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열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아침이면 더 바빠진 것 같
다. 연일 학교에서 배운 것을 자랑하느라고 준열이의 오후는
제법 바쁘다. '우리들은 1학년'과 '아빠와 크레파스'를 배워 와
서 재롱을 피우는 모습을 보노라면, 이래서 자식을 낳고 키우는
가 보다라는 생각을 해 본다.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말도 있지
만, 그 말은 자녀가 없는 사람을 위로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왜냐면 부모 사랑은 내리 사랑이라고 하는 말을
나는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식을 키우다 보면 좋은 일만 있으라는 법은 없는
가 보다. 변함없는 노래 소리와 함께 준열이가 집으로 들어온다.
방문을 열고 "아빠 학교에 다녀왔습니다"라고 인사를 한 후, 바
로 냉장고로 달려간다. 냉장고 문을 열고 우유에 네스퀵을 타서
맛있게 마시고 있다. 자식이 무엇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는
부모들의 마음은 이렇게 흐뭇한가 보다. 요즘 아이들은 학교에
서 다녀오면, 부모님들께 인사를 하는 것 보다 냉장고에게 먼
저 인사를 한다던데, 아빠부터 찾아 인사를 하는 녀석이 대견해
보이기도 한다.
우유를 다 마신 녀석이 책가방을 열더니 이것저것을 자랑하
고 있다. 알림장 노트에 직접 써 온 내용을 보여주며 자랑을
한다. 그러더니 예쁜 색종이 한 뭉치를 꺼내 놓더니 종이학을
접고 있다. 대충 눈짐작으로 50여장은 될 것 같다. 갑자기 가슴이
덜컥 내려앉음을 느낀다. 며칠 전에 색종이 세 묶음을 사 준
것은 벌써 다 사용했는데... 준열이를 불러 조용히 물어 본다.
내 표정이 굳어 있음을 느낀 준열인 금새 긴장한다. 어느새 무
서운 아빠로 자리 잡아 버린 내 자
신이 서글프다. "아들. 이 색종이 어디서 났어요?" "친구가
줬어요" "정말? 선생님께 전화 해 본다?" 금새 눈물을 보이면서
"하지 마세요 아빠..."
갑자기 무슨 단서를 잡은 수사관처럼 나는 준열이 담임
선생님께 전화를 하고 있었다. 절망에 빠진 아들 녀석을 바라보
며 기세 좋게 말이다. 이거 내가 아빠가 맞는지... "선생님 준열이
아빠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네 선생님... 준열이가 색종이
를 50여장 가져왔는데 아무래도 학급 비품인거 같아서요..." "준
열이 좀 바꿔 주세요." "네..." 준열이에게 수화기를 건내 주자 끝
내 울음을 터트리며 "선생님 미안해요..." "네.." "네... 준호가요 선
경이랑 나한테 색종이 주고 다 가져 갔어요.." "네..." 울먹이던
준열이가 내게 수화기를 건내 준다. "네 선생님.. 죄송합니다." "
아니에요... 아이들이 캐비닛을 열고 색종이를 가져가서 만들기
를 했나 봐요..." 네.." "아직은 그런 것이 나쁜 짓이라는 것을
모르고 합니다. 내일은 잘 설명을 해 줄 테니 너무 야단치지
마세요.." 네 선생님 죄송합니다."
수화기를 내려놓고 준열이를 바라본다. 녀석은 겁에 질려
있다. 이거 내가 아들이 겁에 질려 있는 모습을 즐기고 있지는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준열이에게 남의 물건을 가져오면 안
된다고 설명을 해 준다. 그랬더니 녀석은 자기가 선생님의 색
종이를 가져 온게 아니라 준호가 가져 왔는데 왜 자기를 혼내
느냐고 묻는다. 난 친구가 나쁜 짓을 하려는데 아무 말하지 않
고 있는 것도 나쁘다는 궁색한 변명을 하면서, 그 물건을 준다고
받아 온 것도 나쁘다고 한다. 우리가 약속 한대로 나쁜 짓을 했
으니 매를 맞으라고 한다. 결국 녀석과 절충을 하여 손바닥 다
섯 대를 맞는 것으로 끝난다.
아빠가 무서워 울지도 못하고 무릎만 꿇고 있다. 비디오
를 틀어 주면서 보라고 했더니 금새 텔레비전 앞에 앉아 깔깔거
리며 보고 있다. 아들 녀석을 보며 내 교육 방법이 잘못 되지
는 않았는가 생각을 해 본다. 아들을 때린 대신에 내 손바닥
을 내 주며 아들에게 때리라고 할걸... 이라는 생각이 하루종일
내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었다.
----------------------------------
아들아...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알게 모르게 많은 죄를 짓게 된단
다. 그런 삶속에서 자기의 잘못을 깨닫고 더 이상 실수를 하
지 않아야 하는데, 끝까지 자기의 잘못을 모르고 살아가는 경
우가 참 많아요. 아들아... 아빠는 말이야... '예쁜 자식일수록 때
려서 키우라'는 말을 수긍하는 사람이란다. 잠언에도 '아이를 훈
계하지 아니치 말라 채찍으로 그를 때릴지라도 죽지 아니하리라
그를 채찍으로 때리면 그 영혼을 음부에서 구원하리라'고 말씀
하고 있잖니.... 아빠는 아들을 사랑
한단다. 그러나 미안한 마음이 앞서는구나. 사랑한다 아들
아...
