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그의 나이 40세. 59년생이니까 만으로 39세다. 지금까지
그의 지나온 과정은 너무나 순탄했다. 학교에선 언제나 우등생이
었고, 직장에서도 엘리트 사원이었다. 행복한 가정도 꾸렸다. 예
쁜 아내와 두 아이, 그리고 아담한 집.... 순조로운 삶, 가끔씩 나
가는 예배당... 모든 것이 그에게는 행복의 조건이었다. 단 그에게
는 험난한 과정이 없었기에 난관에 부딪쳤을 때 이겨 나갈 수 있
을까 하는 의구심이 가끔 들뿐이었다.
세상이 갑자기 변했다. 사람들도 덩달아 변하는 것 같다. 어수
선한 회사 분위기... 뭔가 불안하다. 그러기를 몇 개월 후 회사는
최종 부도를 내고 만다. 갑자기 닥친 실직... 그의 재능으로 금방
다른 회사에 취직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와 같은 실
직자들은 너무나 많았다. 각종 일간지, 주간지 등에서 오려 둔 구
인광고가 그의 주머니에 몇 개씩 들어 있다. 회사가 부도나서 실
직을 했다는 말을 듣고 빚쟁이들이 들이닥친다. 집을 살 때 부족
한 돈을 빌려서 샀던 것이다.
결국은 집을 팔아 빚을 갚고 작은 전세 집으로 이사를 한다.
갑자기 달라진 환경은 그의 가족들에게 또 하나의 벽이었다. 아
내가 같이 돈을 벌러 나가겠다고 하나 그에게는 용납이 되지 않
는다. 낙심 속에 한잔씩 하던 주량은 날마다 늘어만 간다. 아내와
아이들까지 그의 눈치를 봐야 하는 살얼음판 같은 분위기가 조성
되고 있었다. 어느 날 외출을 하고 온 그는 가족들에게 "작은 회
사에 직공으로 취직 되었다"고 한다. 너무나 기뻐하는 가족들...
새내기 직공이었지만, 몇푼되지 않는 작은 월급이지만 남편이, 아
빠가 취직이 된것만으로 그들은 한없이 기뻤다.
그는 작은 회사에 취직한지 두 달만에 또다시 실직을 한다.
가족들을 볼 면목이 없었다. 집에 들어갈 용기조차 나지 않았다.
가족이 기다리는 집이었지만 그들을 볼 면목이 없어서 들어갈 용
기가 생기지 않는다. 공원 벤치에 앉아 멍하게 잿빛 하늘을 바라
보고 있다. 공원엔 사람들이 상상외로 많다. 거의가 남자들이다.
저들도 나와 같은 신세구나라고 생각하니 명치끝이 아릿하게 아
파 온다.
문득 저들은 누구를 위해 살까? 아니.. 난 누구를 위해 사는
가? 세상 남편들은 누구를 위해 사는가? 라는 생각을 해 본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그는 아내에게 남편으로 인정받고, 자녀들
에게 아버지로 인정받기 위해 발버둥치며 사는 것 같다고 생각해
본다. 집에 들어갔는데 아내가 남편으로 인정해 주지 않고 냉랭
하게 대한다면... 아이들이 아빠를 아빠로 인정해 주지 않는다면...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정말 남편들은 아내와 자녀들에게 인정받
기 위해 악다구니하며 살아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갑자기
세상 남편들이 가엾다는 생각을 해 본다.
저녁 해가 콘크리트 숲에 위태롭게 걸려 있다. 이제는 돌아가
야 한다. 그러나 빈손으로 집으로 들어가기엔 너무나 초라했다.
아니... 마음속으로나마 어떤 결심을 하기 전에 들어가기엔 너무
나 자신이 없었다. 갑자기 멀리서 빨간 불이 켜진다. 교회 종탑에
있는 십자가에 불이 켜지는 모습이다. 수많은 예배당 중에 조금
일찍 불이 켜진 모습을 보고 그는 생각한다. 예배당에 가본 지도
무척 오래됐구나... 라고...
