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도 사랑이라는 단어를 아름답게 사용할 때가 있었다. 비
록 잊어야 하고 잊혀져 가야 할 과거지만 소중한 사랑이었던 것
같다. 나의 모든 것은 그녀에게 맞춰져 있었다. 내가 노력하는 모
습도 그녀가 기뻐했기에 당당하게 보일 수 있었는가 보다. 할
수만 있다면 그녀를 작은 인형으로 만들어 품안에 안고 다니고
싶었다. 나의 심장 소리를 가장 잘 들을 수 있는 자리에 예쁜 주
머니를 만들어 그녀를 넣고 다니고 싶었다. 그녀에게 나의 심장
이 뛰는 소리를 들려주고 싶었다. 내가 얼마나 그녀를 사랑하는
지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어찌 보면 바보 같은 생각이었지만 그
만큼 그녀를 사랑했었던가 보다. 세월이 참 빠르다. 이젠 그 소중
했던 순간들이 추억의 책갈피 속으로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아들래미를 잘 안아 준다. 내 품에 꼭 안아 준다. 몸이
불편한 아빠라고 잘 오지도 않을 뿐더러 같이 잠을 잘 기회가 별
로 없었다. 내 아들이었지만 남의 아들 보는 입장으로 살아왔던
지난날이다. 많은 가슴앓이를 했었다. 그러다 아들래미가 내 곁에
오기라도 하면 어김없이 꼭 안아 내 가슴에 얼굴을 묻게 했다.
아빠의 심장 소리를 들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느 책에서 읽
은 구절이 생각났다. 엄마가 아기를 품에 안고 젖을 먹일 때 엄
마의 심장 소리를 듣는 아이의 얼굴은 그렇게 평온하다는 것이었
다. 몸이 불편하기에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단지
아이에게 아빠의 심장 소리를 들려주고 싶음이 너무나 컸던 것
같다. 아들래미를 품에 안아 보려면 이제는 안기지 않으려고 한
다. 며칠 전에 초등학교에 들어가더니 다 컸다고 생각하나 보다.
내가 들었던 어머님의 심장 소리는 눈물이 흐르는 소리였다.
제법 머리가 굵어졌을 때 무슨 잘못을 하여 아버님께 엄청 두들
겨 맞을 때가 있었다. 말리시던 어머님도 저쪽으로 밀려 쓰러지
고... 결국 아버님은 화술을 한잔하시러 가고... 난 어머님의 품에
안겨 서럽게 울었던 기억이 새롭다. 그때 어머님의 심장 소리는
눈물이 흐르는 소리였다. 지금 어른이 되어 그 소리를 생각하고
있다. 이제는 듣고 싶어도 듣지 못하는 소중한 소리... 내가 조금
만 더 노력하며 살았더라면 어머님의 심장 소리는 눈물이 흐르는
소리가 아니라, 봄날에 새순이 땅을 뚫고 올라오는 힘있는 소리
였으리라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먼 하늘을 바라보게 된다. 봄날
의 아지랑이가 내 눈을 어지럽게 하고 있다.
--------------------------------------------------
아들아...
언제나 너에겐 새싹 돋음의 살아 있는 소리를 들려주고 싶구
나. 그러나 세상은 이런 소리 저런 소리가 합하여 만들어지는 거
란다. 맑은 소리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마음의 귀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랑한다 내 아들아...
99/3/5
자오 나눔에서 나눔이가.
록 잊어야 하고 잊혀져 가야 할 과거지만 소중한 사랑이었던 것
같다. 나의 모든 것은 그녀에게 맞춰져 있었다. 내가 노력하는 모
습도 그녀가 기뻐했기에 당당하게 보일 수 있었는가 보다. 할
수만 있다면 그녀를 작은 인형으로 만들어 품안에 안고 다니고
싶었다. 나의 심장 소리를 가장 잘 들을 수 있는 자리에 예쁜 주
머니를 만들어 그녀를 넣고 다니고 싶었다. 그녀에게 나의 심장
이 뛰는 소리를 들려주고 싶었다. 내가 얼마나 그녀를 사랑하는
지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어찌 보면 바보 같은 생각이었지만 그
만큼 그녀를 사랑했었던가 보다. 세월이 참 빠르다. 이젠 그 소중
했던 순간들이 추억의 책갈피 속으로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아들래미를 잘 안아 준다. 내 품에 꼭 안아 준다. 몸이
불편한 아빠라고 잘 오지도 않을 뿐더러 같이 잠을 잘 기회가 별
로 없었다. 내 아들이었지만 남의 아들 보는 입장으로 살아왔던
지난날이다. 많은 가슴앓이를 했었다. 그러다 아들래미가 내 곁에
오기라도 하면 어김없이 꼭 안아 내 가슴에 얼굴을 묻게 했다.
아빠의 심장 소리를 들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느 책에서 읽
은 구절이 생각났다. 엄마가 아기를 품에 안고 젖을 먹일 때 엄
마의 심장 소리를 듣는 아이의 얼굴은 그렇게 평온하다는 것이었
다. 몸이 불편하기에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단지
아이에게 아빠의 심장 소리를 들려주고 싶음이 너무나 컸던 것
같다. 아들래미를 품에 안아 보려면 이제는 안기지 않으려고 한
다. 며칠 전에 초등학교에 들어가더니 다 컸다고 생각하나 보다.
내가 들었던 어머님의 심장 소리는 눈물이 흐르는 소리였다.
제법 머리가 굵어졌을 때 무슨 잘못을 하여 아버님께 엄청 두들
겨 맞을 때가 있었다. 말리시던 어머님도 저쪽으로 밀려 쓰러지
고... 결국 아버님은 화술을 한잔하시러 가고... 난 어머님의 품에
안겨 서럽게 울었던 기억이 새롭다. 그때 어머님의 심장 소리는
눈물이 흐르는 소리였다. 지금 어른이 되어 그 소리를 생각하고
있다. 이제는 듣고 싶어도 듣지 못하는 소중한 소리... 내가 조금
만 더 노력하며 살았더라면 어머님의 심장 소리는 눈물이 흐르는
소리가 아니라, 봄날에 새순이 땅을 뚫고 올라오는 힘있는 소리
였으리라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먼 하늘을 바라보게 된다. 봄날
의 아지랑이가 내 눈을 어지럽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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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언제나 너에겐 새싹 돋음의 살아 있는 소리를 들려주고 싶구
나. 그러나 세상은 이런 소리 저런 소리가 합하여 만들어지는 거
란다. 맑은 소리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마음의 귀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랑한다 내 아들아...
99/3/5
자오 나눔에서 나눔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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