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사랑하는 아들아

[아들아...58] 아빠....

자오나눔 2007. 1. 13. 01:06
집을 떠난 지 벌써 며칠이 지났다. 항상 품안에 있었던 준
열이를 떼어놓고 왔으면서도 준열이를 망각하고 있었다. 그만큼
바빴다는 뜻이리라.... 항상 휠체어와 차량을 이용하던 내가 요즘
무척 몸을 혹사시키고 있다. 누구를 위함이라기보다 어쩌면 내
자신을 위해서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여태 모르고 있었는데 오
늘 보니 다리가 엄청 부어 있다. 아무래도 속에서 혈관이 터진
것 같다. 압박 붕대로 감아 놓고 혼자서 생각을 하니, 갑자기 준
열이의 목소리가 듣고 싶다. 내 새끼 준열이가 보고 싶다.
전화를 하려고 수화기를 들고 보니 지금까지 전화 한 통을
안 해준 아빠였음을 생각하니 마음
이 아프다. 사랑하는 아들보다 일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
나 보다. 때로는 자상한 아빠로만 남
고 싶음은 내 마음이 약함 때문은 아니리라. 신호가 간다. 매
형이 받는다.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준열이는 자느냐고 물어 보
니 아직 이란다. 준열이에게 양미동 아빠 전화라며 받으란다. 매
형도 아빠요... 나도 아빠니 자연스럽게 내 호칭은 양미동 아빠
다...
"아빠!"
첨으로 앞에 양미동이라는 호칭을 빼고 아빠라 부른다. 내 가
슴 깊은 곳에서 울컥 솟아 올라오는 정이 내 눈을 흐리게 한다.
"그래..."
"아빠 언제 와요?"
"응... 준열이 교회 가는 날..."
"아빠 올 때 포크레인 장난감 사 와요~"
"그래... 준열아 아빠보고 싶어?"
"네... 빨리 와요 아빠!"
그래..내가 그 말을 듣고 싶어서.... 아빠가 바보같이 아들에
게 사랑을 받고 싶어서 그랬구나....
그러나 준열아 아빠가 널 잊은 건 아니란다.... 너에게 전화를
하고 싶었어... 그러나 하지 않음은
너로 인해 일하는 게 흐트러질까 봐서 였단다.
그러나 널 사랑해... 내 아들아.... 알지?
아프지 말구.... 기도하고 자렴아.... 안녕....
1997.5.16.
대구에서 나누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