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키우는 부모는 어느 누구나 내 아이가 공부를 잘하기
를 바란다. 물론 건강하고 운동 잘하는 것도 바라겠지만 공부 잘
하는 것을 더 우선으로 여기는 건, 배우지 못했던 어른들의 한을
피부로 느껴 왔기에 지금도 공부 잘하는 걸 원하는 게 아닐까 생
각해 본다. 나도 내 아들이 공부 잘하기를 바라는 부모 중에 한
사람이다. 그러나 워낙 몸이 약한 아이라 건강하게 자라 주는 걸
더 원하고 있었다. 그래서 학교 성적이 엉망이라도 아무 말도 하
지 않았다.
그런데, 녀석이 2학년이 되고서도 시험을 보면 어김없이 빵점
이다. 아내의 걱정이 날로 더해 갔지만 나는 공부보다는 건강이
었다. 물론 속으로는 녀석이 다른 집 아이들처럼 공부를 잘하기
를 바라지만 말이다. 그 마음이 행동으로 나타났는가... 한글도 모
르던 녀석에게 일기 쓰는 법을 가르쳤다. 처음엔 한 줄을 쓰기도
어렵던 녀석이 받아쓰기는 맨날 빵점이다. 어느 날 속이 상해서
"아빠는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했는데 아들이 왜 이러지?"라고 물
었더니 아이가 하는 말, "아빠 나도 선생님이 크게 불러 주면 10
점은 맞을 수 있어요..." 참내...
그래 넌 빵점부터 시작 하는거다.
선생님께 편지를 드렸다. 아이가 중이염으로 고생하다 귀가
잘 안 들리니 받아쓰기 할 때 조금 더 크게 불러 달라고... 어느
날 준열이가 신이 나서 들어 온다. "아빠! 나 10점 맞았어요 봐바
요~~" 이거 집 안에 경사라고 해야 하나? 뭔가 아이가 깨달은 것
같았다. 그러나 그 다음부턴 다시 빵점의 행렬이다. 아이에게 칭
찬을 해 주는게 좋다는 말을 들었다. "사랑하는 아들아, 넌 조금
만 노력하면 100점도 맞을 수 있고, 반장도 될 수 있어요. 그리고
친구를 가르쳐줄 수도 있어요. 우리 아들은 잘할 수 있어, 왜냐
고? 그건 하나님이 도와주시고 이 아빠의 아들이니까!" 조금이라
도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면 칭찬을 해 줬다.
그러던 어느 날 30점을 받아 왔다. 아이가 점점 자신감을 회
복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또 빵점의 행렬이 이어진다. 받아쓰기
공책을 검사해 보니 어느 정도까지는 쓰고 마지막 부분들만 쓰지
못해 빵점의 행렬로 이어졌다는 걸 알았다. 공책을 보면서 아들
과 대화를 나눈다. 차근차근 설명을 해 주며 넌 할 수 있다는 걸
강조했다. 그리곤 만화를 많이 보라고 했다. 점수가 급상승했다.
70점으로 올라가더니 드디어 이젠 90점을 받아 온다. 너무 긴 것
은 다 쓰지 못해서 90점이란다.
요즘은 아이가 받아쓰기에 대한 두려움은 떨쳐 버린 것 같다.
물론 더 열심히 노력하여 100점의 대열에 서리라는 것을 믿지만,
내 사랑하는 아들이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것은... 빵점을 받았
을 때의 기분과 90점을 받았을 때 기분을 알았으면 좋겠다. 그리
고 빵점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했기에 90점까지 받을 수 있었
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는 걸
내 아들이 깨닫기를 바래 본다. 그리고 공부는 잘하지만 불효를
저지르는 아들보다, 공부는 조금 못하더라도 효를 아는 내 아들
로 자라 주길 바래 본다. 사랑한다 아들아...
2000.11.5
나눔
를 바란다. 물론 건강하고 운동 잘하는 것도 바라겠지만 공부 잘
하는 것을 더 우선으로 여기는 건, 배우지 못했던 어른들의 한을
피부로 느껴 왔기에 지금도 공부 잘하는 걸 원하는 게 아닐까 생
각해 본다. 나도 내 아들이 공부 잘하기를 바라는 부모 중에 한
사람이다. 그러나 워낙 몸이 약한 아이라 건강하게 자라 주는 걸
더 원하고 있었다. 그래서 학교 성적이 엉망이라도 아무 말도 하
지 않았다.
그런데, 녀석이 2학년이 되고서도 시험을 보면 어김없이 빵점
이다. 아내의 걱정이 날로 더해 갔지만 나는 공부보다는 건강이
었다. 물론 속으로는 녀석이 다른 집 아이들처럼 공부를 잘하기
를 바라지만 말이다. 그 마음이 행동으로 나타났는가... 한글도 모
르던 녀석에게 일기 쓰는 법을 가르쳤다. 처음엔 한 줄을 쓰기도
어렵던 녀석이 받아쓰기는 맨날 빵점이다. 어느 날 속이 상해서
"아빠는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했는데 아들이 왜 이러지?"라고 물
었더니 아이가 하는 말, "아빠 나도 선생님이 크게 불러 주면 10
점은 맞을 수 있어요..." 참내...
그래 넌 빵점부터 시작 하는거다.
선생님께 편지를 드렸다. 아이가 중이염으로 고생하다 귀가
잘 안 들리니 받아쓰기 할 때 조금 더 크게 불러 달라고... 어느
날 준열이가 신이 나서 들어 온다. "아빠! 나 10점 맞았어요 봐바
요~~" 이거 집 안에 경사라고 해야 하나? 뭔가 아이가 깨달은 것
같았다. 그러나 그 다음부턴 다시 빵점의 행렬이다. 아이에게 칭
찬을 해 주는게 좋다는 말을 들었다. "사랑하는 아들아, 넌 조금
만 노력하면 100점도 맞을 수 있고, 반장도 될 수 있어요. 그리고
친구를 가르쳐줄 수도 있어요. 우리 아들은 잘할 수 있어, 왜냐
고? 그건 하나님이 도와주시고 이 아빠의 아들이니까!" 조금이라
도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면 칭찬을 해 줬다.
그러던 어느 날 30점을 받아 왔다. 아이가 점점 자신감을 회
복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또 빵점의 행렬이 이어진다. 받아쓰기
공책을 검사해 보니 어느 정도까지는 쓰고 마지막 부분들만 쓰지
못해 빵점의 행렬로 이어졌다는 걸 알았다. 공책을 보면서 아들
과 대화를 나눈다. 차근차근 설명을 해 주며 넌 할 수 있다는 걸
강조했다. 그리곤 만화를 많이 보라고 했다. 점수가 급상승했다.
70점으로 올라가더니 드디어 이젠 90점을 받아 온다. 너무 긴 것
은 다 쓰지 못해서 90점이란다.
요즘은 아이가 받아쓰기에 대한 두려움은 떨쳐 버린 것 같다.
물론 더 열심히 노력하여 100점의 대열에 서리라는 것을 믿지만,
내 사랑하는 아들이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것은... 빵점을 받았
을 때의 기분과 90점을 받았을 때 기분을 알았으면 좋겠다. 그리
고 빵점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했기에 90점까지 받을 수 있었
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는 걸
내 아들이 깨닫기를 바래 본다. 그리고 공부는 잘하지만 불효를
저지르는 아들보다, 공부는 조금 못하더라도 효를 아는 내 아들
로 자라 주길 바래 본다. 사랑한다 아들아...
2000.11.5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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