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사랑하는 아들아

[아들아...169] 엄마는 깡패야?

자오나눔 2007. 1. 15. 12:45
        모자간에 실랑이가   일어났다. 준열이가 처음으로   새엄마
  를 만났을 때 적응을 잘 못했다.  가끔씩 "아빠  엄마가 무서워..."
  라고 했을  때  내 마음이 별로  좋지 않았었다. 그러다  어느 날
  아내에게 조용한 목소리로  말을  했었다. "아이에게 사랑을 조금  
  더 주었으면 좋겠다"고... 엄마의  사랑을 그리는 것 같다고...

       그후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녀석은 엄마가  없으면  살 수
  없는가 보다. 학교에  다녀오면 냉장고 문부터  열어 보는  게 아
  니라 엄마부터 찾는다. 아빠는 안중에도 없는 듯 하다. 엄마가 보
  이지 않으면 자꾸  물어 본다.  사무실 전화가 부지런히  울어 대
  는  건 당연하다. 녀석을 마마 보이로   만들고 있다고 강하게 키
  우라고 아내에게 주문을 한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했던가? 모처럼 많은  비가 오고 있
  다. 주인집에서  대대적인 공사를 시작했다.  수도관이 낡아서 새
  관을 설치한다며 예고도 없이 공사를  시작해  버렸다. 비만 오려
  면 엄청   곤두박질치는 내 몸  상태...  결국 진통제의  도움으로
  견디게 된다.

       출근도 못하고 누워만   있다. 준열이도 덩달아 안방에   갇
  혀서 티비와 친구하고 있다. 작은 방부터   부엌까지 온통 흙더미
  라 함부로 움직이기도   쉽지 않다. 버너로 음식을   만들어 아침
  겸 점심을 먹는다. 이건 완전히  캠핑 갔다가  비 만나서 텐트 속
  에  있는 것 같다. 아내는 준열이에게  책을 읽게 한다. 아직까지  
  한글을 더듬거리는 녀석에게 어린이   성경 이야기 중에 한 대목
  인 사무엘 편을   읽게 한다. 읽지 않고 딴청만  부리려는 녀석에
  게 아빠 효자손이 회초리로 변한
     다.

       모자간에 한동안 실랑이를   하더니 읽기를 한다. 조금   길
  었나 보다. 읽다가 불쑥  다른 질문이 터지고... 그래도 그 질문을
  다 받아 주는  아내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읽기나 끝내고 질
  문 받으라   했더니, "읽는 것은 조금  후에  읽어도 되지만 궁금
  한 것이 있을  때 질문을 못하면 그것은 영원히 알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하며 그래서 질문부터   받는단다. 맞는 것도 같은데 내
  가 헛갈린다.

       질문에 대답을 해  주곤 다시 읽기를  시킨다.  끝내 읽기를
  다 마친 준열이 녀석이 하는  말, "엄마 깡패야?" 기가 막혀 멍하
  니 쳐다보았더니   이번엔 아내가 한술 더   뜬다. "그래~ 아들이
  깡통이라 깡패 엄마가  됐다" 이거 아무래도 우리 집안이 이상해
  지는 것 같다. ^_^* 빙그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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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아...
       언제나 밝게 자라 주는  너를 보며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단
  다. 우선은 아빠보다   새엄마랑 더욱 정이 들어가니  고맙고, 건
  강하게 자라  주니 감사하단다. 우리들의 행복은  너를 통하여 만
  들어지는 것 같아. 언제나 행복을  샘솟게 하는  아들이  되어 주
  기를  엄마 아빠는  바란단다. 사랑한다  아들아....
       99/5/18
       나눔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