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년 9월 21일 아내는 매미 날개 같은 옷을 입고 병실을
찾아왔다. 가게가 팔렸다며 돈을 건네준다. 돈의 액수가 모
자랐다. 어찌된 일이냐고 물어 보니 자기도 가질 의무가 있
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무슨 소린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두
꺼비 눈 깜박이듯이 두 눈만 끔벅이고 있었다. 아내의 입에
서 나오는 소리는 마른하늘의 날벼락보다 더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고 있었다.“이제는 지긋지긋하다. 이 고생이 싫다.
헤어지자.”“야! 너 미쳤니? 무슨 소리 하는 거야!”“준열
이는 놀이방에 맡겨 놨으니 누나에게 찾아가라고 해라”정
신이 없었다. 달래도 보았다. 그러면서 한마디했다. “정 힘
들면 여행이나 다녀와라.”나의 말을 듣고 있던 아내는 코
웃음을 치고 있었다. 잘 있으라고 했다. 빨리 나으라고 했
다. 그 말을 남기고 아내는 우리의 곁을 떠나갔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나. 날마다 날마다 가슴으로
부르짖었다.“화영아! 돌아 와라, 어디에 있느냐. 집 나가면
고생인데 연약한 여인의 몸으로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이냐.
어서 돌아와라. 내가 빨리 나아 다시 시작하마. 돌아와라..”
그것은 마음속에 메아리치고 있을 뿐이었다. 기다렸다. 그러
나 오질 않았다. 그래도 미움보다 걱정이 되었다.
[마실 갔다 온 아낙처럼」
당신이 집 떠난지 벌써 몇 해
그래도 크게 걱정을 않는 것은,
옆집에 마실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오.
수다쟁이가 되었다가 문득,
밥하다 온 것을 생각한 아낙처럼,
치맛자락 움켜쥐고 부리나케 올 것만 같아
그냥 기다리는 것이라오.
마실 나간 아낙처럼 잊고 살다가
반찬거리 한 보따리 안고
웃으며 들어오는 아낙처럼,
아스팔트 같은 당신 마음 깨어져
믿음의 싹이 자랄 수 있는 옥토로 변해,
믿음의 씨앗을 한아름 안고서
마실 갔다 온 아낙처럼
웃으며 돌아오게 해 달라고
이 밤도 기도를 드린다오.
이어집니다.
찾아왔다. 가게가 팔렸다며 돈을 건네준다. 돈의 액수가 모
자랐다. 어찌된 일이냐고 물어 보니 자기도 가질 의무가 있
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무슨 소린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두
꺼비 눈 깜박이듯이 두 눈만 끔벅이고 있었다. 아내의 입에
서 나오는 소리는 마른하늘의 날벼락보다 더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고 있었다.“이제는 지긋지긋하다. 이 고생이 싫다.
헤어지자.”“야! 너 미쳤니? 무슨 소리 하는 거야!”“준열
이는 놀이방에 맡겨 놨으니 누나에게 찾아가라고 해라”정
신이 없었다. 달래도 보았다. 그러면서 한마디했다. “정 힘
들면 여행이나 다녀와라.”나의 말을 듣고 있던 아내는 코
웃음을 치고 있었다. 잘 있으라고 했다. 빨리 나으라고 했
다. 그 말을 남기고 아내는 우리의 곁을 떠나갔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나. 날마다 날마다 가슴으로
부르짖었다.“화영아! 돌아 와라, 어디에 있느냐. 집 나가면
고생인데 연약한 여인의 몸으로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이냐.
어서 돌아와라. 내가 빨리 나아 다시 시작하마. 돌아와라..”
그것은 마음속에 메아리치고 있을 뿐이었다. 기다렸다. 그러
나 오질 않았다. 그래도 미움보다 걱정이 되었다.
[마실 갔다 온 아낙처럼」
당신이 집 떠난지 벌써 몇 해
그래도 크게 걱정을 않는 것은,
옆집에 마실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오.
수다쟁이가 되었다가 문득,
밥하다 온 것을 생각한 아낙처럼,
치맛자락 움켜쥐고 부리나케 올 것만 같아
그냥 기다리는 것이라오.
마실 나간 아낙처럼 잊고 살다가
반찬거리 한 보따리 안고
웃으며 들어오는 아낙처럼,
아스팔트 같은 당신 마음 깨어져
믿음의 싹이 자랄 수 있는 옥토로 변해,
믿음의 씨앗을 한아름 안고서
마실 갔다 온 아낙처럼
웃으며 돌아오게 해 달라고
이 밤도 기도를 드린다오.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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