99/3/23
부천에서 나눔이가
다. 연일 학교에서 배운 것을 자랑하느라고 준열이의 오후는
제법 바쁘다. '우리들은 1학년'과 '아빠와 크레파스'를 배워 와
서 재롱을 피우는 모습을 보노라면, 이래서 자식을 낳고 키우는
가 보다라는 생각을 해 본다.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말도 있지
만, 그 말은 자녀가 없는 사람을 위로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왜냐면 부모 사랑은 내리 사랑이라고 하는 말을
나는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식을 키우다 보면 좋은 일만 있으라는 법은 없는
가 보다. 변함없는 노래 소리와 함께 준열이가 집으로 들어온다.
방문을 열고 "아빠 학교에 다녀왔습니다"라고 인사를 한 후, 바
로 냉장고로 달려간다. 냉장고 문을 열고 우유에 네스퀵을 타서
맛있게 마시고 있다. 자식이 무엇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는
부모들의 마음은 이렇게 흐뭇한가 보다. 요즘 아이들은 학교에
서 다녀오면, 부모님들께 인사를 하는 것 보다 냉장고에게 먼
저 인사를 한다던데, 아빠부터 찾아 인사를 하는 녀석이 대견해
보이기도 한다.
우유를 다 마신 녀석이 책가방을 열더니 이것저것을 자랑하
고 있다. 알림장 노트에 직접 써 온 내용을 보여주며 자랑을
한다. 그러더니 예쁜 색종이 한 뭉치를 꺼내 놓더니 종이학을
접고 있다. 대충 눈짐작으로 50여장은 될 것 같다. 갑자기 가슴이
덜컥 내려앉음을 느낀다. 며칠 전에 색종이 세 묶음을 사 준
것은 벌써 다 사용했는데... 준열이를 불러 조용히 물어 본다.
내 표정이 굳어 있음을 느낀 준열인 금새 긴장한다. 어느새 무
서운 아빠로 자리 잡아 버린 내 자
신이 서글프다. "아들. 이 색종이 어디서 났어요?" "친구가
줬어요" "정말? 선생님께 전화 해 본다?" 금새 눈물을 보이면서
"하지 마세요 아빠..."
갑자기 무슨 단서를 잡은 수사관처럼 나는 준열이 담임
선생님께 전화를 하고 있었다. 절망에 빠진 아들 녀석을 바라보
며 기세 좋게 말이다. 이거 내가 아빠가 맞는지... "선생님 준열이
아빠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네 선생님... 준열이가 색종이
를 50여장 가져왔는데 아무래도 학급 비품인거 같아서요..." "준
열이 좀 바꿔 주세요." "네..." 준열이에게 수화기를 건내 주자 끝
내 울음을 터트리며 "선생님 미안해요..." "네.." "네... 준호가요 선
경이랑 나한테 색종이 주고 다 가져 갔어요.." "네..." 울먹이던
준열이가 내게 수화기를 건내 준다. "네 선생님.. 죄송합니다." "
아니에요... 아이들이 캐비닛을 열고 색종이를 가져가서 만들기
를 했나 봐요..." 네.." "아직은 그런 것이 나쁜 짓이라는 것을
모르고 합니다. 내일은 잘 설명을 해 줄 테니 너무 야단치지
마세요.." 네 선생님 죄송합니다."
수화기를 내려놓고 준열이를 바라본다. 녀석은 겁에 질려
있다. 이거 내가 아들이 겁에 질려 있는 모습을 즐기고 있지는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준열이에게 남의 물건을 가져오면 안
된다고 설명을 해 준다. 그랬더니 녀석은 자기가 선생님의 색
종이를 가져 온게 아니라 준호가 가져 왔는데 왜 자기를 혼내
느냐고 묻는다. 난 친구가 나쁜 짓을 하려는데 아무 말하지 않
고 있는 것도 나쁘다는 궁색한 변명을 하면서, 그 물건을 준다고
받아 온 것도 나쁘다고 한다. 우리가 약속 한대로 나쁜 짓을 했
으니 매를 맞으라고 한다. 결국 녀석과 절충을 하여 손바닥 다
섯 대를 맞는 것으로 끝난다.
아빠가 무서워 울지도 못하고 무릎만 꿇고 있다. 비디오
를 틀어 주면서 보라고 했더니 금새 텔레비전 앞에 앉아 깔깔거
리며 보고 있다. 아들 녀석을 보며 내 교육 방법이 잘못 되지
는 않았는가 생각을 해 본다. 아들을 때린 대신에 내 손바닥
을 내 주며 아들에게 때리라고 할걸... 이라는 생각이 하루종일
내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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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알게 모르게 많은 죄를 짓게 된단
다. 그런 삶속에서 자기의 잘못을 깨닫고 더 이상 실수를 하
지 않아야 하는데, 끝까지 자기의 잘못을 모르고 살아가는 경
우가 참 많아요. 아들아... 아빠는 말이야... '예쁜 자식일수록 때
려서 키우라'는 말을 수긍하는 사람이란다. 잠언에도 '아이를 훈
계하지 아니치 말라 채찍으로 그를 때릴지라도 죽지 아니하리라
그를 채찍으로 때리면 그 영혼을 음부에서 구원하리라'고 말씀
하고 있잖니.... 아빠는 아들을 사랑
한단다. 그러나 미안한 마음이 앞서는구나. 사랑한다 아들
아...
99/3/23
부천에서 나눔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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