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사랑하는 아들아

[아들아...18] 팔불출 1~~!!

자오나눔 2007. 1. 11. 14:54
     오후 세시가 넘어도  준열이가 오질 않는다. 아직도  밖엔
   탐스런 함박눈이  사라락 사라락  내리고 있는데... 지금  내
   침대 옆에는 준열이에게 온 소포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데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준열이는 아직 오지를  않고 있다. 네
   시가 넘어서야 저 멀리서 준열이가 오는  소리가 들린다. 이
   놈은 어디를 가더라도 노래를 부르고 다닌다.  항상 밝은 노
   래를... 찬송가만 부르던 준열이가 어느  날인가 에쵸티 팬이
   되어 버렸다.  티비에서 에쵸티가  선전하는 광고만  나와도
   난리다. 이방 저 방을 뛰어다니며 사촌  누나들을 부르러 다
   니기에 바쁘다.

     다다다~~
     "누나!! 누나!! 언니~~~! 에쵸티야~~ 빨리 와 봐~~~~~~"
     콰다당!
     미끄러져 넘어지고도 자랑이 대단하다.
     "아빠! 에쵸티에요!"
     어이가 없어 바라보는 내게도 쪼르르 달려와 호들갑이다.
     ".........."
     저 멀리서 에쵸티의 "캔디"를 부르며 오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가만히 귀 기우려 보며 빙그레~ 미소를 짓는다.
     "사실은 오늘 너와의  만남을 정리하고 싶어 널 만날꺼야
   이런 날 이해해 어렵게 맘  정한 거라 네게 말할 거지만 사
   실 오늘 아침에 그냥 나 생각한 거야.........."
     이제 만 5살 짜리가 뭘 안다고 저 난린지.....
     세상 참~~~! 혀를 찰 수밖에.......

     현관문을 열고 들어와 공손하게 내게 와서 인사를 한다.
     "아빠~ 동화 나라에 다녀왔습니다"
     꾸우벅~~
     "준열아~~!"
     "예?"
     "이게 뭐지? 쨘~!"
     "어! 뭐예요?"
     "글쎄? 뭘까?"
     "하나님이 주신 거예요?"
     "그래......"

     준열이랑 마주 앉아 영실업에서  나온 로봇을 조립 해 본
   다. 매뉴얼을 보며 이렇게도 해 보고 저렇게도 해 보고... 그
   런데 뭐가 이렇게 복잡하냐?
     "아고 난 못하겠다 준열아...네가 해 봐라"
     뒤로 물러 앉아 버린다. 대꾸도 않고  준열인 열심히 조립
   해 나간다.  이놈이 장난감 공장 사장네  아들인가?(이게 뭔
   소리래?)  왜 이렇게  조립을 잘  하냐? 나하곤  전혀 다르
   네...? 벌써 한 개를 조립해서 내게 보여 준다.
     "아빠~~ 이렇게 만드는 거예요~~"
     "잉? 그래..아고... "
     거 쑥스럽구먼.....
     어르신들이 보신다면 아마 이렇게 말씀을 하실 것이다.
     "참 그놈 누구 아들인가 똑똑하다...."
     아고 오늘도 난 팔불출 1이 되어 버렸다.
     그래도 좋다!! 난 울 준열이를 자랑하고 싶으니까~~
     참고로,
     팔불출 1 : 자식 자랑하는 아빠.
     팔불출 2 : 아내 자랑하는 남편.
     1997.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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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아...
     그래, 무엇을 하던지  최선을 다하는 아들이 되기를  바란
   단다. '하다가 중단하면  한만큼 이익이다'라고는 하지만, 최
   선을 다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사랑한다. 아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