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을 고민 끝에 죽기로 결심을 한다.
그의 나이 43세 아직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살아 가야 할
그가 지금은 낙심을 하고 있다. 아니 죽음을 생각하고 있다. 언제
부터인가 그의 어깨가 쳐져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년 매출액이
70억이면 괜찮은 회사다. 그 회사를 운영하는 사장이었다. 얼마
전까지는 그에게 모두 사장님이라고 불러 주었고 그의 위치는 어
깨에 힘을 주어도 될 만큼 높아 있었다. IMF가 그렇게 무서운
가... 두 번의 연쇄 부도는 그의 모든 것을 앗아가 버렸다. 회사도
문을 닫았고, 집도 처분하여 빚을 갚았다. 아내도 아이들과 친정
으로 들어간지 오래다. 처가 집에 가면 언제나 기가 죽었다. 누가
뭐라고 하는 것도 아니었지만 아내와 자식들을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처갓집 식구에게는 미안함만 남아 있었다. 과거에 친하던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 보려고 해 보지만, 부도를 맞음으로 인해
그들에게 피해를 준 당사자기에 엄두도 내어 보지 못한다.
짐을 정리하며 지갑을 열어 보니 8만원이 들어 있었다. 그는
이 돈을 다 쓰고 죽기로 결심을 한다. 낮부터 이 약방, 저 방방을
배회하며 약을 모았다. 이제 지갑에는 7만 2천원이 남아 있다. 무
작정 달려 보고 싶었다. 택시를 타고남은 금액만큼 달리다 죽기
로 마음을 굳힌다. 지나는 택시를 잡아탄다. 택시가 고급차라 의
자가 포근하다. 아무 말없이 앉아 있으니 기사가 묻는다. "어디까
지 가세요?" "네 무작정 달려 주세요" 무거운 침묵이 흐른다. 차
창 밖으로 지나는 경치에도 아름다움이 없는 것 같다. 문득 택시
에 비치된 사진을 보니 운전사와 다르다. 이상하여 물어 보니 그
기사는 실직을 하여 친구 차를 빌려서 영업을 하고 있단다. 그러
다 보니 서로의 사정을 이야기하게 된다.
택시 기사가 그에게 한곳을 소개 해 주겠다고 한다. 대 재벌
회사에서 정리 해고된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가 상담 및 위로자가
되어 주는 곳이 있는데 가 볼 거냐고 묻는다. 그는 그러자고 말
을 한다. 얼마를 달렸을까 어느 커다란 공터에 다다른다. 이곳 저
곳에는 이슬을 피할 수 있는 장소가 만들어져 있다. 많은 사람들
이 몰려 있다. 저 사람들은 다 뭐냐고 물었더니 실직자들이라고
대답을 해 준다. 그는 택시비를 2천원 주고 그곳에 내렸다. 약간
의 설램이 생기는 걸 보고 그는 피식 웃어야만 했다. 8만원을 다
쓰고 죽으려고 했는데... 벌써 만원을 쓰고 7만원 남았는데... 설래
는 마음이 생기는 걸 보고 웃을 수밖에....
밤이 된다. 이곳 저곳에서 모여든 사람은 더욱 많아진다. 이곳
저곳에서 세상을 한탄하는 소리가 들린다. 누군가의 입에서 "어
이~ 오늘은 한잔 안하남?" 그 말이 끝나자 마자 서로의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상했다. 주머니를 뒤져서 나오는 건
겨우 동전 몇 푼이었다. 그것도 모두 나오는 게 아니라 몇 명뿐
이었다. 이상했다. 옆에 앉아 있던 사람에게 물어 보니 지금 이
사람이 400여명이 되는데 주머니에 백원 짜리 동전 한개 없는 사
람도 많다고 한다. 아마 주머니에 만원 짜리 지폐가 한 장이라도
있는 사람은 굉장한 부자라고 말한다.
