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열이와 식목일 행사를 했었다. 작은 화분에 꽃씨를 뿌려 물
을 흠뻑 준 다음에 창문틀에 올려놓고는 깜박 잊고 있었다. 나는
그걸 잊고 있었는데 준열이는 그걸 잊지 않고 매일 창문을 열고
화분을 관찰하고 있었던가 보다. 하루는 준열이가 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오더니 작은 화분을 가지고 오면서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
다.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니 마치 귀한 보물을 발견한 사람처
럼 기쁨에 차 있다. 화분을 보니 연 노란 싹이 가냘프게 올라오
고 있었다.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준열이와
화분에 물을 주곤 다시 창문틀에 올려놓았다.
그런데... 이 녀석은 틈만 나면 화분에 물을 준답시고 법석댄
다. 물을 너무 자주 주면 싹이 썩어 죽는다고 해 보지만 그녀석
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가 보다. 아무래도 자기 명까지 살지 못하
고 죽을 것 같다. 냉장고 문을 열고 물병을 꺼내 식탁에 올려놓
았다. 컵도 두 개 가지고 와서 식탁에 올려놓고는 준열이를 불렀
다.
"아들!"
"네?"
"이리 와 봐라~"
쪼르르 달려온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은 작은 몸이 내 곁에
앉는다.
"아들~ 아빠랑 짠~! 한 번 할까?" 녀석과 물 한 컵씩 따라서
부라보를 한다. 난 벌컥거리며 물 한 컵을 다 마신다. 준열이 녀
석은 조금 마시다가 그만 마신단다.
아빠의 독선으로 물을 마시게 한다. 아이는 아빠의 눈치를 보
며 물 한 컵을 다 마신다. 난 속으로 씽긋 웃곤 다시 물 한 컵을
따라 주며 또 마시라고 한다. 준열이 녀석 갑자기 심각해진다. 울
먹거리는 눈에는 어느새 이슬이 맺힌다. 모른 체 하며 물을 더
마시라고 엄포(?)를 놓는다. 결국 조금 더 마시던 준열이는 울음
보를 터트린다. 물 컵을 받아 쥐고 화분을 가져오라고 했다. 화분
에 있는 싹을 준열이에게 비유를 했다.
"아들도 먹기 싫은 물을 계속 먹으라니까 힘들지?"
"네..."
"저 싹도 준열이가 계속 물 먹이면 준열이처럼 힘들어하고 그
러다가 배가 불러서 아파 죽어요. 그러면 저 싹은 썩어서 냄새가
나는데 계속 물만 줄거야?"
"......"
"아들~!"
"네.."
"이리 와 바라..."
준열이를 안고 한참을 기도해 준다. 아비의 방법이 서툴러서
아이에게 상처가 되지 않기를 바라며...
며칠 동안 화분에 눈길도 주지 않는 것 같다. 아무래도 마음
에 상처가 됐나 보다. 학교에서 수업을 마치면 나눔 사무실로 와
서 도복으로 갈아입고 도장에 간다. 옷을 갈아입는 녀석에게 왜
화분에 물을 안 주느냐고 물었더니 예배 드리는 날에만 물을 주
기로 했단다. 화분의 화초가 잘 자라서 화사한 꽃을 피웠으면 좋
겠다. 덩달아 아이의 꿈도 새록새록 자라났으면 더욱 좋겠다.
---------------------------
아들아...
앙상하던 가지들이 푸른 옷을 입고 나니 보기가 참 좋구나.
그치? 우리 준열이도 언제나 푸르게 자라났으면 좋겠구나. 언제
나 건강하고, 착하게 자랐으면 좋겠다. 날씨가 참 덥다 그치? 오
늘은 선풍기를 꺼내야 할 것 같아. 아빠랑 선풍기를 꺼내어 조립
이나 해 볼까?
사랑한다 아들아... ^_^* 빙그레~
99/4/24
을 흠뻑 준 다음에 창문틀에 올려놓고는 깜박 잊고 있었다. 나는
그걸 잊고 있었는데 준열이는 그걸 잊지 않고 매일 창문을 열고
화분을 관찰하고 있었던가 보다. 하루는 준열이가 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오더니 작은 화분을 가지고 오면서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
다.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니 마치 귀한 보물을 발견한 사람처
럼 기쁨에 차 있다. 화분을 보니 연 노란 싹이 가냘프게 올라오
고 있었다.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준열이와
화분에 물을 주곤 다시 창문틀에 올려놓았다.
그런데... 이 녀석은 틈만 나면 화분에 물을 준답시고 법석댄
다. 물을 너무 자주 주면 싹이 썩어 죽는다고 해 보지만 그녀석
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가 보다. 아무래도 자기 명까지 살지 못하
고 죽을 것 같다. 냉장고 문을 열고 물병을 꺼내 식탁에 올려놓
았다. 컵도 두 개 가지고 와서 식탁에 올려놓고는 준열이를 불렀
다.
"아들!"
"네?"
"이리 와 봐라~"
쪼르르 달려온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은 작은 몸이 내 곁에
앉는다.
"아들~ 아빠랑 짠~! 한 번 할까?" 녀석과 물 한 컵씩 따라서
부라보를 한다. 난 벌컥거리며 물 한 컵을 다 마신다. 준열이 녀
석은 조금 마시다가 그만 마신단다.
아빠의 독선으로 물을 마시게 한다. 아이는 아빠의 눈치를 보
며 물 한 컵을 다 마신다. 난 속으로 씽긋 웃곤 다시 물 한 컵을
따라 주며 또 마시라고 한다. 준열이 녀석 갑자기 심각해진다. 울
먹거리는 눈에는 어느새 이슬이 맺힌다. 모른 체 하며 물을 더
마시라고 엄포(?)를 놓는다. 결국 조금 더 마시던 준열이는 울음
보를 터트린다. 물 컵을 받아 쥐고 화분을 가져오라고 했다. 화분
에 있는 싹을 준열이에게 비유를 했다.
"아들도 먹기 싫은 물을 계속 먹으라니까 힘들지?"
"네..."
"저 싹도 준열이가 계속 물 먹이면 준열이처럼 힘들어하고 그
러다가 배가 불러서 아파 죽어요. 그러면 저 싹은 썩어서 냄새가
나는데 계속 물만 줄거야?"
"......"
"아들~!"
"네.."
"이리 와 바라..."
준열이를 안고 한참을 기도해 준다. 아비의 방법이 서툴러서
아이에게 상처가 되지 않기를 바라며...
며칠 동안 화분에 눈길도 주지 않는 것 같다. 아무래도 마음
에 상처가 됐나 보다. 학교에서 수업을 마치면 나눔 사무실로 와
서 도복으로 갈아입고 도장에 간다. 옷을 갈아입는 녀석에게 왜
화분에 물을 안 주느냐고 물었더니 예배 드리는 날에만 물을 주
기로 했단다. 화분의 화초가 잘 자라서 화사한 꽃을 피웠으면 좋
겠다. 덩달아 아이의 꿈도 새록새록 자라났으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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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앙상하던 가지들이 푸른 옷을 입고 나니 보기가 참 좋구나.
그치? 우리 준열이도 언제나 푸르게 자라났으면 좋겠구나. 언제
나 건강하고, 착하게 자랐으면 좋겠다. 날씨가 참 덥다 그치? 오
늘은 선풍기를 꺼내야 할 것 같아. 아빠랑 선풍기를 꺼내어 조립
이나 해 볼까?
사랑한다 아들아... ^_^* 빙그레~
99/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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