그는 자리를 털고 일어선다. 무작정 십자가의 불빛만 보고 걷
는다. 무언가 실마리가 보일 것 같았다. 작고 아담한 교회였다.
무척 오랜만에 무릎을 꿇어 봤다. 정말 오랜만에 오열을 터트려
봤다. 얼마나 울었을까... 가슴이 상쾌했다. 무엇이든 새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가족들에게도 당당하게 나타날 수 있을 것
같았다. 예배당을 나오는데 '땡그랑' 소리가 들려 온다. 두부... 두
부장사였다. 두부장사를 하고 싶었다.
집으로 돌아간 그는 가족들과 상의를 한다. 모처럼 예배당에
들렸고, 새로운 용기를 얻어 나오는데 두부 장사가 지나가더라
고... 두부 장사를 하면 잘할 것 같다는 용기가 생기더라고... 그리
하여 다음날 그들 가족은 새로운 사업가로 변신하기 위해 준비를
한다. 리어카를 산다. 양복은 장롱 깊이 걸어 두고 허름한 작업복
으로 교체를 한다. 두부 공장에 두부도 예약을 해 놨다. 벌써 밤
이 깊어 간다. 아내의 손이 그의 손을 잡으며 용기를 준다. "여
보... 저도 리어카 밀며 같이 다닐께요. 우리 조금 더 하다가 제가
직접 손 두부를 만들께요. 당신은 그 두부를 내다 팔도록 해요.."
갑자기 부자가 된 것 같았다. 아내가 너무 고마웠다. 그는 새로운
아침을 꿈꾸며 아내의 허리를 꼭 끌어 안아 본다. 정말 남편은
누구를 위해 사는가...? 라는 바보 같은 생각은 하지 않기로 하
며....
..........................................
아들아....
주위 어떤 것을 돌아보더라도 감사의 대상뿐이구나. 이 감사
를 느끼지 못하고 살아왔음을 고백해 본다. 작은 것에 감사할 수
있는 아빠가 되도록 할께... 감사가 감사를 낳거든... 우리 감사하
며 살지 않을래? 사랑한다 아들아... ^_^* 빙그레~
그의 지나온 과정은 너무나 순탄했다. 학교에선 언제나 우등생이
었고, 직장에서도 엘리트 사원이었다. 행복한 가정도 꾸렸다. 예
쁜 아내와 두 아이, 그리고 아담한 집.... 순조로운 삶, 가끔씩 나
가는 예배당... 모든 것이 그에게는 행복의 조건이었다. 단 그에게
는 험난한 과정이 없었기에 난관에 부딪쳤을 때 이겨 나갈 수 있
을까 하는 의구심이 가끔 들뿐이었다.
세상이 갑자기 변했다. 사람들도 덩달아 변하는 것 같다. 어수
선한 회사 분위기... 뭔가 불안하다. 그러기를 몇 개월 후 회사는
최종 부도를 내고 만다. 갑자기 닥친 실직... 그의 재능으로 금방
다른 회사에 취직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와 같은 실
직자들은 너무나 많았다. 각종 일간지, 주간지 등에서 오려 둔 구
인광고가 그의 주머니에 몇 개씩 들어 있다. 회사가 부도나서 실
직을 했다는 말을 듣고 빚쟁이들이 들이닥친다. 집을 살 때 부족
한 돈을 빌려서 샀던 것이다.
결국은 집을 팔아 빚을 갚고 작은 전세 집으로 이사를 한다.
갑자기 달라진 환경은 그의 가족들에게 또 하나의 벽이었다. 아
내가 같이 돈을 벌러 나가겠다고 하나 그에게는 용납이 되지 않
는다. 낙심 속에 한잔씩 하던 주량은 날마다 늘어만 간다. 아내와
아이들까지 그의 눈치를 봐야 하는 살얼음판 같은 분위기가 조성
되고 있었다. 어느 날 외출을 하고 온 그는 가족들에게 "작은 회
사에 직공으로 취직 되었다"고 한다. 너무나 기뻐하는 가족들...
새내기 직공이었지만, 몇푼되지 않는 작은 월급이지만 남편이, 아
빠가 취직이 된것만으로 그들은 한없이 기뻤다.
