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사랑하는 아들아

[아들아...64] 왜? 그런 생각을?

자오나눔 2007. 1. 13. 01:10
무척이나 마음이 여린 사람이다. 어릴 적부터 수없이 받아 온
상처는 이제는 숫자를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많아졌다. 그래도
그 마음만은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위해 살아보겠노라고.... 아니
꼭 그런 삶을 살겠노라고 다짐을 하며 살아간다.
오늘도 변함없이 그는 눈을 뜬다. 아무도 없는 빈 방안.... 아
니 저 만치서 젖먹이 아이가 칭얼대고 있다. 그것이 그가 지금
살아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등이었다. 파란 불.... 그 불이라도 없
었다면 이미 그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는
젖먹이 아이에게 꿈을 심어 주고 있다. 넌 꼭 부자로 살아야
돼.... 부자로... 어쩌면 가슴의 한이 맺혀 나온 소리인지도 모르겠
다.
그는 종종 그런 말을 한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을 보면서 지
금 이대로의 모습이라도 감사를 해야 하는데, 감사 대신 비참함
을... 아니 참담함을 느낀다고 한다. 이유를 물어 보니 마음으론
도와주고 싶은데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음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한다. 아니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지 않음에 비참
함을 느낀다고 한다.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될까..... 나누어주려는 그 마음을 가질
수 있음만으로도 감사한데.... 지금 내게 있는 건강.... 그 건강만으
로도 감사한데..... 물론 물질도 필요하지만, 물질보다 더 중요한
건 마음인데..... 마음이 동하지 않는데 어찌 행동으로 옮길 수 있
겠는가.......
어쩌면 이것도 나의 교만이 아닐까 생각한다. 알고 보니 나
자신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이렇게 혼자서 떠들고 있다. 상처
를 덮어 주고 그 스스로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지켜 봐주고
싶다. 다시 일어날 수 있으리라..... 아니 일어 날수 있도록 해 달
라고 기도를 드리리라.... 힘들어하는 그를 위하여......
1997.5.30.
부천에서 나누미가....
.............................................
아들아.....
작은 것에라도 항상 감사하던 내 마음이 어느새 없어져 버렸
음을 느낀단다. 그걸 깨달은 아빠의 등줄기가 서늘해짐은 주님을
알고 있기 때문이란다. 감사를 할 수 있는 마음을 주신 분도 주
님임을 알고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