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사랑하는 아들아

[아들아....19] 누가 그랬어!

자오나눔 2007. 1. 11. 14:54
     저 멀리서  에쵸티의 노래를 부르며  오고 있는 준열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윽고...  현관문을 열고 준열이가 들어오
   고... "아빠! 다녀왔습니다."하는 인사와  함께 하는 말이 "아
   빠!  마스크맨  비디오   갔다  주고  왔어요.  할머니한테"
   ".........?"
     한참만에 그 말뜻을 알았다. 500원주고  어제 빌린 비디오
   테이프를 오늘 동화  나라에 가져갔었나 보다. 그리고  집에
   오면서 그걸 비디오 가게에  다시 갔다 드리고 왔다는 소리
   였다.
     "그래 일루 와 봐라"
     "왜요?"
     "냠마! 왜요는 일본놈 요야.."
     지금 내가 애한테 무슨 소릴 하고 있는 거지?
     "가만?"
     "......"
     "너 누가 그랬어!"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눈 아래가 찢겨져  있다. 눈두덩이가 찢겨져서 선홍색  속
   살이 선명하게  보이고 있다. 얼마나  아팠을까... 차라리 내
   눈이 찢겼으면....  속상해 하는 내  마음을 알았는지 오히려
   날 위로해 준다.
     "아빠~~! 준열이 안 아파요~~~"
     "아빠! 진짜라니깐..."
     "바봐요~~"하며 에쵸티의 캔디를 부르며 재롱을 떤다.
     나도 모르게 빙그레~~
     그러더니 쪼르르 안방으로  가서 비디오를 보느라 정신이
   없다.
     아침도 안 먹고 동화 나라에 갔었는데 밥은 먹었을까?
     "양준열아~~~!"
     "네~~"하고 쪼르르 달려온다.
     "밥은 먹었어요?"
     "아니요."
     "잉? 동화 나라에서 밥 안 줬어요?"
     "아뇨.. 카레 먹었어요"
     "잉? 카레는 밥 아닌가?"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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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아...
     어린나이에도 남을 위한 배려를  할 줄 아는 널 발견했단
   다. 요즘들어 더 느낀건데  말이야... 사랑은 남의 입장을 이
   해하고 배려해  주는 것이더라.  우린 배려하며 살자~  알았
   지? ^_^*빙그레~
     1997.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