그는 작은 회사에 취직한지 두 달만에 또다시 실직을 한다.
가족들을 볼 면목이 없었다. 집에 들어갈 용기조차 나지 않았다.
가족이 기다리는 집이었지만 그들을 볼 면목이 없어서 들어갈 용
기가 생기지 않는다. 공원 벤치에 앉아 멍하게 잿빛 하늘을 바라
보고 있다. 공원엔 사람들이 상상외로 많다. 거의가 남자들이다.
저들도 나와 같은 신세구나라고 생각하니 명치끝이 아릿하게 아
파 온다.
문득 저들은 누구를 위해 살까? 아니.. 난 누구를 위해 사는
가? 세상 남편들은 누구를 위해 사는가? 라는 생각을 해 본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그는 아내에게 남편으로 인정받고, 자녀들
에게 아버지로 인정받기 위해 발버둥치며 사는 것 같다고 생각해
본다. 집에 들어갔는데 아내가 남편으로 인정해 주지 않고 냉랭
하게 대한다면... 아이들이 아빠를 아빠로 인정해 주지 않는다면...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정말 남편들은 아내와 자녀들에게 인정받
기 위해 악다구니하며 살아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갑자기
세상 남편들이 가엾다는 생각을 해 본다.
저녁 해가 콘크리트 숲에 위태롭게 걸려 있다. 이제는 돌아가
야 한다. 그러나 빈손으로 집으로 들어가기엔 너무나 초라했다.
아니... 마음속으로나마 어떤 결심을 하기 전에 들어가기엔 너무
나 자신이 없었다. 갑자기 멀리서 빨간 불이 켜진다. 교회 종탑에
있는 십자가에 불이 켜지는 모습이다. 수많은 예배당 중에 조금
일찍 불이 켜진 모습을 보고 그는 생각한다. 예배당에 가본 지도
무척 오래됐구나... 라고...
그는 자리를 털고 일어선다. 무작정 십자가의 불빛만 보고 걷
는다. 무언가 실마리가 보일 것 같았다. 작고 아담한 교회였다.
무척 오랜만에 무릎을 꿇어 봤다. 정말 오랜만에 오열을 터트려
봤다. 얼마나 울었을까... 가슴이 상쾌했다. 무엇이든 새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가족들에게도 당당하게 나타날 수 있을 것
같았다. 예배당을 나오는데 '땡그랑' 소리가 들려 온다. 두부... 두
부장사였다. 두부장사를 하고 싶었다.
집으로 돌아간 그는 가족들과 상의를 한다. 모처럼 예배당에
들렸고, 새로운 용기를 얻어 나오는데 두부 장사가 지나가더라
고... 두부 장사를 하면 잘할 것 같다는 용기가 생기더라고... 그리
하여 다음날 그들 가족은 새로운 사업가로 변신하기 위해 준비를
한다. 리어카를 산다. 양복은 장롱 깊이 걸어 두고 허름한 작업복
으로 교체를 한다. 두부 공장에 두부도 예약을 해 놨다. 벌써 밤
이 깊어 간다. 아내의 손이 그의 손을 잡으며 용기를 준다. "여
보... 저도 리어카 밀며 같이 다닐께요. 우리 조금 더 하다가 제가
직접 손 두부를 만들께요. 당신은 그 두부를 내다 팔도록 해요.."
갑자기 부자가 된 것 같았다. 아내가 너무 고마웠다. 그는 새로운
아침을 꿈꾸며 아내의 허리를 꼭 끌어 안아 본다. 정말 남편은
누구를 위해 사는가...? 라는 바보 같은 생각은 하지 않기로 하
며....
..........................................
아들아....
주위 어떤 것을 돌아보더라도 감사의 대상뿐이구나. 이 감사
를 느끼지 못하고 살아왔음을 고백해 본다. 작은 것에 감사할 수
있는 아빠가 되도록 할께... 감사가 감사를 낳거든... 우리 감사하
며 살지 않을래? 사랑한다 아들아... ^_^* 빙그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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