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사랑하는 아들아

[아들아...47] 슬픈 눈

자오나눔 2007. 1. 13. 00:57
눈부시다는 표현은 이럴 때 쓰는가보다.
차를 세척하던 물방울이 나뭇잎에 매달려 영롱한 빛을 발
하고 있다. 봄소식을 알리던 꽃들도 이젠 모두 지고 열매
맺기 위한 몸부림들이 시작되고 있다. 부드러운 미나리들
의 수북하게 자라 있는 미나리 논에서 풍기는 농촌의 향
기가 구수하다.

하늘을 한 번 쳐다본다. 눈을 뜨기가 어렵다. 잘게 부서
진 햇살이 내 몸 구석구석으로 파고들고 있다. 그러고 보
니 하늘을 쳐다본지도 참 오랜만이다. 주로 집에서만 생
활을 하다가도 한 번씩 외출을 할 때면 주위의 경관에 매
혹되어 하늘 한번 쳐다보지 못했던 것 같다.

내 방 TV위에 자리를 틀고 있는 화려한 장미 수반이
한층 분위기를 살려주고 있다. 내 주먹만큼 커다랗게 피
어 있는 장미 송이에 코끝을 가져간다. 향기가 너무 좋던
야생화의 냄새를 맡다가 벌의 보금자리에 다가 갔다는 이
유로 벌에게 쏘였던 그날들이 생각난다. 지금 장미향을
맡으며 그때 그 시절로 내 마음을 달려 본다.

언제부터인가 준열이의 눈이 슬프게 보인다고 생각했
다. 나만의 생각이려니 하고 준열이가 마음에 상처 받지
않고 자라기만을 기도했었는데, 준열이의 눈동자가 슬픔
으로 가득 차 있다는 말을 또 들었다. 가슴이 철렁 내려
앉음을 느낀다.
'저 애가...'
'안돼.... 넌 슬픔이 있으면 안돼... 그래서 울면 혼내고 그
랬는데.... 넌 기쁨 속에 살아야 돼... 즐거움 속에서 살아
야 돼.... 준열아..... 울지마라라... 아니 슬픈 눈빛을 보이지
말아라.....'

나도 모르게 준열이를 안고 두눈을 감는다.
"아버지.... 아버지의 축복 속에 이 세상에 태어난 저 어린
영혼을 굽어살피소서. 아버지.... 언제부터인지는 모릅니다.
수정같이 맑고 웃음으로 가득 차 있던 이 어린 영혼의 눈
동자에 슬픔이 가득 차 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전 아
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제 자식이지만 제 마음대로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행여 저 어린 영혼이 상처를 받았
습니까? 상한 심령을 치료하시고 위로하시는 나의 아버지
여..... 저 어린 영혼의 마음을 위로하소서... 저희들은 행복
하고 싶습니다. 그 행복을 나누어주고 싶습니다. 행복을
나누어 줄 수 있도록 저희에게 행복을 주소서.... 이 떨어
지는 눈물이 내 마음에 보석으로 변하게 하소서..."

잔잔하던 기도가 흐느낌으로 변하자 준열이가 눈을 뜨
고 흐르는 눈물을 자기 옷소매로 닦아주고 있다. 지 아비
닮아서 마음은 착하다... 품안에 있을 때만 내 자식이라는
데... 나도 모르게 준열이를 안은 팔에 힘을 준다.
"아야~! 양미동 아빠! 아프자나요...."
"괜찮아 준열아.... 이그..내 새끼....."
^_^* 빙그레~
우리 모두 행복 합시다.
1997.4.27.
부천에서 나누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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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너의 슬픔을 내게 주고 내게 있는 작은 기쁨이라도 네가
느끼기를 바란단다.
오늘의 감사 조건은 이걸로 하자.
"저희들의 마음을 하나 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어때?
좋다구?
그래~~ 이루 와바바 이그 내 새끼....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