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서 추석이고 서러워서 설이라고 하는데.....
설날 아침에 어떤 분이 도움을 청해 왔다. 동사무소와 차
량 등록소에 가서 서류 처리를 해 달라는 것이었다. 자기는
장애인이라 움직일 수가 없어서 도움을 청한다는 것이다.
혼자 생각을 해 봤다. '세상에는 나 같은 장애인에게도 도
움을 청하는 사람이 있구나.... 오죽 했으면 나 같은 사람에
게 도움을 청할꼬.'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해 보겠다고
대답을 한 후, 난 이리 저리 연락을 했다. 차량 봉사를 해
줄 수 있는 사람들에게.... 그러나 평일에 차량 봉사자 구하
기가 힘드는 건 사실이다.
마침 어느 분이 해 주겠다고 한다. 언젠가 쇼핑이라는 수
필에 나온 주인공 박민선씨(미용실 원장)다. 전화를 해 주겠
다더니 소식이 없다. 기다리다 내가 찾아가기로 했다. 휠체
어를 타려다 목발을 짚고 가보고 싶었다. 평상시 난 20미터
이상을 목발을 짚고 걸으려면 피부가 터져 피가 낭자하기
때문에 오래 걷지를 못한다. 우리 집서 미용실까지의 거리
는 약 500미터..... 평상시 20미터 이상을 걸어 보지 못하던
나에겐 엄청난 거리요, 불가능한 거리였다. 그런데 왜 그런
마음이 들었을까?
심호흡을 한 번 하고 하늘 한번 쳐다보고 걷기 시작한다.
왼쪽에만 목발을 짚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한 걸음씩을
내 딛을 때마다 몸이 기우뚱거린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추운 날씨와는 상관없이 이마엔 땀이 맺혀 있고, 이미 속옷
은 흠뻑 젖어 버렸다. 한참을 걷다가 하도 힘이 들어 다시
되돌아가려고 뒤를 돌아본다. 아고~~ 걸어 온 거리가 남은
거리보다 멀다. 주저 앉을 수도 없고.... 내가 미쳤나 보다....
그냥 휠체어 타고 왔으면 편할 텐데 뭐하려고 무리하게....
이젠 서 있기조차 힘겨웁다. 그냥 울고 싶다.
우리 준열이도 처음 걸음마 배울 때 이렇게 힘이 들었나
보다... 그러기에 잘 걷다가 힘들다고 투정을 부렸나 보다.
울려고 해도 누가 보아줄 사람이 있어야 울지... 다시 한 걸
음... 또 한 걸음... 저기 저 만치에 박민선 미용실이 보인다.
아고~ 다와 가니 더 기운이 빠지네.... 미용실에 도착하자마
자 털썩 쇼파에 주저앉았다. 숨이 차다. 다치기 전에 20킬로
마라톤 한 것 마냥 힘이 들다.
가만!
그러고 보니 한 번도 쉬지 않고 500미터를 걸어 왔네! 이
거 뭔 일이래? 이러다 미동이 진짜로 목발마저 던져 버리고
걷게 되는 거 아냐?
1997.2.11.
--------------------------------------------
아들아...
세상에는 쉬운게 하나도 없구나. 그러나 포기하지 않으면
뭔가 이룰 수 있다는 것도 아빠는 깨달았단다. 우리 포기하
지 말고 살아가자구나. 사랑한다 아들아.... ^_^* 빙그레~
설날 아침에 어떤 분이 도움을 청해 왔다. 동사무소와 차
량 등록소에 가서 서류 처리를 해 달라는 것이었다. 자기는
장애인이라 움직일 수가 없어서 도움을 청한다는 것이다.
혼자 생각을 해 봤다. '세상에는 나 같은 장애인에게도 도
움을 청하는 사람이 있구나.... 오죽 했으면 나 같은 사람에
게 도움을 청할꼬.'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해 보겠다고
대답을 한 후, 난 이리 저리 연락을 했다. 차량 봉사를 해
줄 수 있는 사람들에게.... 그러나 평일에 차량 봉사자 구하
기가 힘드는 건 사실이다.
마침 어느 분이 해 주겠다고 한다. 언젠가 쇼핑이라는 수
필에 나온 주인공 박민선씨(미용실 원장)다. 전화를 해 주겠
다더니 소식이 없다. 기다리다 내가 찾아가기로 했다. 휠체
어를 타려다 목발을 짚고 가보고 싶었다. 평상시 난 20미터
이상을 목발을 짚고 걸으려면 피부가 터져 피가 낭자하기
때문에 오래 걷지를 못한다. 우리 집서 미용실까지의 거리
는 약 500미터..... 평상시 20미터 이상을 걸어 보지 못하던
나에겐 엄청난 거리요, 불가능한 거리였다. 그런데 왜 그런
마음이 들었을까?
심호흡을 한 번 하고 하늘 한번 쳐다보고 걷기 시작한다.
왼쪽에만 목발을 짚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한 걸음씩을
내 딛을 때마다 몸이 기우뚱거린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추운 날씨와는 상관없이 이마엔 땀이 맺혀 있고, 이미 속옷
은 흠뻑 젖어 버렸다. 한참을 걷다가 하도 힘이 들어 다시
되돌아가려고 뒤를 돌아본다. 아고~~ 걸어 온 거리가 남은
거리보다 멀다. 주저 앉을 수도 없고.... 내가 미쳤나 보다....
그냥 휠체어 타고 왔으면 편할 텐데 뭐하려고 무리하게....
이젠 서 있기조차 힘겨웁다. 그냥 울고 싶다.
우리 준열이도 처음 걸음마 배울 때 이렇게 힘이 들었나
보다... 그러기에 잘 걷다가 힘들다고 투정을 부렸나 보다.
울려고 해도 누가 보아줄 사람이 있어야 울지... 다시 한 걸
음... 또 한 걸음... 저기 저 만치에 박민선 미용실이 보인다.
아고~ 다와 가니 더 기운이 빠지네.... 미용실에 도착하자마
자 털썩 쇼파에 주저앉았다. 숨이 차다. 다치기 전에 20킬로
마라톤 한 것 마냥 힘이 들다.
가만!
그러고 보니 한 번도 쉬지 않고 500미터를 걸어 왔네! 이
거 뭔 일이래? 이러다 미동이 진짜로 목발마저 던져 버리고
걷게 되는 거 아냐?
1997.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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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세상에는 쉬운게 하나도 없구나. 그러나 포기하지 않으면
뭔가 이룰 수 있다는 것도 아빠는 깨달았단다. 우리 포기하
지 말고 살아가자구나. 사랑한다 아들아.... ^_^* 빙그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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