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사랑하는 아들아

[아들아...103] 산타 할부지 전화번호

자오나눔 2007. 1. 15. 11:48
작년 이때쯤이었을 것이다. 장난감을 사 달라고 졸라대는 준
열이의 등쌀에 견디다 못해 내 생애 처음으로 장난감을 사준 적
이 있었다. 그 장난감을 예쁘게 포장하여 성탄절날 동화 나라 어
린이 집에서 산타 할아버지로 변장한 선생님이 전해 주도록 했었
다. 그 일이 있은 후 준열이는 산타 할아버지가 진짜로 있다고
믿고 있다. 그때 찍어 둔 사진을 보며 남들에게 자랑을 하곤 한
다.
올해도 예외 없이 성탄절 행사를 치러야 하려나 보다. 장난
감을 사 달라고 하기에 안된다고 딱 잡아떼던 아빠를 준열이가
역이용한다. "아빠! 그러면 산타 할부지가 사다 주는거에요?" "
응? 그래~ 산타 할부지께 기도하면 사다 주실꺼야"
나도 모르게 나온 한마디가 흐름을 이상하게 만들고 말았다.
밥 먹을 때 기도도 산타 할부지 언제 오세요? 저녁에 잘 때의
기도도 산타 할부지 타령이다. 이제는 산타 할부지께 전화를
해 달란다. 산타 할부지 전화 번호가 무어냐고 물어 보는데 마땅
하게 대답해 줄 번호가 생각나지 않는다.
하나님께 물어 보라고 했더니 전화 번호를 십자가식으로 눌러
서 456-2580이다. 그래 봐야 부천이니 제대로 걸릴리가 없다. 잘
못 걸린 전화라는 안내가 나오니 아빠를 원망할 수밖에....
이건 눈만 뜨면 산타 할부지께 전화를 해 달란다. 궁여지책으
로 산타 할부지가 전화한다고 하더라고 했더니 동화 나라에 다녀
오면 첫 인사가 "아빠 산타 할부지한테서 전화 왔어요?"다. 이거
영 아빠 체면이 말씀이 아니다. 달력을 가리키며 25일에 오신다
고 해 보지만 준열이는 조급하기만 한가보다. 그러다 나에게 전
화를 해 온 집사님께 본의 아니게 넋두리를 늘어놓곤 수화기를
준열이에게 바꿔 준다. 무슨 말을 나누었는지는 모르지만 준열이
의 기분이 좋다.
오늘도 준열인 산타 할부지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어린
준열이의 순수한 마음이 부럽다. 내 마음이 준열이의 마음을 조
금만 닮아진다면 좋겠다. 그러면 나도 산타 할부지께 전화를 할
텐데... 누구 산타 할부지 전화번호 아는 사람 있으면 내게 알
려 주실 분 없나요? 천국 전화번호 말고요~
천국 전화번호가 뭐냐고요? 아~ 66-3927이지요~ 성경66권에
구약 39권 신약27권 합해서 66-3927~
1997.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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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산타 할부지를 기다리는 그런 순수한 마음이 어른이 되어서라
도 지속되기를 아빠는 바래 본단다. 누구나 아름다운 동심을 가
지고 살아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니... 아빤 너의 순수함이 부
럽구나. 참! 준열아~ 너 말이야 산타 할부지 전화번호 알게 되면
아빠에게도 조금 알려 줄래?
^_^* 빙그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