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사랑하는 아들아

[아들아....106] 왜 울어요?

자오나눔 2007. 1. 15. 11:50
"너 이루와! 무릎꿇고 손들어!"
여섯살바기 준열이는 무릎을 꿇고 손들고 벌을 받고 있다. 벌
을 받아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듯 멀뚱멀뚱 날 쳐다보고 있
다. 화난 아빠의 고함소리에 그냥 무릎꿇고 손들고 있는 것이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내가 너무 버릇없이 준열이를 키우고
있지는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왜 그래!"라는 조카의 고함소리에 또 무슨 사고를 쳤나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고 지난다. 소리나는 쪽을 보니 식탁에 앉은
막내 조카와 준열이가 다투고 있다. 도시락 반찬을 하고 남은 햄
소시지를 준열이에게 주며 밥을 먹으라고 했나 보다. 그걸 막내
조카가 먹어 버리고 그 모습을 본 준열인 밥을 먹지 않은 채 눈
물이 글썽이고 있으니 힐난하는 소리였다.
점점 버릇이 없어진다는 누나의 소리가 가슴에 와 닿는다. 준
열이를 불러서 무릎을 꿇고 손을 들게 한 후 준열이를 내려다보
노라니 많은 생각이 날 할퀴고 지난다. 정말 내가 너무 귀엽게
키우기만 하지는 않았는가... 평상시 같으면 힘들다고 무릎으로
기어와 그만 하자고 할텐데 이번에는 아빠의 표정이 심각함을 느
꼈나 보다 아무 말없이 손을 들고 있다. 힘든 상태라 침대에 누
워 있으며 준열이에게 벌을 주고 있는 내 모습이 가슴 구석구석
을 후려 패고 있다. 나도 모르게 베개 깃을 적시고 있는 눈물을
훔칠 생각도 못하고 그냥 있었다. 그 모습을 준열이가 보았나 보
다. 무릎으로 다가오더니 작은 옷소매로 내 눈물을 닦아준다. 닦
으면 닦을수록 더 나오는 눈물은 무옌가...
준열이에게 손을 내리라 하고 씻고 양치질을 하고 오라고 하
니 금방 말을 듣는다. 준열이에겐 충격이었나 보다. 고함도 지르
지 않고 그냥 바라만 보며 눈물을 흘리는 아빠의 모습이 충격이
었나 보다. 세면을 하고 오더니 보고를 한다. "아빠 다 했어요.."
"그래 이루와라... 기도하고 오늘은 일찍 자자구나.." 준열이를 안
고 기도를 해 준 후 재운다. 아빤 아프니까 같이 안 잔다고 투정
부리던 준열이는 아무런 말도 않고 그냥 잔다. 마음이 답답하다.
준열이가 잠이 들은 것 같아서 난 책상 앞으로 와서 또 다시 작
업을 한다. 한참을 작업하고 있는데 누가 내 목에 매달린다. 준열
이다. 자지 않았나 보다. 모른 채 일을 해야 하는데 나도 모르게
준열이를 안아 준다. 준열이가 한마디한다. "아빠!" "응?" "아까
아빠 울었지요? 근데 왜 울었어요? 준열이가 말을 안 들어서요?"
"....." "아빠! 울지 말랬잖아욧!" "잉?" ^_^* 빙그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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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그래 세상은 말이야 항상 웃고만 사는 곳이 아니란다. 눈물도
흘리고, 화도 내고, 즐거워하기도 한단다. 얼마나 기쁨으로 살아
가려고 노력하는가가 중요하단다. 눈물도 없고 오로지 기쁨만 있
는 하늘나라가 우리에겐 준비되어 있잖니...
그래 우리 좋은 일만 생각하며 살아 가자구나...
오늘의 감사 제목은 뭐누?
"울 아빠 웃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어때? 좋다구?
이루와라 내새끼 와라락!!!
^_^* 빙그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