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사랑하는 아들아

[아들아...193] 나는 언제나 솔로다.

자오나눔 2007. 1. 15. 13:01
나는 노래를 참 좋아한다. 특히 노래 중에도 흘러간 노래를
무척 좋아한다. 트로트나 뽕짝 같은 종류는 몇 번 들으면 자연스
럽게 소화해 낼 수 있었다. 그래서 어느 장소에 가서도 노래 부
르는 시간이면 신이 났었다. 그런 내가 교회를 나가게 되고 찬송
가를 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요를 부를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다. 가끔 지인들과 노래방에 갈 때 그럴 때 말고는 없는 것 같
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워낙 트로트의 꺾는 부분을 잘했던
나는 찬송가를 부를 때도 트로트 스타일로 부른다는 것이다. 부
르고 싶어서 그런게 아니고 나도 모르게 그렇게 나온다는 것이
다. 이래서 '세 살 버릇 여든 간다'고 했나 보다. 자연스럽게 남
들과 함께 찬송을 부를 땐 기가 죽게 된다. 특송을 하려고 연습
을 할 때면 배꼽을 잡는 일이 다반사다. 결국은 입만 벙긋거리는
붕어 스타일로 특송을 할 때가 많았다.

약 1년 동안 매주 수요 예배 때면 혼자서 특송을 했었다.
남들과 함께 하려면 작품을 망쳐 버리니 혼자라도 할 수밖에...
그런데 내 스타일이 솔로로 할 때는 듣기가 그런 대로 괜찮은가
보다. 어느 날부터인가 할머님 팬들이 생겨 버렸다. 권사님, 집사
님들이 내 특송 들으려고 예배당에 온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기
가 죽어 있던 나는 신이 났다. 찬송 부르는 걸 포기하려던 난 다
시 찬송을 부를 수 있었다. 지금도 찬송가나 복음성가를 부르면
트로트 스타일로 부르게 된다. 그걸 듣는 사람들은 어이없어 하
지만, 그래도 내가 부르는 찬송을 듣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다네
~~ 그래서 언제나 솔로를 할거다.

준열이도 솔로의 기질이 있다. 준열이는 주로 편곡을 해서
부르는 쪽이다. 개사는 물론이고... 아이가 뒤늦게 귀가 들려 말
을 늦게 배웠기에 정확하지 않은 것이다. 이제 초등학교 2학년에
올라갔지만 모든게 서툴기에 왕따를 당하고 있는 것을 느낄 때면
마음이 상한다. 그러나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가 아닐까 생각도
해 본다. 성경에는 세상 사람들로 왕따를 당했던 사람들이 큰 인
물이 되었던데, 이것도 준열이가 크게 될 준비 기간이 아닐까 라
는 위로를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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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지금 현재는 서툴고 힘들지만 조금씩 배우며 고쳐 나가면
오히려 지금의 솔로가 귀한 계기가 되었다는 고백을 하게 될거
야. 아빠는 그걸 믿는다. 우리 화이팅 한 번 해 볼래? 자~화이
팅!!! 사랑한다 아들아... ^_^* 빙그레~
200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