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누나의 38번째 맞는 생일이다.
새벽 기도를 가기 전에 누나는 나에게 등을 눌러 달라고
한다. 아마 어제 저녁을 잘못 먹었나 보다. 한참을 두드려주
고는 새벽기도를 갔다. 예배를 드리고 왔으나 누나의 고통
은 계속되고 있었다. 화장실에 가서 토하기를 수십번. 집안
의 분위기가 어수선함을 준열이도 느꼈는지 졸리는 눈을 비
비고 부스스 일어난다. 엄마(고모)가 토하는 모습을 보던 준
열이는 세숫대야를 엄마의 얼굴 밑에 대고 있다. 토하고 두
드리고 손가락을 따고 나서야 조금 누그러지는지 지쳐 쓰러
진다.
준열이는 자기 나름대로 혼자서 놀고 있었다. 한참을 놀
고 있는데 누가 문을 두드린다. "준열아~" 동화나라 원장선
생님이다. 시간이 되어도 나오지 않기에 집에까지 오신 것
이다. 시간이 흐른 줄도 모르고 준열이를 동화나라에 가라
고 하지 않았었는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나보다. 선생
님을 보던 준열이 "우리 엄마 많이 아파요~" 울먹이며 옷을
입고 동화나라로 떠났다.
오후 두시 반. 준열이가 동화나라에서 돌아올 시간이다.
문을 열고 들어온 준열이는 "다녀왔습니다. 요구르트 왔어
요"하고 들어오더니, 안방으로 들어가 한마디한다. "엄마!
안 아파! 괜찮아!" 그 말을 듣고 있던 우리들은 가슴이 찡
하게 저려옴을 체험해야 했다. 누나는 준열이를 꼬옥 안고
울먹이고 있었다. 한참을 놀고 있던 준열이 누나가 나오는
모습을 보고 있던 준열이는 쪼르르 달려와 엄마의 얼굴을
걱정 어린 눈초리로 올려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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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내 사랑하는 준열아, 항상 그 순수함을 간직하여 주님께
귀하게 쓰임 받는 준열이가 되어다오. 날마다 아빠는 기도
한단다.
1996.11.4 오후 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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