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을 하다가 넘지 못할 벽을 만났을 때는 무척 난감해
진다.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도 있겠지만, 또한 기도로서 풀어야
할 부분도 있다. 그럴 땐 탁 트인 바다를 보면 마음이 풀리고 그
문제를 풀어 갈 방법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난 사람들에게 바
다에 나가 보라고 권면을 할 때도 있다.
가을날의 바다는 진수는 뭐니 뭐니 해도 석양이다. 바다에
우뚝 떠 있는 섬 위로 태양이 매달려 있고, 태양의 사랑 고백에
홍당무가 되어 버린 시커멓던 구름이 수줍어하는 모습은 정말 아
름답다. 섬 뒤로 숨어 버리는 태양을 잡아 두지 못함이 못내 아
쉽고, 내일이면 다시 떠오를 태양을 알기에 희망을 안고 돌아오
게 된다.
친하게 지내고 있는 아우와 함께 바다를 찾아 나선다. 아우
도 나처럼 많이 힘든 일이 있었나 보다. 백사장을 걷고 있는 아
우를 바라보다 문득 발 아래를 내려다본다. 조개 껍질을 잘게 만
들아 하얗게 뿌려 놓았다. 주차장을 그렇게 만들어 놓으니 새롭
다. 목발을 짚고 서 있기가 힘들다. 털썩 땅에 주저앉아 바다를
바라본다. 탁 트인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가슴을 시원하게
만들어 준다.
바다 물결은 점점 거세 지고 해는 이미 섬 뒤로 숨어 버렸
는데, 내가 오기 전부터 그 노인은 작은 조각배의 고물배 앞쪽)
에 앉아서 부지런히 손을 놀리고 있었나 보다. 몇 쌍의 연인들이
노인과 조각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더니 어디론가 사라진다. 아
직도 노인은 배에서 내려 올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가 보다. 아
마 내일 출어 할 준비를 더 하셔야 되는가 보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생각했다. 아마 내일 아침 일찍
이면 저 노인도 드넓은 바다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엄청나게
큰 고기는 잡지 않더라도 조각배에 가득 채워 올 풍어의 희망을
가지고 하루를 시작하게 될 것이다. 내일이라는 희망이 있기에
노인은 흔들리는 조각배의 율동에 몸을 맡긴 채 그물을 깁고 있
는가 보다. 내일은 만선의 기쁨을 맞이했으면 좋겠다. 노인의 손
길이 희미하게 보일 무렵 바다를 향해 목이 터져라 고함을 질러
본다. 혼자만의 고독을 즐기던 아우가 어느새 돌아갈 준비를 하
고 있다. "형! 이제 갑시다" 그래~ 가자~"
------------------------------
아들아....
저물어 가는 태양과 노인과 바다를 보았어. 눈에 보이는 건
절망이었는데 보이지 않는 곳에 희망이 있다는 것도 알았단다.
우리 준열이도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사랑한다 아들아...
99/10/12
부천에서 나눔이가
진다.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도 있겠지만, 또한 기도로서 풀어야
할 부분도 있다. 그럴 땐 탁 트인 바다를 보면 마음이 풀리고 그
문제를 풀어 갈 방법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난 사람들에게 바
다에 나가 보라고 권면을 할 때도 있다.
가을날의 바다는 진수는 뭐니 뭐니 해도 석양이다. 바다에
우뚝 떠 있는 섬 위로 태양이 매달려 있고, 태양의 사랑 고백에
홍당무가 되어 버린 시커멓던 구름이 수줍어하는 모습은 정말 아
름답다. 섬 뒤로 숨어 버리는 태양을 잡아 두지 못함이 못내 아
쉽고, 내일이면 다시 떠오를 태양을 알기에 희망을 안고 돌아오
게 된다.
친하게 지내고 있는 아우와 함께 바다를 찾아 나선다. 아우
도 나처럼 많이 힘든 일이 있었나 보다. 백사장을 걷고 있는 아
우를 바라보다 문득 발 아래를 내려다본다. 조개 껍질을 잘게 만
들아 하얗게 뿌려 놓았다. 주차장을 그렇게 만들어 놓으니 새롭
다. 목발을 짚고 서 있기가 힘들다. 털썩 땅에 주저앉아 바다를
바라본다. 탁 트인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가슴을 시원하게
만들어 준다.
바다 물결은 점점 거세 지고 해는 이미 섬 뒤로 숨어 버렸
는데, 내가 오기 전부터 그 노인은 작은 조각배의 고물배 앞쪽)
에 앉아서 부지런히 손을 놀리고 있었나 보다. 몇 쌍의 연인들이
노인과 조각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더니 어디론가 사라진다. 아
직도 노인은 배에서 내려 올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가 보다. 아
마 내일 출어 할 준비를 더 하셔야 되는가 보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생각했다. 아마 내일 아침 일찍
이면 저 노인도 드넓은 바다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엄청나게
큰 고기는 잡지 않더라도 조각배에 가득 채워 올 풍어의 희망을
가지고 하루를 시작하게 될 것이다. 내일이라는 희망이 있기에
노인은 흔들리는 조각배의 율동에 몸을 맡긴 채 그물을 깁고 있
는가 보다. 내일은 만선의 기쁨을 맞이했으면 좋겠다. 노인의 손
길이 희미하게 보일 무렵 바다를 향해 목이 터져라 고함을 질러
본다. 혼자만의 고독을 즐기던 아우가 어느새 돌아갈 준비를 하
고 있다. "형! 이제 갑시다" 그래~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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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저물어 가는 태양과 노인과 바다를 보았어. 눈에 보이는 건
절망이었는데 보이지 않는 곳에 희망이 있다는 것도 알았단다.
우리 준열이도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사랑한다 아들아...
99/10/12
부천에서 나눔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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