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가 바쁘게 살고 있음을 새삼 깨닫는다. 하루종일 바
쁘게 돌아다니고 사무실에 앉아 나눔지 편집을 하여 교정을 하도
록 넘긴 후 사무실 문을 닫고 나온다. 그때 내 후각을 자극하는
닭 익는 냄새... 아! 이건 백숙을 하는 냄샌데... 집으로 오는 길에
쌉사름한 인삼 냄새도 풍겨 온다. 길을 가던 행인이 닭집에 닭
이 없다고 투덜거리며 지나간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중복이었다.
아내에게 우리도 백숙이나 해 먹지?라고 했더니 닭 사러 갔다가
구경만 하고 왔단다. 수박이나 먹으며 복날을 보내자는 말에 입
이 삐쭉해 진다.
그때...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니까 세월이 꽤 지났다. 그 시
절엔 모두가 한끼 정도는 고구마로 해결할 때였다. 찢어지게 가
난했던 우리 집이 그때는 조금 살만한 때였다. 아버님은 친목 계
원들이랑 지금까지 모아 온 회비로 개 한 마리 끌고 개울이 있는
산으로 올라 가셨다. 각자 소주 몇 되씩 들고서 말이다. 우리들은
복날인지 뭔지 알 겨를도 없었고 아버님이 우리들을 데리고 가지
않음을 아쉬워 할 뿐이었다.
그때 언제나 순종파셨던 어머님은 우리를 불러서 닭장에 닭
을 한 마리 잡으라고 하셨다. 아버님의 허락 없이는 닭을 잡으면
안되는데 닭을 잡으라 신다. 닭의 목을 비틀어 죽이는 건 차마
못하고 있는데 동생이 어디서 배웠는데 굵은 깃털로 닭의 귀를
찌르란다. 그렇게 한 마리의 닭은 죽어 갔고... 뜨거운 물을 뒤집
어 쓴 채 옷을 벗고 있었다.
그렇게 손질된 닭은 가마솥에서 푹 삶아졌고, 어머님은 그
닭을 잘게 찢어서 뒤뜰에 심어 두었던 접시꽃 뿌리와 평상시 산
에서 캐어 모아 두었던 백도라지와 귀한 손님이 오실 때만 밥을
해 드렸던 쌀과 함께 가마솥에서 끓이셨다. 그런데 평상시 우리
가족이 먹을 량보다 훨씬 많다. 백숙이 다 익자 어머님은 냄비
몇 개에 백숙을 담고 계셨다. 그리곤 그것을 이웃집에 가져다 드
리라고 누나와 나에게 시키신다. 그때 내가 느낀 어머님은 바보
였다. 우리가 먹고살기도 힘든데.... 그러나 지금 내가 다시 생각
한 어머님은 참 나눔을 아시는 분이셨다.
우리 어르신들은... 아니 지금도 우리들은 먹는 밥에 숟가락
몇 개 더 놓으면 된다고 한다. 그것은 우리들이 부모님께 물려받
은 살아 있는 유산이 아닐까.... 나의 생각이 조금만 변하면 멋진
사람들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철부지 생각일는지...
--------------------------------------
아들아...
태풍이 오고 있다는데도 더운 건 어쩔 수 없구나. 너에게
아빠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걸 알아.... 그러나 너에
게는 엄마가 생겼잖니. 너도 아빠가 그리는 할머님처럼 너에게도
엄마가 너의 생에 새로운 길잡이가 되었으면 좋겠어.... 모든게 감
사의 조건이잖니....사랑한다 아들아...
^_^* 빙그레~
99/7/27
자오 나눔에서 나눔이가
쁘게 돌아다니고 사무실에 앉아 나눔지 편집을 하여 교정을 하도
록 넘긴 후 사무실 문을 닫고 나온다. 그때 내 후각을 자극하는
닭 익는 냄새... 아! 이건 백숙을 하는 냄샌데... 집으로 오는 길에
쌉사름한 인삼 냄새도 풍겨 온다. 길을 가던 행인이 닭집에 닭
이 없다고 투덜거리며 지나간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중복이었다.
아내에게 우리도 백숙이나 해 먹지?라고 했더니 닭 사러 갔다가
구경만 하고 왔단다. 수박이나 먹으며 복날을 보내자는 말에 입
이 삐쭉해 진다.
그때...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니까 세월이 꽤 지났다. 그 시
절엔 모두가 한끼 정도는 고구마로 해결할 때였다. 찢어지게 가
난했던 우리 집이 그때는 조금 살만한 때였다. 아버님은 친목 계
원들이랑 지금까지 모아 온 회비로 개 한 마리 끌고 개울이 있는
산으로 올라 가셨다. 각자 소주 몇 되씩 들고서 말이다. 우리들은
복날인지 뭔지 알 겨를도 없었고 아버님이 우리들을 데리고 가지
않음을 아쉬워 할 뿐이었다.
그때 언제나 순종파셨던 어머님은 우리를 불러서 닭장에 닭
을 한 마리 잡으라고 하셨다. 아버님의 허락 없이는 닭을 잡으면
안되는데 닭을 잡으라 신다. 닭의 목을 비틀어 죽이는 건 차마
못하고 있는데 동생이 어디서 배웠는데 굵은 깃털로 닭의 귀를
찌르란다. 그렇게 한 마리의 닭은 죽어 갔고... 뜨거운 물을 뒤집
어 쓴 채 옷을 벗고 있었다.
그렇게 손질된 닭은 가마솥에서 푹 삶아졌고, 어머님은 그
닭을 잘게 찢어서 뒤뜰에 심어 두었던 접시꽃 뿌리와 평상시 산
에서 캐어 모아 두었던 백도라지와 귀한 손님이 오실 때만 밥을
해 드렸던 쌀과 함께 가마솥에서 끓이셨다. 그런데 평상시 우리
가족이 먹을 량보다 훨씬 많다. 백숙이 다 익자 어머님은 냄비
몇 개에 백숙을 담고 계셨다. 그리곤 그것을 이웃집에 가져다 드
리라고 누나와 나에게 시키신다. 그때 내가 느낀 어머님은 바보
였다. 우리가 먹고살기도 힘든데.... 그러나 지금 내가 다시 생각
한 어머님은 참 나눔을 아시는 분이셨다.
우리 어르신들은... 아니 지금도 우리들은 먹는 밥에 숟가락
몇 개 더 놓으면 된다고 한다. 그것은 우리들이 부모님께 물려받
은 살아 있는 유산이 아닐까.... 나의 생각이 조금만 변하면 멋진
사람들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철부지 생각일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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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태풍이 오고 있다는데도 더운 건 어쩔 수 없구나. 너에게
아빠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걸 알아.... 그러나 너에
게는 엄마가 생겼잖니. 너도 아빠가 그리는 할머님처럼 너에게도
엄마가 너의 생에 새로운 길잡이가 되었으면 좋겠어.... 모든게 감
사의 조건이잖니....사랑한다 아들아...
^_^* 빙그레~
99/7/27
자오 나눔에서 나눔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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