갑자기 머리가 어지러웠다. 이런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게 이
해가 되지 않았다. 그는 그가 제일 힘들고 어려운 사람인줄 알았
다. 그런데 그 자리에선 그가 제일 부자였다. 단돈 7만원을 가진
자기가 가장 부자라는 걸 깨닫곤 그는 반성을 한다. 그 자리에서
그대로 일어나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한다. 지나온 과정부터 지금
까지... 그리고 죽으려고 했던 그 순간까지.... 옆에서 안 들린다며
신문지로 나팔을 만들어 준다. 그는 다시 말을 한다. "여러분! 죄
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오늘 제게 있는 이걸로 우리 막걸
리나 사다가 거나하게 취해 봅시다. 저도 내일 부턴 다시 시작하
렵니다. 무엇이던지 해 보렵니다. 이젠 죽는다는 생각은 하지 않
으렵니다. 감사합니다..." 넙죽 절을 하는 그에게 모두가 기립 박
수를 쳐준다. 그날 밤은 거나하게 파티가 벌어졌다. 수많은 사연
들을 안주 삼아서...
그는 새벽 이슬이 내릴 무렵 조용히 일어나 옷을 입는다. 곁
에 누워 있던 하룻밤 동료가 고개를 끄덕이며 악수를 청한다. 말
없는 사나이들의 손엔 뜨거운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는 주머니
에 남아 있던 동전을 털어 버스를 탄다. 그대로 처가 집으로 가
서 대문을 두드린다. 놀란 가족들... 그는 그들에게 말을 한다. 지
금부터 동네를 돌아다니며 폐지를 줍겠노라고.... 자신 있다고...
처갓집 마당에 있던 작은 리어카를 잡는 그의 손엔 불끈 힘이 들
어간다. 대문을 나서는 그의 등이 한없이 넓고 든든해 보인다. 그
를 바라보는 가족들의 가슴엔 새로운 용기가 생긴다. 이제는 금
방 재기 할거라는 믿음이 생긴다. 흐르는 눈물을 닦지도 않고 그
가 리어카를 끌고 나간 대문 밖을 바라만 보고 있다. 마치 망부
석이라도 된 것처럼... 그리곤 다짐을 한다. 내일 부턴 남편을 따
라 같이 나서리라고....
................................
아들아...
가장의 위치라는 게 저렇게 소중한 것임을 새삼 깨닫는단다.
때론 가슴으로 울면서 겉으론 웃어야 하는 가장들...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나는 가장들에게 우리 파이팅 한 번 외칠까?
"힘내세요! 아자! 아자! 아자! 파이팅!!!"
^_^* 빙그레~
그의 나이 43세 아직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살아 가야 할
그가 지금은 낙심을 하고 있다. 아니 죽음을 생각하고 있다. 언제
부터인가 그의 어깨가 쳐져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년 매출액이
70억이면 괜찮은 회사다. 그 회사를 운영하는 사장이었다. 얼마
전까지는 그에게 모두 사장님이라고 불러 주었고 그의 위치는 어
깨에 힘을 주어도 될 만큼 높아 있었다. IMF가 그렇게 무서운
가... 두 번의 연쇄 부도는 그의 모든 것을 앗아가 버렸다. 회사도
문을 닫았고, 집도 처분하여 빚을 갚았다. 아내도 아이들과 친정
으로 들어간지 오래다. 처가 집에 가면 언제나 기가 죽었다. 누가
뭐라고 하는 것도 아니었지만 아내와 자식들을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처갓집 식구에게는 미안함만 남아 있었다. 과거에 친하던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 보려고 해 보지만, 부도를 맞음으로 인해
그들에게 피해를 준 당사자기에 엄두도 내어 보지 못한다.
짐을 정리하며 지갑을 열어 보니 8만원이 들어 있었다. 그는
이 돈을 다 쓰고 죽기로 결심을 한다. 낮부터 이 약방, 저 방방을
배회하며 약을 모았다. 이제 지갑에는 7만 2천원이 남아 있다. 무
작정 달려 보고 싶었다. 택시를 타고남은 금액만큼 달리다 죽기
로 마음을 굳힌다. 지나는 택시를 잡아탄다. 택시가 고급차라 의
자가 포근하다. 아무 말없이 앉아 있으니 기사가 묻는다. "어디까
지 가세요?" "네 무작정 달려 주세요" 무거운 침묵이 흐른다. 차
창 밖으로 지나는 경치에도 아름다움이 없는 것 같다. 문득 택시
에 비치된 사진을 보니 운전사와 다르다. 이상하여 물어 보니 그
기사는 실직을 하여 친구 차를 빌려서 영업을 하고 있단다. 그러
다 보니 서로의 사정을 이야기하게 된다.
