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사랑하는 아들아

[아들아...173] 그대 아름다운 생일날...

자오나눔 2007. 1. 15. 12:48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 네가 태어 나던 그날밤 우린 기뻐서
어쩔 줄 몰랐지....' 벌써 꽤 오래전에 우리들의 입에서 불리우던
노래다. 그녀석이 태어난지 8년이 됐다. 오늘 오후 5시면 녀석이
태어난 시다. 광명시 조그마한 산부인과에서 태어났을 때 너무나
작게 태어나 걱정했는데, 금방 온돌이 놓인 병실로 이동을 했었
다. 자고 있는 녀석을 보니 만감이 교차 된다. 만약... 녀석이 없
었더라면 과연 내가 지금까지 버티며 살아 올 수 있었을까...?
아무래도 자신이 없다.

잠을 자지 않고 컴퓨터 앞에 앉아 일하고 있는 아빠의 기척
에 눈을 떴나 보다. 조용히 일어나 내 무릎에 앉는다. 이세상에서
제일 먼저 녀석에게 생일 축하를 해 주고 싶었다. 녀석에게 생일
축하를 하며 품에 안고 축복 기도를 해준다. 모든 것이 감사다.
감사의 조건이다. 나는 비록 부족하고 못났어도 녀석은 아빠를
예수님 다음으로 인정을 해 준다. 텔레비전에서 방연하던 왕초에
서 이순신 장군 다음으로 존경한다던 대사가 떠올라 씽긋 웃어
본다.

어떠한 환경에서도 그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며, 그것에서
감사의 조건을 찾아 감사를 아는 사람으로 자라게 해달라고 기도
하는 아비의 마음을 아는지... 16키로 나가는 작은 체구가 내 품
에 안겨 목을 감고 매달리고 있다. 코알라를 보며 가끔은 녀석과
나를 생각 했었다. 요즘은 태권도장에서 초록띠를 받았다고 신이
나 있는 녀석에게 공부에 대해 말을 했더니, "아빠~ 준열이는요~
공부는 싫고 태권도만 좋아요~" 그래... 개구장이라도 좋다! 건강
하게만 자라다오. 그리고 밝게만 자라다오.... 아빠의 바램인가 보
다.

오늘 학교와 태권도장을 다녀 오면 조촐한 파티라도 열어야
겠다. 아빠의 주머니가 비어 있는걸 아는지 무엇을 사달라고 요
구하지 않는걸 보니 다 컸다는 생각도 든다. 녀석은 무언가 기대
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아빠가 해 줄 것은 녀석을
위해 기도해 주는 것 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리라. 그래도
녀석을 위해 무언가 마련해야 할 것 같다. 새벽이 깊어 가는 시
간에 곤하고 자고 있는 녀석의 볼에 가볍게 뽀뽀를 했더니 입가
에 미소가 곱게 피어 오르고 있다. 작은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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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벌써 네가 태어난지 만 7년이 되었구나. 언제나 부족한 아
빠를 믿어주고 행복하게 살아온 너로 인해 우리 가정이 행복이라
는 걸 알게 되었단다. 너의 아름다운 생일날에 아빠가 해 줄 수
있는 것, 이렇게 짧게나마 편지를 쓸 수 있기에 감사하구나. 언제
나 밝고 건강하고 착하게 자라나는 준열이가 되기를 아빠는 바란
단다. 사랑한다 아들아...
99/6/28 새벽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