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뇨 현상으로 자연의 순리가 잠시 흐트러지기라도 하듯이
9월의 하루는 덮기만 하다. 그러나 하늘에다 동그라미를 그리며
날아 다니는 고추잠자리와 익어 가는 호박, 그리고 벼 익는 내음
이 가을이 왔음을 알려준다.
준열이랑 외출을 한다. 휠체어를 기운차게 펼치고 털썩 주저
앉아 잠시 호흡을 조절해 본다. 준열이의 질문에서 가을을 만난
다.
"아빠~ 고추잠자리 잡으러 가는 거예요?"
"고추잠자리라.... 그래 준열이 머리 깎고 오면서 잠자리 잡아
주마"
기분 좋아진 준열인 휠체어를 기운차게 밀어 준다. 6살 바기
지만 머스마라고 휠체어를 밀어 주는 손에는 힘이 있다.
무척이나 우리 부자를 아껴 주는 박민선 미용실로 준열이랑
들어선다. 한가한 틈을 이용해 점심을 시켜 놓고 기다리며 반갑
게 맞아 주는 미용사들의 미소가 곱다.
"대장은 어디 가셨어?"
"잠깐 나가셨어요"
"우리 준열이 머리 좀 깎아 주렴아"
"그래요~~ 준열씨 이리로 앉으세요" 마치 가족처럼 친한 우리
들은 자연스럽다.
얼마후 준열이의 머리를 채 깍기도 전에 식사가 왔다. 먹고
깎으라는 나의 말엔 미소로 답하고 모두 깎아 주고 식사를 하는
모습에서 성실함을 발견한다.
그러던 사이에 박민선 원장이 들어온다. 교회 집사이며 수수
한 이웃집 아줌마와 멋진 미시 족을 합성해 놓은 모습이다.
"어? 미동씨 왔어?"
"어째서 목소리가 그래요? 기도를 너무 하셨나?"
"크.... 미동씬 아픈 곳만 꼭 찌르는 것 같아 훗~"
"감기예요?"
"그런가 봐요 식사는 하셨어요?"
"네 아점으로 먹었어요"
"나갑시다. 분위기 좋은 곳에서 점심이나 먹읍시다"
휠체어를 밀어 주며 준열이와 같이 나간다. 많은 음식점들을
지나 새로 개업한 레스토랑으로 간다. 이층에 있는 레스토랑을
목발도 짚지 않고 어깨를 부축 받아 깡충깡충 뛰어 올라간다. 자
리를 잡고 식사를 주문한다.
식사를 한후 조용히 이야기를 듣는다. 10년 동안 일을 한답시
고 몸을 돌보지 않아 건강을 상하게 됐단다. 심신으로 지쳐 있는
지금의 모습에서 감사를 찾아내기가 무척 힘들다고 고백하시는
그분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인정받고 살고 싶어서 열심히
살아 왔고, 그 결과 많은 사람들에게 칭찬 받으며 살아온 삶. 어
려운 이웃을 보면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도와주기에 어려운 사람
들이 참 많이 찾아가는 분이시다. 그런데 모두에게 인정을 받고
살아가지만 남편에게만큼은 인정을 받지 못하며 살아온 아픔을
이야기 해 준다. 오로지 가정만을 위해 살아 주기를 원하는 남편,
어려운 가정을 일으켜야 한다는 일념에 남 잘 때 노력하여 이렇
게 일구어 놓았어도 남편에게 인정을 받지 못함을 아쉬워한다.
신앙이 없었더라면 견디기 힘들었을 거라며 기도해 달라는 부탁
을 한다. 잠시 여행을 다녀 온 후에 가정으로 돌아가 주부로서만
전념을 하려고 하는데 너무나 힘들다고 한다. 이 가을앓이가 무
척 힘들게 한단다.
약 두 시간 정도의 이야기를 나눈 후 우린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가을 하늘을 날아다니는 고추잠자리를 잡아 보려고 잠자
리채를 휘둘러보지만 휠체어에 앉아서 휘두르는 잠자리채에 잡힐
잠자리는 분명 잠자고 있는 잠자리이리라. 발빠른 준열이가 잠자
리를 끝내 한 마리 잡고 좋아한다. 높고 푸르지만 아직은 더운
여을(여름과 가을의 중간)인 들판의 푸름이 가을의 냄새만 풍기
고 있는데 그녀의 가을앓이는 언제나 끝나려나...... 그분을 위한
기도 시간도 늘려야 할 것 같다.