택시 기사가 그에게 한곳을 소개 해 주겠다고 한다. 대 재벌
회사에서 정리 해고된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가 상담 및 위로자가
되어 주는 곳이 있는데 가 볼 거냐고 묻는다. 그는 그러자고 말
을 한다. 얼마를 달렸을까 어느 커다란 공터에 다다른다. 이곳 저
곳에는 이슬을 피할 수 있는 장소가 만들어져 있다. 많은 사람들
이 몰려 있다. 저 사람들은 다 뭐냐고 물었더니 실직자들이라고
대답을 해 준다. 그는 택시비를 2천원 주고 그곳에 내렸다. 약간
의 설램이 생기는 걸 보고 그는 피식 웃어야만 했다. 8만원을 다
쓰고 죽으려고 했는데... 벌써 만원을 쓰고 7만원 남았는데... 설래
는 마음이 생기는 걸 보고 웃을 수밖에....
밤이 된다. 이곳 저곳에서 모여든 사람은 더욱 많아진다. 이곳
저곳에서 세상을 한탄하는 소리가 들린다. 누군가의 입에서 "어
이~ 오늘은 한잔 안하남?" 그 말이 끝나자 마자 서로의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상했다. 주머니를 뒤져서 나오는 건
겨우 동전 몇 푼이었다. 그것도 모두 나오는 게 아니라 몇 명뿐
이었다. 이상했다. 옆에 앉아 있던 사람에게 물어 보니 지금 이
사람이 400여명이 되는데 주머니에 백원 짜리 동전 한개 없는 사
람도 많다고 한다. 아마 주머니에 만원 짜리 지폐가 한 장이라도
있는 사람은 굉장한 부자라고 말한다.
갑자기 머리가 어지러웠다. 이런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게 이
해가 되지 않았다. 그는 그가 제일 힘들고 어려운 사람인줄 알았
다. 그런데 그 자리에선 그가 제일 부자였다. 단돈 7만원을 가진
자기가 가장 부자라는 걸 깨닫곤 그는 반성을 한다. 그 자리에서
그대로 일어나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한다. 지나온 과정부터 지금
까지... 그리고 죽으려고 했던 그 순간까지.... 옆에서 안 들린다며
신문지로 나팔을 만들어 준다. 그는 다시 말을 한다. "여러분! 죄
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오늘 제게 있는 이걸로 우리 막걸
리나 사다가 거나하게 취해 봅시다. 저도 내일 부턴 다시 시작하
렵니다. 무엇이던지 해 보렵니다. 이젠 죽는다는 생각은 하지 않
으렵니다. 감사합니다..." 넙죽 절을 하는 그에게 모두가 기립 박
수를 쳐준다. 그날 밤은 거나하게 파티가 벌어졌다. 수많은 사연
들을 안주 삼아서...
그는 새벽 이슬이 내릴 무렵 조용히 일어나 옷을 입는다. 곁
에 누워 있던 하룻밤 동료가 고개를 끄덕이며 악수를 청한다. 말
없는 사나이들의 손엔 뜨거운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는 주머니
에 남아 있던 동전을 털어 버스를 탄다. 그대로 처가 집으로 가
서 대문을 두드린다. 놀란 가족들... 그는 그들에게 말을 한다. 지
금부터 동네를 돌아다니며 폐지를 줍겠노라고.... 자신 있다고...
처갓집 마당에 있던 작은 리어카를 잡는 그의 손엔 불끈 힘이 들
어간다. 대문을 나서는 그의 등이 한없이 넓고 든든해 보인다. 그
를 바라보는 가족들의 가슴엔 새로운 용기가 생긴다. 이제는 금
방 재기 할거라는 믿음이 생긴다. 흐르는 눈물을 닦지도 않고 그
가 리어카를 끌고 나간 대문 밖을 바라만 보고 있다. 마치 망부
석이라도 된 것처럼... 그리곤 다짐을 한다. 내일 부턴 남편을 따
라 같이 나서리라고....
................................
아들아...
가장의 위치라는 게 저렇게 소중한 것임을 새삼 깨닫는단다.
때론 가슴으로 울면서 겉으론 웃어야 하는 가장들...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나는 가장들에게 우리 파이팅 한 번 외칠까?
"힘내세요! 아자! 아자! 아자! 파이팅!!!"
^_^* 빙그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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