계를 해 주어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내 몸뚱아리는 기증을 했으면 좋겠다. 나처럼 산전수전 다겪고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 사람도 드물 것이다. 이런 사람의 시신은 의학도들에게 훌륭한 실습자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면 그만큼 우리나라 의학은 발달할 것이고, 죽음에서 생명으로 옮겨가는 사람들도 많지 않을까? 다행이 남이 쓸 것은 모두 건강하단다. 내 자신이 사용하는 팔 다리는 망가졌어도 말이다.

예수를 믿는 사람이 전도를 못하고 하늘 나라에 가는 것이 죄라는 생각을 한다. 많은 사람을 전도하여 예수를 믿게했지만 시골에 계시는 작은아버님, 작은 어머님을 전도 못함이 미련에 남는다. 조금만 더 살아도 전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열심히 살아가며 행하는 믿음으로 인하여 어르신들의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햇는데... 그리고, 사랑하는 딸 두리에게 확실한 체험적인 신앙을 할 수 있도록 인도해 줘야 하는데, 녀석이 따로 살고 있기에 더 신경을 써주지 못해 미안하다. 장인 장모께 친 아들처럼 살갑게 대해주지 못한 것이 미안하다. 사람 하기 나름이라는데 나는 역시 밴댕이 속인가 보다. 아무튼 장인 장모님이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시다 하늘 나라에 가시길 기도한다.

유언장 비슷하게 써 내려가면서도 가족보다 사역을 먼저 챙기고 있는 내 자신을 보며 어쩔 수 없는 사람이구나 생각을 해 본다.
가족... 항상 마음에 멍이었다.
누나와 매형께 더 잘해드릴 수도 있었는데 못된 성질머리 덕분에 상처만 남기고 가는가 보다. 내탓이로소이다.하며 그대로 당해줘도 될 일이었는데 뭐가 억울하다고 지지않으려 했을까... 따지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살아있는 동안에 화해는 할 수 있을 것이다.
익동, 내 남동생, 속깊은 동생이다. 요즘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어 하는데 도와주지 못함이 아픔이다. 언젠간 도와줄 수 있으리라 믿는다. 아내도 도련님은 꼭 챙기겠다고 했으니 잘 되리라 믿는다. 제수씨가 아내와 더 친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우리 가문이 더욱 빛날텐데...
홍순, 이녀석만 생각하면 목이 메인다. 36살인데 지금까지 살면서 참 많은 시련을 겪으며 살아온 녀석이다. 그럴때마다 잡초처럼 다시 일어선 녀석이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야 한다. 항상 마음에 담아 놓고 사는 내 동생이다. 녀석은 몇년 안가서 부자로 살 것이다. 정신력이 남다르니까...
우리 막내 선미, 겉으로 보기엔 가장 부자고 행복한 것 같은데, 사업하는 남편따라 살아가려니 덩달아 새가슴처럼 조마조마하는 삶을 살기도한다. 가족들 챙기기를 가장 우선시하는 녀석. 우리 막내를 내가 참 예뻐하는데... 동생들아, 처갓집 식구들에게 잘하고, 시댁식구들에게 잘하며 살기를 바란다.

나를 나 되게 만들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이규환 목사님께도 감사를 드린다. 내가 자오나눔의 일을 잘해 나갈 수 있도록 밀어주신 대부와 같은 분이다. 나는 항상 때를 쓰고 목사님은 들어 주시고 해결해 주시기만 했다. 항상 내가 기도하는 분이다.
나의 생활에서 정신적인 스승이 되어준 명임님, 벌써 8년의 세월이 지나가고 있다. 변함없는 그 사랑에 감동하고 감사드린다. 그 정신과 마음을 닮으려고 참 많은 노력을 하는데도 잘 안된다. 내가 정말 힘들때 눈물 보이며 울어도 될 사람이다.
미룡, 자오나눔의 중심부에 깊이 들어와 있는 녀석. 가족처럼 살아가는 속에서도 나에게 혼도 많이 났는데... 그래도 훌훌 털어버리고 열심히 내 일을 도와 주었던 사람, 아내가 오른팔이라면 미룡은 왼팔이었다는 비교가 맞을 것이다. 제대로 가르쳐서 무언가 큰 일을 맡겨주고 싶었는데. 새로운 일에 겁을 잘 낸다. 지금까지 보고 배운 것만 잘 활용해도 어지간한 조직은 쉽게 이끌어 갈 수 있을텐데... 항상 감사하다.
엄지님, 내가 죽어서도 미안함을 안고 가야할 사람이다. 참 열심히 나를 도와주며 살았는데, 주변 환경이 허락질 않아 쉼터에서 나가야 했다. 아무것도 아닌 것들도 때론 색안경을 끼고 보면 사건이 되는가 보다. 본인의 성격 탓도 있었지만 주변에서 불난데 기름을 부어 주었었다. 지도자의 입장에 있는 사람들은 말을 하더라도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해야 하는데... 어디서 살더라도 마음에 상처 기도로 풀어가며 건강하게 살아가길 기도한다.

눈에 밟히는 사람들이 많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2004.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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