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사랑하는 아들아

[아들아...164] 색종이.

자오나눔 2007. 1. 15. 12:41
       준열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아침이면 더  바빠진 것 같
  다. 연일  학교에서  배운  것을 자랑하느라고 준열이의   오후는
  제법 바쁘다. '우리들은   1학년'과 '아빠와 크레파스'를 배워  와
  서 재롱을 피우는 모습을 보노라면,  이래서  자식을 낳고 키우는
  가 보다라는 생각을 해   본다.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말도 있지
  만,  그  말은 자녀가 없는 사람을   위로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왜냐면 부모 사랑은   내리 사랑이라고 하는  말을
  나는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식을 키우다 보면  좋은 일만 있으라는 법은 없는
  가 보다. 변함없는 노래 소리와 함께  준열이가 집으로 들어온다.
  방문을 열고  "아빠 학교에  다녀왔습니다"라고 인사를 한 후, 바
  로  냉장고로 달려간다. 냉장고 문을 열고  우유에 네스퀵을 타서
  맛있게 마시고  있다.  자식이  무엇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는  
  부모들의 마음은 이렇게  흐뭇한가 보다. 요즘   아이들은 학교에
  서  다녀오면,  부모님들께 인사를 하는 것 보다   냉장고에게 먼
  저 인사를 한다던데,  아빠부터 찾아 인사를  하는 녀석이 대견해
  보이기도 한다.

       우유를 다 마신 녀석이 책가방을 열더니 이것저것을 자랑하
  고 있다. 알림장   노트에 직접 써  온 내용을  보여주며  자랑을
  한다.  그러더니 예쁜 색종이  한 뭉치를  꺼내  놓더니 종이학을
  접고 있다. 대충 눈짐작으로 50여장은 될 것 같다. 갑자기 가슴이
  덜컥  내려앉음을  느낀다. 며칠 전에   색종이 세 묶음을 사  준
  것은 벌써   다 사용했는데...  준열이를 불러  조용히 물어 본다.  
  내 표정이 굳어 있음을 느낀  준열인 금새  긴장한다. 어느새  무
  서운 아빠로 자리 잡아 버린  내 자
     신이 서글프다. "아들.   이 색종이 어디서 났어요?"   "친구가
  줬어요" "정말? 선생님께 전화 해 본다?" 금새  눈물을  보이면서
  "하지 마세요 아빠..."

       갑자기 무슨   단서를 잡은 수사관처럼   나는 준열이 담임
  선생님께 전화를 하고 있었다. 절망에 빠진   아들 녀석을 바라보
  며 기세 좋게 말이다. 이거 내가 아빠가 맞는지... "선생님 준열이  
  아빠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네 선생님... 준열이가 색종이
  를 50여장  가져왔는데  아무래도 학급 비품인거 같아서요..." "준
  열이 좀 바꿔 주세요." "네..." 준열이에게 수화기를  건내 주자 끝
  내 울음을 터트리며 "선생님 미안해요..." "네.." "네... 준호가요 선
  경이랑  나한테 색종이 주고  다 가져 갔어요.."  "네..." 울먹이던
  준열이가 내게 수화기를 건내 준다. "네   선생님.. 죄송합니다." "
  아니에요... 아이들이 캐비닛을 열고  색종이를  가져가서  만들기
  를 했나   봐요..." 네.." "아직은 그런   것이 나쁜 짓이라는 것을
  모르고  합니다. 내일은  잘  설명을 해 줄 테니 너무   야단치지
  마세요.." 네 선생님 죄송합니다."

       수화기를 내려놓고 준열이를  바라본다.  녀석은 겁에  질려
  있다. 이거 내가  아들이 겁에 질려 있는  모습을  즐기고 있지는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준열이에게  남의  물건을 가져오면 안
  된다고 설명을   해 준다. 그랬더니 녀석은  자기가  선생님의 색
  종이를  가져 온게 아니라   준호가 가져 왔는데 왜 자기를 혼내
  느냐고 묻는다. 난  친구가  나쁜 짓을 하려는데 아무  말하지 않
  고 있는 것도 나쁘다는 궁색한 변명을 하면서,  그 물건을 준다고  
  받아 온 것도 나쁘다고 한다. 우리가 약속 한대로   나쁜 짓을 했
  으니 매를 맞으라고   한다. 결국 녀석과 절충을 하여  손바닥 다
  섯 대를 맞는 것으로 끝난다.

       아빠가 무서워 울지도   못하고 무릎만 꿇고 있다.   비디오
  를 틀어 주면서 보라고  했더니 금새 텔레비전 앞에 앉아 깔깔거
  리며 보고 있다.   아들 녀석을 보며 내 교육  방법이  잘못 되지
  는  않았는가 생각을  해  본다. 아들을 때린  대신에  내 손바닥
  을 내  주며 아들에게 때리라고 할걸...   이라는 생각이 하루종일
  내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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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아...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알게  모르게 많은  죄를 짓게 된단
  다. 그런  삶속에서  자기의 잘못을  깨닫고 더 이상   실수를 하
  지 않아야 하는데,   끝까지 자기의 잘못을 모르고   살아가는 경
  우가 참  많아요. 아들아...  아빠는 말이야... '예쁜 자식일수록 때
  려서 키우라'는 말을 수긍하는 사람이란다. 잠언에도 '아이를  훈
  계하지 아니치 말라 채찍으로  그를 때릴지라도 죽지 아니하리라
  그를  채찍으로  때리면 그 영혼을 음부에서 구원하리라'고 말씀
  하고 있잖니....  아빠는 아들을 사랑
     한단다. 그러나   미안한 마음이   앞서는구나. 사랑한다 아들
  아...
       99/3/23
       부천에서 나눔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