^_^* 빙그레~~
부천에서 나누미가.
9월의 하루는 덮기만 하다. 그러나 하늘에다 동그라미를 그리며
날아 다니는 고추잠자리와 익어 가는 호박, 그리고 벼 익는 내음
이 가을이 왔음을 알려준다.
준열이랑 외출을 한다. 휠체어를 기운차게 펼치고 털썩 주저
앉아 잠시 호흡을 조절해 본다. 준열이의 질문에서 가을을 만난
다.
"아빠~ 고추잠자리 잡으러 가는 거예요?"
"고추잠자리라.... 그래 준열이 머리 깎고 오면서 잠자리 잡아
주마"
기분 좋아진 준열인 휠체어를 기운차게 밀어 준다. 6살 바기
지만 머스마라고 휠체어를 밀어 주는 손에는 힘이 있다.
무척이나 우리 부자를 아껴 주는 박민선 미용실로 준열이랑
들어선다. 한가한 틈을 이용해 점심을 시켜 놓고 기다리며 반갑
게 맞아 주는 미용사들의 미소가 곱다.
"대장은 어디 가셨어?"
"잠깐 나가셨어요"
"우리 준열이 머리 좀 깎아 주렴아"
"그래요~~ 준열씨 이리로 앉으세요" 마치 가족처럼 친한 우리
들은 자연스럽다.
얼마후 준열이의 머리를 채 깍기도 전에 식사가 왔다. 먹고
깎으라는 나의 말엔 미소로 답하고 모두 깎아 주고 식사를 하는
모습에서 성실함을 발견한다.
그러던 사이에 박민선 원장이 들어온다. 교회 집사이며 수수
한 이웃집 아줌마와 멋진 미시 족을 합성해 놓은 모습이다.
"어? 미동씨 왔어?"
"어째서 목소리가 그래요? 기도를 너무 하셨나?"
"크.... 미동씬 아픈 곳만 꼭 찌르는 것 같아 훗~"
"감기예요?"
"그런가 봐요 식사는 하셨어요?"
"네 아점으로 먹었어요"
"나갑시다. 분위기 좋은 곳에서 점심이나 먹읍시다"
휠체어를 밀어 주며 준열이와 같이 나간다. 많은 음식점들을
지나 새로 개업한 레스토랑으로 간다. 이층에 있는 레스토랑을
목발도 짚지 않고 어깨를 부축 받아 깡충깡충 뛰어 올라간다. 자
리를 잡고 식사를 주문한다.
식사를 한후 조용히 이야기를 듣는다. 10년 동안 일을 한답시
고 몸을 돌보지 않아 건강을 상하게 됐단다. 심신으로 지쳐 있는
지금의 모습에서 감사를 찾아내기가 무척 힘들다고 고백하시는
그분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인정받고 살고 싶어서 열심히
살아 왔고, 그 결과 많은 사람들에게 칭찬 받으며 살아온 삶. 어
려운 이웃을 보면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도와주기에 어려운 사람
들이 참 많이 찾아가는 분이시다. 그런데 모두에게 인정을 받고
살아가지만 남편에게만큼은 인정을 받지 못하며 살아온 아픔을
이야기 해 준다. 오로지 가정만을 위해 살아 주기를 원하는 남편,
어려운 가정을 일으켜야 한다는 일념에 남 잘 때 노력하여 이렇
게 일구어 놓았어도 남편에게 인정을 받지 못함을 아쉬워한다.
신앙이 없었더라면 견디기 힘들었을 거라며 기도해 달라는 부탁
을 한다. 잠시 여행을 다녀 온 후에 가정으로 돌아가 주부로서만
전념을 하려고 하는데 너무나 힘들다고 한다. 이 가을앓이가 무
척 힘들게 한단다.
약 두 시간 정도의 이야기를 나눈 후 우린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가을 하늘을 날아다니는 고추잠자리를 잡아 보려고 잠자
리채를 휘둘러보지만 휠체어에 앉아서 휘두르는 잠자리채에 잡힐
잠자리는 분명 잠자고 있는 잠자리이리라. 발빠른 준열이가 잠자
리를 끝내 한 마리 잡고 좋아한다. 높고 푸르지만 아직은 더운
여을(여름과 가을의 중간)인 들판의 푸름이 가을의 냄새만 풍기
고 있는데 그녀의 가을앓이는 언제나 끝나려나...... 그분을 위한
기도 시간도 늘려야 할 것 같다.
^_^* 빙그레~~
부천에서 나누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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